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조회 수 5407 추천 수 104 댓글 0
다시 전에 살던 반포집으로 이사하면서


오늘은 3.1절날입니다. 아침 일찍, 갑자기 이사짐을 포장하려고 사람들이 와서, 급히 집을 나섰습니다. 얼떨결에 집사람이 싸 놓은 도시락 가지고 나오는 것은 물론 태극기 게양한 집이 얼마나 되나 파악도 못했습니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맥도날드에서 머핀을 사서 점심식사로 대신 하였습니다.

저는 대학시절까지 종로구 동숭동에서 살았습니다(이 자유게시판에 실린 중학시절 글 참조). 1976년에 미국에서 귀국하여 2003년 6월초까지는 주로 서초구 반포동에서 거주하였습니다. KIST에서, 결혼한 유치과학자들에게 반포아파트를 대여하여 준 것이 반포와의 인연이 되었습니다. 이 당시에 그곳 연구원 모두 32평에서 살고 있었으나, 저는 결혼 후에야 누님댁에서 나와, 신혼살림을 22평에서 시작하였습니다. 덕분에 항상 KIST에서 주는 관리비가 남아 32평에서 사는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반면에 가족이 적은 사람은 무조건 22평을 대여받는 계기가 되어 제가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때 저는 기사가 있는  KIST승용차를 타고 출퇴근을 하였습니다.

1978년에 서울대학교로 오면서 바로 위의 22평 아파트 동편에 위치한 18평(현재 국내에서 평당 최고가 아파트)을, 주택청약통장도 해지하고, 속칭 프리미엄을 많이 주고 샀습니다. 아파트 당첨이 꼭 될 것이라고 믿었는데(주택청약통장을 일찍 만들어 놓아 한 때는 통장 프리미엄이 대단하였음) 갑자기 불임시술자가 아파트 당첨 1순위가 되어, 저는 가내 경제권도 너무 일찍 상실하였습니다(게시판 번호 215  글 참조). 집사람이 청약통장 프리미엄 값에 해당되는 프리미엄을 주고 여의도 목화아파트를 사자는 것을 사지 않아 일어난 일입니다.  그 후 25평, 43평, 46평 아파트를 전전하다가 다시 전에 살던 43평 아파트로 3년 9개월 만에 되돌아 오게 되었습니다. 주소는,
"[137-765] 서울시 서초구 반포2동 1-8번지 경남아파트 5동705호"
로 전과 같습니다. 집사람 덕분에 반포로 되돌아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지난 5년 동안 두 아파트값은 3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현재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집전화번호는 02-2068-8757로 변함이 없습니다.

이와 같이 내일 이사하게 된 이유는, 지난 8월22일 오전 4시경에 제가 아파트 정문 근처에서 “孤立無援”하에서 오토바이 폭주단 10여명과 정면 대결하여 익일부터 동네를 조용하게 만들었으나  이 사건 3개월 후에는 집사람이 또 정문 근처에서 어느 노파에게서 크게 봉변을 당한 탓입니다. 인근 주민들은 대부분 순박하고 친절하나 극소수 사람들이 공중도덕심이 결여되어 한풀이를 선량한 사람들에게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 가운데에 혹시나 괴롭힘을 당하면,
                                                                               "112"
로 전화하십시오. 저는 위의 두 사건으로 인근 파출소장, 아파트의 일부 경비원들과 주민들과 잘 알게 되었으나 집사람은 한동안 공포 속에 살았습니다.

신도림동에서 제 생활은 서민생활의 즐거움을 처음 저에게 안겨주었습니다. 반포로 되돌아와서는 그 맛과 멋을 되찾지 못할 것입니다. 1000원을 주면 채소를 듬뿍 주던 할머니, 2000원에 큰 묵을 주던 여인네, 건강문제로 오랜만에 나타나면 안부 묻던 바다마트(신도림동) 종업원들, 묵을 한 모 사면 덤과 합하여 두 모를 주던 롯테마트 아주머니, 1인분 천엽을 사면 2인분 가까이 주던 서울대 공대 학생의 어머니, 저는 소주에 조개구이나 사주었는데  “Royal Salute”에 진수성찬, 푸짐한 중국 음식과 한식을 대접하고 더욱이 제 호를 선사하여준 안양천변 좌우의 우리 59회동기 친구들, 이제는 냄새대신 숭어떼, 참게가 놀고 있는 안양천, 안양천 서편의 칼산, --- 잊지를 못할 것입니다.

안양천 좌우, 특히 2004년 전국살기좋은아파트 대통령상을 수상한, 구로구 신도림동의 신도림4차e-편한세상아파트(2003년 서울시조경대상 수상)가 더욱 살기 좋은 곳이 되어 제 막내딸에게 계속 자랑과 기쁨을 안겨주기를 바라면서 ---


최창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