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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저의 손녀입니다.

이 시로 금년 둔촌遁村청소년작품공모전*에서 중등부 장려상을 받았습니다.

수상소식을 알기까지 집에서는 아무도 모른 일이었습니다.

게다가 어릴 적 긴 외국생활로 우리말 능력이 아직도 꽤 모자라는 아이이기에   

마치 날벼락치듯 한 일이었습니다.

이 아이는 요즘 '중2병'을 알고 있어,

일체의 학원 수강을 거부하고 지극히 여유로운 방과 후 일상을 즐기고 있습니다.

고1인 제 오빠와는 정반대의 삶입니다.

아무려나, 할애비에겐 거꾸로 박혀 있어도 예쁘게만 보이는 손주 일이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편안히 읽어 주시길 바랍니다.] 


0416*


흩날리는 벚꽃 잎이 반갑지만은 않다

차갑고 어두운 곳에서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이들이 있기에

그 이들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기에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을

그 봄날의 비극


벚꽃 잎이 흩날릴 때면

이들이 생각나

흩날리는 벚꽃 잎이 반갑지만은 않다



그림자


어디를 가던 졸졸 따라오는

싫다고 쫓아보아도

방해된다 짜증내도

언제나 붙어있다


한여름 내리쬐는 땡볕에

힘들어 지쳐있을 때면

시원한 바람과 만나게 해주는

그늘이 되어 쉼을 선물하는


어디를 가던 졸졸 따라오는

싫다고 쫓아보아도

방해된다 짜증내도

밉지는 않다


유윤지 (송림중학교 2학년)



*둔촌청소년작품공모전: 고려 말 성리학자 遁村 李集을 기려,

그를 中始祖로 하는 廣州李씨 대종회가 주관하여

경기도 내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문학행사. 금년 22회.  

*0416: 세월호 침몰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