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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안한 '옥우'란 지칭을 의미도 되새기지 않고 쓰는 것 같아서, 좋은 해석을 근거있는 출전으로부터 소개하기 위해 글마당
1242 "玉友에서 玉의 의미" 를 게재

하였더니 59회 논객들 중에 자기 본위의 소견에 빠져 '옥'자 풀이에 대한 오해를 한 끝에 싸구려 儒生의 말 장난이라는 둥, 내가 지어낸 말이라는 둥 억측이 분분하였다. 할 수 없이 내가 소개한 ≪설문해자≫와 ≪설문해자주≫라는 동양의 고전에 대한 안내를 해야겠다.


우선 ≪설문해자/주≫는 아래에 설명했듯 유가서가 아니고 현대 언어학적 용어로 문자론과 의미론에 속하는 사서류 고전이다. 한국어의 저변에 깔린 한자어를 음미하려면 이 정도 책들을 잘 알고 얘기해야 링에 오를 수 있다. 혹시 내가 동양 유생들 편만 든다는 편견을 가질까봐 내 공부 배경을 말해 두자면, 원래 학부는 국어학 전공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현대 언어학을 외국(미국, 호주, 독일)에서 14년간 학위 및 연구, 교육까지 했으니 서양 것도 꽤 젖어 있다. 미국도 하바드, MIT, 일리노이, UCLA 등 언어학의 큰 거점들에서 훈련과 교수를 했다. 그러니 동서양 양쪽의 논거를 대충 알아 들을 수는 있다. 내가 호를 동서고금에서 줄여 동금이라고 자처하는 그대로다.

≪설문해자≫는 중국 후한(後漢) 시대 A.D. 100년경 허신(許愼)(생졸년 미상)에 의해 완성된 자서(字書). 이 책은 모두 15 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9,353자의 문자에 대하여 해설하였다. 허신은 이 9,353자를 540개의 의미군으로 나누었는데 이 의미군을 대표하는 글자가 곧부수이다. 따라서 540개의 부수자는설문해자의 근간이 되는 골자이다. 540개의 부수자는설문의 전체 글자를자형(字形)으로 연결해 주는 뼈대이자 의미의 확장과 발전을 보여주는 의미망(意味網)이다.

≪설문해자주≫는 역대로설문해자에 대한 연구 가운데에서도 가장 훌륭하다는 평판을 얻고 있는 주석서로서, 청대(淸代) 고증학자(考證學者)인 단옥재(段玉裁)(1735-1815)가 총 30여 년의 시간(1780년부터 1808년까지)을 들인 역작이다. 단옥재는 청대 이전의 모든설문해자판본에 대하여 교감 작업을 한 바탕 위에 정확하고 논리적인설문해자해석의 범례를 만들었다.

설문해자주-부수자역해   염정삼  서울대학교출판부 2007.08.30

2008년도 대한민국학술원 선정 우수학술도서: 『설문해자주 부수자 역해』. 중국 문자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첫걸음으로 허신의 《설문해자》에 소개된 540개의 부수자와 주석을 번역한 것이다.

아무쪼록 위의 번역서라도 접해 보고 여전히 의미 없이 말만 뱅뱅 돌리는 느낌이 든다면 동양서들을 동양적 문맥에서 여유있게 음미하는 법을 더 알려 주겠다. 서양 것들을 비교해 소개하는 것은 자유지만, 동양 것을 잘 모르면서도 비하하고 소외시키는 우는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한 마디로 링에 오르려면 두루 준비 좀 하고 와야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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