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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8 12:36

해운대 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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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송가(頌歌) 1-5 후속

   

6. 비가(悲歌)

이제까지 송가라는 제목아래 듣기 좋은 찬가(讚歌)만 써 왔는데 어느 일에나 음양이 있게 마련이라 비가를 덧붙여야겠다.

요즘 2주택자는 엄청난 세금을 내도록 예고되어 있다. 그러나 내 경우 서울에서 살던 집을 전세로 주고 받아온 돈으로 해운대 아파트를 살 수 있어서 그냥 살던 집과 사는 집 두 채를 지니게 됐을 뿐이지 투기하러 다닌 것은 아니다. 해운대가 좋아서 서울을 접고 와서 사는 사람에게, 부산을 기반으로 서울에 진출한 사람들이 오히려 핍박을 가하는 역설적 상황이 되었다. 최근에 강남에 진출한 투기꾼과 달리, 서울대 교수들은 75년 관악산 밑 풀밭에 교정이 이전 된 뒤 근처에 아파트가 없어 당시 변두리였던 구반포 지역에 새로 조성된 아파트에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살게 해 주었다. 그렇게 해서 40여년 지난 곳을 그냥 처음 그대로 가지고 있었어도 투기꾼이라니 안 팔았던 빌미가 해운대 생활을 못하게 할지도 모르게 되었다. 경우를 잘 가리는 섬세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해운대 생활이 모두 쾌적한 것만은 아니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에는 해변에 몰려오는 인파로 교통이 막힌다. 요즘 가을에도 광안대교 위를 보면 아침에 특히 교통 체증이 심하며, 주말, 공휴일에만 출근이 없어 한산하다. 바다 위로 큰 도로들을 내도 교통량 증가를 못 따라간다.

교통 얘기 끝에 덧붙이고 싶은 말은 이 지역 장애인 주차칸에는 유독 벤틀리, 롤스로이스, 마세라티, 포르쉐, 재규어 등의 최고가 차들이 즐비하니 아마 가짜로 주차권을 사서 파킹하는 경우가 꽤 많은 듯하니 단속을 좀 받아야 할 것이다.


후기: 최근 모 TV의 '알쓸신잡'이란 프로그램에서 동부산 편 중 마린시티 소개도 잘 되어 있었는데, 굳이 나쁜 점이 "휴양지 같아서"라는 말을 덧붙였으나, 바로 비행기조차 안 타고 와서도 휴양하는 분위기로 살 수 있는 점이 이 일대의 장점이 아닐까 한다. 나도 요즘 서울대 교수수첩 주소란을 보니, 부산에 와서 사는 은퇴 교수가 더는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서울에 대한 미련과 연고가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놀랐다. 하기는 나도 98세 되신 어머님 뵈러 한 달에 한번은 여전히 꼭 올라가고 있다. 거기에 덤으로 내가 창립한 지 35년된 음운론 연구회(외국대학 언어학박사 회원만 40여명)의 월례 발표회에도 참석하고 온다. 그러나 여기가 낚시를 하기 좋은 여건이지만 그럴 짬은 없이 그림 그릴 시간 내기도 바쁘게 살고 있다. 아직 휴양지에서 유유자적하는 여유있는 마음을 얻지 못한 탓일 것이다. 앞으로는 도를 닦듯 그런 경지로 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