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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0일 청계산 산행이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으로 취소 됐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하늘이 가르치는데로 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일까요?

아무튼 '초미세먼지'가 온 국민의 관심사가 된 현실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원인을 알아야 정확한 처방을 할 수 있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그 원인을 찾는 일이 그리 어려운 일로 보이질 않으나 대책마련이 그리 쉬워 보이질 않습니다.

이론적으로는 해결책이 간단하나 현실은 그리 녹녹해 보이질 않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결국 인간은 자연의 가르침을 무시해서는 그 삶을 영유할 수 없다는 진실만 머리 속을 맴돌 뿐입니다.


지난 날 3월에는 어디를 다녀 왔는지 추억 속으로 달려 가 볼 수 밖에 없습니다.

PC속의 앨범과 그 당시 산행기를 뒤져 보니 그 당시에도 '황사'라는 봄 손님이 찾아 왔더군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황사'가 조선시대 기록에도 나온다는군요.

방안에 앉아 옛 추억 속으로 들어가 볼 수 밖에...


◆ 2006년 3월 18일 예봉산 산행

   당시의 산행기와 사진을 올려 봅니다.

   사진 속의 대원들은 '청춘'입니다.

20060318-예봉산.jpg

징기스칸 군대

 

[2006 318 千山大學 白山科 18강의-예봉산]

봄철 불청객 황사가 두어 차례 우리를 찾아오고 기다리던 봄비도 조금 내린 산하를
千山大學 白山科 대원들은 오늘도 커리큘럼에 따라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 읍에 자리한 예봉산(683 미터) 오른다.

1
모임장소인 청량리 역에 집결한 이십여 명의 대원들이
2
집합장소인 덕소 역에 도착하니 대여섯 명의 대원들이 반긴다.
프랫트홈을 나서니 두서너 명이 나타난다.
모두 반갑게 인사하며 부근 음식점에서 제공한 승합차에 오르는데

징기스칸 군대 같다. 갈수록 숫자가 늘어난다.”라고 대원이 말한다.
김양선 대원이다. 안녹영 총무는 차에 대원들을 분산 승차시킨다.
차례 대원들을 확인하고는출발신호를 한다.
차는 경쟁하듯 예봉산 산자락 밑으로 대원들을 떨어뜨린다.
이번에는출발사인도 나오지 아니하였는데 곧장 봉우리를 향해 치닫는다.
스틸 감행하는 야구선수처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간다.
총무가 예봉산 등산 경험이 있는 우재형 대원에게맞아? 맞아?” 하며
되묻는 소리도 소용없다. 대원들은 어느새 꼬리가 보이질 않는다.

하늘은 잔뜩 찌푸리고 금새 비라도 쏟아 부을 하다.
안개까지 겹쳐 시야가 흐리다.
얼마 오르지도 않았는데 숨이 가쁘다.
대원들이 야속하다.
조금 쉬고 싶은데도 산은 고요만하다.
뒤따르는 대원들을 배려했는지 멀리 대원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무릎이 가슴에 닿는다. 급경사다.
마지막 정상을 향한 피치를 올려보지만
산은 누울 생각을 하지 않는다.
숨이 턱에 닿고 낙엽에 덮인 산은 미끄럽기까지 하다.
먼저 도착한 노병선 대원이 휴대전화로정상 도착, 오버라며 약을 올린다.

예봉산은 인색하다.
정상에는 열명도 모여있기가 거북하다. 좁다.
아직 걷히지 않은 안개로 사방이 사우나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가슴이 시원하고 정기가 솟는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온 지점에서 간식이다.
오늘도정성 보인다.
서로 준비한 간식들을 권하며 우정을 나눈다.
여의도 유부초밥까지 나온다. 정병호 대원의 부인 임명희씨 솜씨다.
고맙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한지 代表인 김권택 회장이
다음부터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 한다.

하산 길은 총무가 우재형대원에게 확실히 묻는다.
남쪽 능선을 따라율리봉 거쳐 하산한다.
율리봉 좁기는 예봉산 봉우리와 다를 없다.
서너 명이 자리하니 자리가 없다.
안내판에 적혀 있는 글귀를 보고 허영환 대원이 한마디 한다.
이곳 율리봉은 정화성 선사께서 지은 [강역산유기]
밤이 많은 산마을에 있는 산이라 하여 명명한 것이다라는 문구가 있다.
허영환 대원은 <밤이 많은> 부분에서 오버를 것이다.
Chestnut
night 해석한 것이다.
평소 night work (sexual intercourse) 관심이 많은 것이 순간 무의식 중에 표출된 것이다.
모두들하며 웃는다.

회비를 아끼려는 총무와 정신모 대장이메기 매운탕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빠가사리”, ‘송어’, ‘잉어 입에 오르지도 못하게 한다.
정신모 대장의 근검 절약은 대원들 사이에 이미 소문이 있다.
평소에 보여주는 그의 절도 있는 생활 태도가白山科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킨다.
또한 白山科 학생들이 결속할 있는 기틀을 마련한다.

어느 정도 배를 채운 대원들이 슬슬 고개를 들고 테이블을 쳐다 즈음,
총무가 신입생들을 소개한다.
이동욱, 명정수……
모처럼 얼굴을 보인 전회장, 권정현, 김양선 동창회장, 김진무, 박무웅,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운동을 한다. ~

총무, 다음은 어디지?”


◆ 2007년 3월 31일 만수산 산행(무량사)


20070331-만수산(무량사).jpg


◆ 2011년 3월 16일 포천 운악산 산행(백산대학 제 80차 강의)


20110316-포천운악산.jpg


! 운악산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비극적인 뉴스가 TV 화면을 가득 메운 아침,

산우회 동지들은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버스에 앉아 설친 아침 잠을 채우려 지긋이 눈을 감는다.

조금 지나면 모두가 아예 깊은 잠에 빠질 것 같으니까 안녹영 총무가 얼른 마이크를 잡는다.

당초 계획했던 포천 각흘산(해발 838 미터)은 봄철 산불 예방방지를 위해 입산금지란다.

그래서 같은 포천의 운악산(해발 935.5미터)으로 진로를 바꾸었다고 한다.

그런데 운악산은 가평군 현등사로 오르는 길이 험하지 포천시 회현면에서 오르는 길은 쉽다고 한다.

 

초장부터 대원들이 헤맨다. 버스는 분명 운악산 자연휴양림 입구에 섰는데

앞장선 정병호가 대원사 입구로 가야 한다며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모두들 우르르 정병호를 따라간다.

길 옆에 세워진 조그만 안내판이 그로 하여금 용기를 내게 한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을 따라간 끝에는 음식점이 딱 버티고 있을 뿐 대원사로 가는 길은 없다.

앞으로만 달려 가던 버릇 탓인가 아니면 탄성 때문인가 길도 아닌 산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음식점 길을 다시 돌아 나와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번에는 박인순이 앞장선다.

운악휴게소 주차장 옆에 대형 등산안내도 간판이 우뚝 서 있다.

운악휴게소-운악사-궁예 성터-사 부자 바위-만경대(정상 935.5 미터)를 거쳐

애기봉-신선바위-무지치 폭포-운주사로 내려오는 코스에 모두 합의한다.

언제나 산 아래에서는 구멍(?) 찾기가 쉽지 않다. 구멍을 잘 찾아 들어가야 고생을 하지 않는다.

산행지가 갑자기 바뀌는 바람에 예습을 하지 않은 탓인가 아니면 평소 아무 탈 없이 구멍(?)을 잘 찾아 들어가던 습성 때문인가 오늘은 왠지 초장부터 심상치 않다.

 

매서운 추위와 눈이 많았던 지난 겨울 탓인지 봄은 성큼 우리에게 다가오질 않는다.

며칠 날씨가 포근하더니 또 꽃샘 추위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삭풍이 뺨을 매섭게 때린다.

손까지 시렵다.

운악산 자연휴양림 정문 앞에서 고도계를 보니 해발 220 미터이다.

앞으로 715미터를 올라야 한다.

자연휴양림 정문을 지나자 마자 바로 비탈길이다. 가파르다.

몇 분 걷지 않았는데 벌써 숨이 턱에 찬다.

선두는 이미 시야에서 멀어졌고 내 나름대로의 템포를 유지해 보려는데 자꾸 마음이 앞선다.

 

분명 그리 어려운 산이 아니라 했는데 왜 이리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일까?

고도계를 다시 들여다보니 아직 해발 300미터를 통과하는 중이다.

서쪽에서 정상을 향해 오르는 길이라 시간은 이미 10시를 넘었는데도 산은 아직 컴컴하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고개를 드니 대원들이 모여 있다. 좁은 산길을 걷다 언덕에 오르니 가슴이 트인다.

그러나 아직도 멀었다고 한다. 배낭에서 주섬주섬 준비한 간식을 꺼낸다. 정신모 대장 부인이 마련해준 간식은 별미다.

꿀과 떡이 버무려진 아주 달고 맛있는 음식으로 뭔가 이름이 있을 터인데 모르겠다.

 

궁예 성벽 위에 있는 면경대(面鏡臺)에 오르니 조그마한 안내판이 있다.

태봉국의 왕이었던 궁예는 이 면경대에 성을 쌓고 반년간이나 왕건군에 대항했다고 한다.

이 면경대에 남아 있는 성곽도 궁예가 입산 후에 왕건군을 막기 위해 축조한 것이라는 설이 있으며,

포천의 옛 지명인 견성군지(堅城郡誌)에도 상봉에 옛 궁궐터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성의 외곽길이는 약 3km에 달하며 이곳은 기둥을 설치하기 위한 기단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성곽의 초소가 있던 곳으로 보인다.”라고 쓰여 있다.

잠시 한숨을 돌리며 상봉을 바라보니 아직 까마득하다.

발 밑으로는 포천군을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47번 국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코발트색 하늘만 봐서는 무지 날씨가 좋은데 하늘 아래 이 땅에는 찬바람이 쌩쌩 귓전을 때린다.

 

면경대에서 휴식은 다음 고생을 위한 보약이었던가? 산이 아니라 마치 유격훈련장 같고 암벽등반 연습장 같다.

곳곳에 로프가 설치되어 있고, 구조용 사다리가 아닌 철제 사다리가 놓여 있으며 바닥은 마사토(磨沙土)라 미끄럽다.

깎아지른 절벽을 네발로 긴다. 두 손으로 로프를 잡고 두 발로는 암벽을 딛고 힘을 주어 오른다.

오랜만에 쓰는 팔은주인님 갑자기 웬일이래 유?” 하며 놀라는 기색이다. 힘 준 팔이 파르르 떨린다. 놓치면 죽는다.

이를 악 문다. 이래서 운악산인가?

앞에 매달린 대원의 엉덩이를 보고 오르며 여기만 오르면 이제 끝이겠지 했는데 암벽은 끝이 없다.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훈련을 거쳐 겨우 능선에 올랐더니 대원들이 오순도순 모여 점심을 먹고 있다. 11시다.

1시간 20분 오른 셈이다. 여기가 사부자(四父子) 바위다.

 

왜 이리도 맛있나꿀 맛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 보다. 같은 김밥인데 장소에 따라 이렇게 맛이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과일이며 떡이며 나누어 먹는 재미도 맛을 더한다. 이용숙씨(김해강 어부인)가 준비해온 떡은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뜨거운 홍삼차까지 따라 주니 속이 시원하다. 정병호 부인이 마련해 준 과일을 정신모가 나누어 주며 생색(?)을 낸다.

이렇게 맛있는 점심은 최근에 먹어 본 일이 없는 것 같다. 하늘은 시리게 푸르고 찬바람은 불어도 마음은 푸근하다.

 

이미 암벽등반 훈련을 거친 후라 그런가 눈 앞에 다시 나타난 암벽이 무섭지가 않다.

다만 정신력은 문제 없어 보이는데 체력이 따라줄 지가 걱정이다.

다행히 음식을 먹고 기운을 차렸으니 정신만 차리면 큰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나타난 암벽은 장난이 아니다.

그야말로 거의 수직 암벽이 눈 앞을 가로막고 있다. 밧줄을 잡으니 팔에 힘이 들어간다.

무릎을 구부려 발을 디디려 는데 가뜩이나 짧은 다리 때문에 무르팍이 암벽에 먼저 부딪쳐 아프다.

겨우 두 팔 두 다리로 버티고 섰는데 어떤 발부터 옮겨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두 팔 두 다리에 힘을 주고 몸을 좌우로 흔들어 본다. 왼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순간 오른발을 위로 디뎌 오르기 시작한다. 탄력이 붙으니 자연스레 위로 오른다. 혼 줄이 난다.

 

중간정상에 오른 대원들은 잠시 말이 없다. 다들 혼이 나간 모습이다. 김해강 대원이 복분자를 권한다.

그제서야 속내를 들어낸다. 이쯤이야 문제없다 라고 뻐기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앞으로자 들어가는 산은 오르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친구와 아무 의견이 없이 그냥 쫓아 오겠다는 친구들로 나뉜다.

하여튼 최근 오른 산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정작 코 앞의 정상을 놔두고 100미터 전방에서 정상주를 나누었겠는가!!!

 

내려오는 길은 아이젠을 해야 한다. 급경사에 북사면이라 아직 눈이 녹지 않은데다 얼음으로 변해 내려오는 자들의 오금을 저리게 한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일렬로 늘어선 대원들이 천천히 발을 딛는다. 조급한 마음에 서둘다가 한 사람이 쓸어지면 줄줄이 낙상하기 딱 좋은 내리막이다.
급한 김에 대열에서 벗어나 길이 아닌 곳으로 내려온다. 얼마나 급한 경사인지 브레이크가 듣지 않는다.

한참을 내려와서야 산세가 조금 누그러진다. 오르는 길이 급할진대 내려가는 길도 급하긴 마찬가지다.

겨우 숨을 돌려 아이젠을 푼다. 대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진도 찍고 무사히 내려온 것을 서로 눈으로 축하한다.

안도의 한숨을 쉬는 친구도 있다.

 

산행을 마치고 음식점에 앉아 소주잔 기울이는 맛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크나큰 낙이다.

온몸에서 노폐물은 다 빠져 나갔으니 술 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주거니 받거니 우정이 오간다.

이제 특별하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그냥 재미있다. 친구들과 담소하며 시간을 보내니 일어나기가 싫다.

그런데도 차는 서울로 떠난 단다.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다음 달에 또 가질 수 있다니 행복하다.

허벅지에 힘이 꽉 들어간 데다 술을 부어 넣었으니 기분띵호아다.


◆ 4월 산행 예고


1. 일시: 2019년 4월 17일(수) 오전 10시

2. 산행지: 청계산

3. 만나는 곳: 신분당선 청계산입구역 개찰구 밖(지하)

'초미세먼지'가 우리의 발목을 잡지 말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많은 대원이 찬가하기를 기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