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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석촌(昔邨)씨의 하루

by 우천정병호 posted Apr 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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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석촌(昔邨)씨의 하루

                                                                                    조중행

통문관을 지나면 인사동 골목의 북쪽 끝안국동 로타리이다.

한 낮이 되니 인사동은 관광객,데이트 족들로 북적거리기 시작 활기를 띄기 시작한다.

옛날 나의 중고교시절에는 이 북쪽 끝에 왼쪽으로 학창서림이라는 책방이 있어

삼위일체같은 참고서나 학원 잡지, 소설책 같은 것을 사고는 했었는데 요즈음

서울에서 그런 식의 소형 책방을 보기 힘들다.

 

북쪽으로는 옛날 풍문여고 자리가 있다. 정부에서 공예박물관을 세우려 공사를

시작하다가 유물들이 발굴되기 시작, 공사가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요즈음 강북

에서 조금 큰 공사를 시작하다 보면 흔히 있는 일로 건축업자들을 난감하게 하는

일이 많다고---옛날 걸어서 학교 다니던 이야기를 하며 걷다가, 중학생때 늘 마주

치던 조계사 소속 스님 이야기가 나왔다. “이 놈들 절에 나오라고 야단도 치고

하던 양반몇 친구는 이분의 꼬심에 아마 룸비니회원이 된 친구들도 있었고,

선승이 되었다 요절한 고교 동기생도 있었다.

 

해장국 집 청진옥쪽을 가려고, 길을 건너 옛날 한국 일보건물을 향하여 길

을 건넜다. 옛날 동아 일보, 조선 일보에 못지않던 일류 신문,문리대 졸업생들의

선망의 직장 이었던 한국일보는 시대의 변천에 적응치 못하고 파산-- 주인이

바뀌고 신문의 위상도 많이 줄어 들었다. 옛날 같은자리에 새 주인에 의해

건설된 현대식 건물이 들어 섰지만, 한국일보사는 언론사로써 위상이 옛날 같지

않다. 주간잡지의 선구, 이병철 회장이 인터뷰에 응할 정도의 위상을 자랑하던

주간한국도 이마 사라져 버린 듯하다. 중고교 시절 나도 선배 한국일보

언론인분들 몇 분에게 원고 청탁하러 학생때 드나든 적이 있는데 다 고인이 되셨

고 주인도 바뀐 저 옛사옥,새 오피스텔 건물의 화려함,여기저기 셋방살이를 하는

한국일보의 사정에 세월의 무상함이 절실하다

 

[출처] 일요일 오전의 인사동|작성자 유석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