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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유일한 정신의 행로

/ 유승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저서

한 인물의 평가 기준은 어떻게 살았느냐가 가장 기본이 된다. 그런데 한 인물이 생각 했던 것보다 더욱  광범위한 분야에서 선각자로서 추앙을 받을 만한 삶을 살아왔을 때 어느 분야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지 한순간 당황하게 된다. 단편적으로 만 알고 있던, 柳一韓 선생의 살아온 삶의 족적을 이 책을 통하여 자세히 접하게 된 나의 상황이 바로 그렇다.

거의 반세기에 걸쳐 애국 기업가로서, 민족운동가 (독립운동, 항일운동)로서, 또한 교육가로서 활동한 유일한 선생은 삶의 가치 순위를 국가, 교육, 기업 가정의 순으로 정한 개인의 모토에 따라 광범위한 사회 활동을 하였다. 특히 그의 애국애족의 열정과 실천 그리고 교육 철학과 방법 등은 인문 사회과학 분야와 심지어 종교 분야에도 교훈을 주고 있다. 따라서 여러 분야에 걸쳐 선각자적인 길을 걸어온 선생의 삶을 짧은 글로 조망하기는 불가능하다. 다만 기존의 시각을 조금만 넓혀서, 柳一韓 선생의 경제기여 부분, 특히 윤리경영, 기업가 정신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기여에 초점을 맞추어 이 책의 일면이나마 소개하고자 한다.

柳一韓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 조국을 떠나 신학문을 수학한 미국에서 독립운동에 투신하고 있던 서재필 박사 등 시대의 선각자들과 교유 하며 조국광복과 그 이후의 조국에 대한 발전책을 강구 하였다. 독립 국가가 된 후의 한국이 부흥시켜야 할 공업 산업 농업 무역 등 산업과 사회 인프라에 착안하여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경제 발전 정책 수립에 중요한 자료를 축적하고자 고려 경제 회보를 수년간 발간하였다. 국제 협력의 산업 기지로서의 한국의 지정학적 가치도 거론하여 향후 정책 방향도 제시하는 한편, 본인 스스로가 국가산업의 선도적 기업인 유한양행을 설립하였다. 서구 선진국의 우수 약품을 공급하고 질병 퇴치와 민중 보건운동을 목적으로 설립한 유한 양행은 복지적 기업일 뿐만 아니라 企業名洋行이 뜻하는 바 대로 수입 수출을 병행하고 해외에 지점을 설치하는 등 기업의 글로벌 화를 지향하였다.

청년기에 이미 Max Weber가 말한 자본주의의 윤리를 지닌 기업가를 지향하였던 선생은 1941년에 MBA를 수득 하였다. 1930년대는 경영학이 사회과학으로 정착되어 소수의 구미 선진국 대학에서만 전공 교과목으로 채택되던 시절이다. “직업은 하나님이 불러서 맡긴 소명 (Calling)이고, 소명으로서 직업의 책임수행에는 본질적으로 정직과 성실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라는 柳一韓 선생의 기업가 일생은 청년 창업으로 시작하였다.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이던 “General Electric”을 퇴사하고, 숙주나물을 신선하게 만들어 대량 공급하는 사업(La Choy Food Products Co.)을 창업하여 숙주나물의 자체재배와 원자재 수입으로 대량공급 및 장기간 보관을 시도하여 이른바 수요의 창조라는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였다. , 통조림 제조 방식 도입 이후 라초이 제품을 다각화 (간장 소스 기타 채소류 취급)하였고 그에 따른 원자재를 외국에서 수입하는 등 제품-보관-유통의 국제화를 추진함으로써 반세기에 걸친 기업가의 첫발을 디디었다.

기업인으로서 유한양행을 경영해온 발자취만 보더라도 오늘날 기업이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경영상 훌륭한 자취를 많이 남겼다. 우선 소비자의 수요를 도외시한 생산자 위주의 기업활동을 지양하고 소비자 위주의 마케팅 개념을 적용하였다. 기업광고와 소비자 광고를 활성화하여 수요를 창조하고 소비자 욕구에 부응한 신제품을 출시하였다. 그 당시의 사회적 통념과 달리 일반 공중이 요구하는 제품(수요의 창조 및 제품정책)을 돈값에 상당하게 팔고(가격정책) 신용을 지키는 것(품질 유지)을 유한양행의 기업정책으로 삼았다. 따라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강조하는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광고를 도입하였다. 1930년대에 처음으로 선보인 디테일 맨 제도를 적용하여 제품의 효능과 정확한 사용법을 일반 소비자들에게 알려주고 디렉트 메일(DM)” 제도의 정착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직접 마케팅을 실현하였다.

또 한 철저한 납세와 사회기부를 솔선 수행하고 기업이익의 지속적인 사회환원을 시도한 애국적 기업으로의 모범을 보였다. , 유한양행의 지배구조를 유한재단을 통한 관리감독으로 변경한 사실은 柳一韓 선생의 기업 이념의 산물이다. 유한양행의 경영권을 유한학원과 공익법인인 유한재단에 위탁하여 기업의 주인은 사회라는 신념을 실천한 지배구조는 기업이익의 사유재산화 대신 사회환원의 기틀이 되고 있다. 이러한 지배구조는 인재양성, 직원복지향상, 최고율의 배당, 장학과 사회사업과 연계되고 있다. 더 나아가서 유한양행의 지배 구조의 실험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의 단초가 되어 기업 주식의 상장과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의 기틀이 되었다. 196211월 국내 민간기업으로는 京紡에 이어 두 번째이고 제약 업체로서는 한국 최초로 주식을 上場하여 기업을 공개하였다. 企業公開는 한국기업사에서 커다란 의미를 가진다. 기업 성장과 더불어 국민 소득의 증진과 외부 자본의 투자를 통한 기업 성장의 큰 틀을 마련한 셈이다. 유한양행의 재무사정에 비추어 보아 외부 자본을 유치할 필요성이 없었으나 기업 경영의 합리화나 민주화를 추구하는, 柳一韓 선생의 신조에서 기업을 공개한 셈이다. 주식 상장을 통하여 기업은 사회가 주인이고 따라서 기업의 이익이 사회와 국민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한다는 뜻을 관철한 셈이다. 회사 이익금은 주주 배당에 우선을 두었고 주식 上場과 더불어 종업원 복지 증진의 일 환으로 종업원 지주제를 실시하였다. 이는 기업 임직원의 귀속 의식과 주인 의식을 고취하고 노무관리 측면과 기업자본의 안정적 유지라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이 책에서 柳一韓 선생의 민족과 사회에 대한 기여를 전체적으로 조망하여 독후감으로 요약하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미흡하나마 이 책을 권면하고자 졸필을 들었다. 특히 미래의 꿈을 설계하는 젊은이들이 필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어느 한 선각자가 조국의 독립에 어떻게 기여 했고 독립된 조국에서 어떻게 실질적으로 사회에 기여 하였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오늘날 언필칭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그 과실만 탐하는 운동권 출신 정치가들에게 부끄러운 행태를 반성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2019120朴基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