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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돌풍을 일으킨 남자단식 경기...

지난 7월3일부터터 16일까지 2주간 영국 All England Lawn Tennis and Croquet Club에서 열렸던 윔블던 테니스대회가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남자 단식 결승전은 세계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쓴 세기의 대결로 동호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결승에 오른 두 남자 선수는 누가 이겨도 새로운 역사를 쓰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남자 단식 대회 8연패를 노리는 세르비아의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 세계 랭킹 2위, 36세)와 20세의 약관 스페인의 카를로스 알카라즈(Carlos Alcaraz, 세계 랭킹 1위, 20세)가 격돌을 벌인 끝에 알카라즈가 세트스코어 3대2(1-6 7-6 6-1 3-6 6-4)로 조코비치를 물리치고 황금빛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세계 테니스계는 3대천왕으로 불리는 페더러·나달·조코비치가 20년 동안 메이저 대회를 휩쓸었다. 로저 페더러(8회), 노박 조코비치(7회), 라파엘 나달(2회)의 윔블던 우승 횟수를 모두 합치면 총 17회나 된다. 3명이 이룬 메이저 대회 우승은 무려 65회(페더러 20회, 나달 22회, 조코비치 23회)에 이른다. 페·나·조 이외의 윔블던 우승자는 10년 전인 2013년 영국의 앤디 머리 이후 알카라즈가 처음이다.

페·나·조 시대는 저물고 새로운 MZ 세대가 도래했다. ‘황제’ 로저 패더러(스위스)는 이미 은퇴했고 ‘흙신’ 라파엘 나달은 작년 허리 부상을 이기지 못하고 은퇴를 준비하고 있으며 조코비치만이 건재하다. 그러나 이번 대회 20대의 돌풍은 앞으로 세계 테니스계를 지배할 전망이다. 세계 랭킹 3위 러시아의 다닐 메베데프(Daniil Medvedev, 27세), 6위 덴마크의 홀거 루네(Holger Rune, 20세), 7위 러시아의 안드레이 루블레프(Andrey Rublev, 25세), 8위 이탈리아의 자닉 신너(Jannik Sinner, 21세) 등 20대 선수들이 8강에 진출하여 선전했다. 테니스계에서는 이들 MZ 세대들이 오는 8월 US OPEN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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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우승컵을 들고 있는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세계랭킹 1위)와 윔블던 8연패의 꿈을 이루지 못한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랭킹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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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째 세트에서 샷에 성공하고 세레머니를 하는 알카라즈

 

Alcaraz kisses with the Gentlemen's Single trophy.jpg

황금빛 우승 컵에 키스하는 알카라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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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라즈가 발리샷을 날리고 있다...

2018년 프로 테니스에 데뷔한 알카라즈는 18세인 2021년 크로아티아 우마그 대회에서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으며 2022년에는 마스터스 1000대회인 마이애미 오픈, 마드리드 오픈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대회마다 최연소 우승이라는 기록을 갈아치우며 일찌감치 페·나·조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선수 중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연말에는 역대 최연소(19년 5개월)로 세계 랭킹 1위에 오르는 새로운 테니스 역사를 쓰기도 했다.

알카라즈는 2023년 올해 중반까지는 부상으로 고전 중이었다.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에는 불참했고, 프랑스 오픈에서는 준결승에서 조코비치를 만나 세트 스코어 1대3으로 완패했다. 당시 알카라즈는 3세트 초반부터 근육경련을 일으켜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번 윔블던에서는 조코비치에게 완전히 설욕했다. 1세트는 1대6으로 허무하게 세트를 내 주었다. 곧 문어질 것 같던 알카라즈는 2세트에서는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서 6대6에서 8대6으로 역전했다. 기세를 몰아 제3세트에서는 6대1로 일방적으로 조코비치를 몰아붙였다. 위기를 느낀 조코비치가 제4 세트를 3대6으로 가져가고 마지막 제5세트에 들어갔다. 영원히 늙지 않을 것처럼 보였던 조코비치도 후반으로 갈수록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여러 차례 몸의 중심을 잃고 코트에 넘어지기도 했다. 마지막 세트를 6대4로 이긴 알카라즈는 라켓을 집어 던지며 코트에 누워 승리를 만끽했다.

황금빛 우승컵을 든 알카라즈는 “노박을 이기고 윔블던에서 우승하는 것은 테니스를 시작할 때부터 꿈꿔온 일”이라면서 “지금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지금은 20살이고 이런 상황을 많이 느껴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마 5년 뒤에는 인생 최고의 순간이 바뀔 수 있을 것도 같다”라며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겠다”고 말했다. 페·나·조 시대를 마감하고 새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솔직히 테니스의 새 세대가 아닌 나를 위해 승리했다.” 라고 선을 그었다.

Alcaraz reaches for a backhand against Djokovic.jpg

알카라즈의 백핸드샷을 날리고 있다...

 

Alcaraz tumbles after diving for a backhand whilst playing against Djokovic.jpg

알카라즈가 백핸드샷을 성공시키고 잔디 위에 무릅을 끓고 앉자 있다...

 

Djokovic streches for a forehand against Alcaraz.jpg

조코비치가 훠핸드(Forhand) 샷을 날리고 있다.

조코비치는 알카라즈를 약점이 없는 완벽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그는 “알카라즈는 나달의 놀라운 수비와 투쟁심, ‘스페인의 황소 정신’을 가지고 있다”며 “또한 그는 나와 비슷한 슬라이딩 백핸드를 구사하고 내 강점인 수비, 적응력 등이 좋다”고 말했다. 더불어 “페더러와 나달은 각자 강점과 약점이 분명한 선수였다”며 “그런데 솔직히 그들은 알카라즈와 경기해 본 경험이 없다. 알카라즈는 매우 완벽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알카라즈의 다음 목표는 8월28일 개막하는 US OPEN에서 대회 2연패를 이뤄내는 것이다. 러시아의 다닐 메데베데프(5회)를 제치고 올 시즌 ATP 투어 이상 대회에서 우승 횟수 부문 1위(6회)를 달리고 있는 알카라즈가 US OPEN을 제패하고 세계 랭킹 1위를 계속 이어갈지도 주목거리이다.

여자 단식 우승자는 랭킹 42위 선수였다.

20대의 상위 랭커들이 맹활약을 펼친 윔블던 남자단식 경기와는 다르게 여자 단식 경기는 무명의 하위 랭커들의 돌풍이었다. 상위 랭커인 1위 폴란드의 I. Swiatek(22세), 3위인 카자흐스탄의 E. Rybakina(24세), 18위인 미국의 M. Keys(25세) 등이 8강전에서 물러나고, 4강전에는 42위 첵코의 M. Vondrousova(24), 76위인 우크라이나의 E. Svitolina(28세)와 랭킹 2위 벨라루스의 A. Sabalenka(25세), 6위인 튀니지아의 O. Jabeur(28세)가 진출했다.

E. Svitolina를 세트 스코어 2대0(6-3 6-3)으로 가볍게 누르고 결승에 진출한 Marketa Vondrousova는 그 동안 부상 회복을 휘해 각고의 노력을 한 왼팔을 사용하는 선수이고, 최초의 아랍인이고 아프리카 출신으로 윔블던을 제패하고자 하는 세계 랭킹 6위 튀니지아의 Ons Jabeur는 작년 윔블던 우승자인 카자흐스탄의 E. Rybakina를 세트 스코어 2대1(6-7 6-4 6-1)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세계 랭킹 42위인 Marketa Vondrousova(체코)가 2023년 윔블던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여왕에 올랐다. 우승이 확정되자 그녀는 윔블던 잔디에 들어 누워 기쁨을 만끽했다. Vondrousova는 결승에서 튀니지아의 Ons Jabeur를 세트 스코어 2대0(6-4 6-4)으로 물리쳤다.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약 235만 파운드(한화 약 39억원)를 거머 쥐었다.

HRH The Princess of Wales, Patron of the All England Lawn Tennis Club, applauds during the trophy presentation for Vondrousova.jpg

영국 왕세자비가 수상식에서 여자 단식 우승자 마르케타 본드로우소바(첵코, 세계 랭킹 42위)에게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Vondrousova의 경기모습(3)-승리후 코트에 누어서.jpg

본드로우소바가 승리한 후 잔디코트 바닥에 누워 승리를 만끽하고 있다...

 

Vondrousova의 경기모습.jpg

본드로우소바의 경기 모습... 온몸의 문신은 그가 부상을 딛고 재활하는 동안 새긴 것이다...

 

여자단식 우승자 Vondrousova(1).jpg

본드로우소바가 우승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

 

Vondrousova는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그녀의 최고 성적은 2019년 프랑스 오픈 준우승이었다. 세계 랭킹 42위에 그쳤다. Vondrousova는 생애 두번째로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라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윔블던 대회에서는 가장 낮은 랭킹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최초의 선수가 되었다. 윔블던에서 가장 낮은 랭킹으로 우승한 기록은 2007년 미국의 비너스 윌리엄스로 당시 랭킹 31위였다.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세계 랭킹 40위권 선수가 우승한 것은 여자 테니스 대회가 시작된 1975년 이후 올해 Vondrousova가 처음이다. 또 상위 32명에게 주어지는 시드(SEED)를 받지 못하고 윔블던 여자 단식을 제패한 것도 올 해 Vondrousova가 처음이다. 이번 대회 7경기를 치르면서 시드를 받은 선수들을 5번 만나 모두 이겼다.

Vondrousova는 우승 트로피를 안고 우승 소감을 피력했다.

“I didn’t start the final well. But I was so calm. I felt really good. On match point I couldn’t breathe. Crazy nerv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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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우승에 그친 튜니지아의 온스 자베르(Ons Jabeur, 세계 랭킹 6위)는 최초의 아랍인으로서 또한 최초의 아프리카 여성으로서 윔블던을         제패하고자 했으나 아깝게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는 작년에도 이 대회에서 카자흐스탄의 엘리나 리바키나(Elina Rybakina, 세계랭킹 3위)에 져 준 우승에 그쳤다...

 

Ons Jabeur의 경기모습.jpg

 

Ons Jabeur의 경기에 진 다음의 포스.jpg

경기를 마치고 잔디 위에 손을 얹고 울음을 참고 있는 온스 자베르(Ons, Jabeur, 세계 랭킹 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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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타 본도로우소바의 경기 모습

 

한편 최초의 아랍여자선수로서 또한 최초의 아프리카 여자 선수로서 윔블던을 제패하고자 결승에 올랐던 튀니지아의 Ons Jabeur는 “most painful loss of my career”라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 시상식에서 그녀는 “It’s painful because you feel so close to achieving, so close to what you want, and [you are] actually back to square one.”라고 말하며 “come back stronger”라고 재차 우승에 도전할 뜻을 비치며 “I just try to get rid of these negative thoughts and continue being positive.”라고 향후 의지를 밝혔다.
                                                                                                     -
2023년 7월 18일 천곡 박인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