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조회 수 158 추천 수 0 댓글 0

“촛불이 다 타 들어 가고 이제 그만 써야겠소. 이 편지를 받을 때 쯤이면 당신의 걱정은 사라질 것이요. 빨리 당신에게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거요. 무한한 사랑을, 당신의 영원한 조지.”

영국 등산가 조지 맬러리(George Herbert Leigh Mallory 1886-1924)가 1924년 6월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을 앞두고 아내 루스에게 보낸 편지다. 이 편지는 그의 실종 소식을 전한 전보보다 늦게 아내 루스에게 전달되었다. 1921년 영국 제1차 에베레스트 원정 대원이었던 맬러리는 당시 북동능선만을 개척한 후 정상정복은 하지 못했다. 1922년 제2차 원정대도 실패했다. 1924년 제3차 원정대는 앤드류 어빈(Andrew Comyn “Sandy” Irvine 1902~1924)과 함께 등정에 도전했으나 1924년 6월 4일 정상을 수백 미터 남긴 채 북동쪽 산등성이 부근에서 목격된 것을 마지막으로 실종되었다.

002-1924년 영국의 에베레스트 3차 원정대.jpg

1924년 영국의 에베레스트 제3차 원정대의 모습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등반 전 기념촬영을 했다.[중앙SUNDAY에서 발췌]

 

맬러리의 시신은 75년이 지난 1999년 5월 1일 발견된다. 영국의 BBC 다큐멘터리 팀 에릭 시몬슨이 이끄는 ‘맬러리-어빈 수색원정대’를 조직해서 에베레스트로 파견하였고 그 해 5월 1일 8160m 지점에서 등정 중 추락한 것으로 보이는 조지 맬러리의 시신을 발견하였다. 등정에 실패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맬러리-어빈의 등정 성공여부는 아직도 논란 중이다. 항상 품 안에 간직했던 아내 사진은 없었다. 고글은 주머니에 그대로 있었으며 정강이뼈와 비골, 정수리에 손상이 있었다. 허리에는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 로프 자국이 선명했다. 소지하던 코닥 포켓 사진기는 없었다. 이 사진기는 Netflix의 ‘신들의 봉우리’가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하게 된 동기가 된다. 애니메이션 ‘신들의 봉우리’는 맬러리의 포켓 사진기에 관심이 많은 한 기자가 에베레스트를 단독 등반하기를 고집하는 고산 등산가 ‘하부’를 만나 등반을 같이 하는 과정을 그린다. ‘하부’는 맬러리의 시신을 발견하고 기자는 맬러리의 포켓 카메라를 손에 쥔다. 기자는 필름을 현상, 인화해 보지만 맬러리의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의 증거는 찾지 못한다. ‘하부’도 맬러리와 같이 에베레스트 산등성이 어딘 가에서 실종된다. Netflix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신들의 봉우리’의 줄거리이다. 애니메이션은 이렇게 의문을 남긴채 끝을 맺는다.

003-1923년 5월 18일자 뉴욕타임스 기사-조지멜러리 인터뷰.jpg

1923년 3월 18일자 뉴욕타임스 기사

 

 “왜 에베레스트에 오르려는 겁니까?” 1923년 뉴욕타임스 기자가 맬러리에게 던진 질문이다.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죠(Because it’s there).” 맬러리의 이 대답은 명언이 되었다. 인터뷰 당시 기자 질문에 시큰둥하게 대답했던 이 명언은 기자가 임의로 작성했다는 설도 있다. 맬러리가 어떤 의미로 이 명언을 하게 되었는지는 그가 에베레스트에서 실종됨으로써 사실 여부를 가릴 수 없게 되었다.

1차 대전으로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던 영국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추진된 영국의 에베레스트 원정대 역사는 맬러리 이후 영국의 9차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1953년 5월 29일 오전 11시 30분 마침내 정상을 정복함으로써 그 목적을 이루게 된다. 이 목표달성의 주역은 영국인이 아닌 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힐러리(Edmund Percival Hillary, New Zealand, 1919~2008)였다. 그와 함께 등반에 성공한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Tenzing Norgay, 1914~1986)가 먼저 정상에 올랐다는 설도 있다. 첫 사진은 텐징 노르가이가 사진기 조작을 할 줄 몰라서 힐러리가 찍어준 사진이다. 그러나 힐러리는 그가 자신을 정상아래에서 30분 이상을 기다리다가 먼저 등정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정상에 섰을 때 기분이 어떠하였느냐는 기자 질문에 텐징 노르가이는 "행복했다."라고 대답했다. 

 

IMG_5708.jpg

1953년 5월 29일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하고 환영인파에 둘러싸여 만면에 웃음짓고 있는 힐러리와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Netflix capture]

 

2008년 5월 8일 티베트인 니마 츠런(尼瑪次仁)을 단장으로, 중국인 뤄선(羅申)을 부단장으로 한 19명의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들이 6시간의 사투 끝에 이날 오전 9시 20분(현지시각)에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성화를 올렸으며 올림픽 성화가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산을 등정했다. 대한민국에서는 고상돈 원정대가 힐러리의 최초 등반보다 24년 뒤진 1977년에 처음으로 등정에 성공했다.

 

001-님스가 에베레스트를 하산하면서 찍은 사진.jpg

이후 에베레스트는 모든 산악인들의 로망이 되었다. 많은 희생도 뒤따랐다. 통계상으로 전 세계에서 온 1,000명 이상이 넘는 실종 혹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한국인으로서는 박무택 산악인이 희생됐다. 2019년 네팔 산악인 니르말 님스 푸르자(Nirmal Nims Purja)가 6개월 6일만에 14좌 등정을 완성할 당시 5월 22일 에베레스트 등정을 마치고 하산 도중에 찍은 사진은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를 등정하고자 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New York Times가 이 사진을 국제면 제1면에 톱기사로 다루면서 방송사들도 “Traffic Jam on Mount Everest”라며 해외 토픽으로 보도했다[Netflix Capture].

필자주: 코로나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던 참에 중앙SUNDAY가 Nelflix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14 Peaks"와 애니메이션 "신들의 봉우리"를 소개하는 글을 실었다. 신문 기사를 읽자마자 바로 Netflix의 두편의 작품을 감상했다. 감동의 작품들이었다. 혼자만 알고 있기엔 너무나 아까워서 천곡 나름대로 편집을 해서 집옥제에 실는다. 본문 일부는 중앙SUNDAY 기사와 인터넷에서 발췌하였고 사진은 Netflix에서 직접 capture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