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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雲詩畵] 雙墳무덤

by 구달 posted May 0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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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실님이 손풀이를 위해서 자주 연습하는 슈벨트 즉흥곡 4 번을 듣고 있자면

참으로 경이스러움에 마음이 휩싸입니다. 어쩌면 저리도 깊고 고운 소리를 만들어

남들에게 깊은 공명을 주며 들려줄 수 있을까? 바실님 스타일과는 좀 다르지만 아래

Olga Zado 의 연주도 가끔 찾아 듣습니다.

        Schubert: Impromptu Op. 90 No. 4 / Olga Zado - YouTube

햇볕 쌓인 들판을 달려가듯 오르내리는 알페지오, 그리고 가슴을 두텁게 두드려주는

코드음악이 어우러져 반복되면 나는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우리 삶의 이야기 아닌가!

문득 오래전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얼마전 써 두은

詩 한편으로 달래봅니다.

 

[月雲詩畵] 雙墳무덤

 

月雲 박진용

 

동산 양지 둔덕 위 雙墳무덤

잊은걸까, 잊힌걸까

아니면 살기에들 너무 바쁜걸까

찾는 이 발길 끊긴지 오래네

 

무성히 자란 잡초는

끊임없이 찾아주는 바람따라 벗하여 울렁이고

놀란 메뚜기 몇 마리

바람에 질새라 뛰어오르네

 

산봉우리 넘어 서녘에 기우는 해는

뜻없이 바쁜 길을 재촉하는데

물찬 나비 한쌍 짝지어 하늘로 올라

석양을 잡네, 하루의 끝자락 잡네

 

잊히려나, 어둠에 또 잊히려나

달빛 음산한 둔덕 위 雙墳무덤

바람도 자는가 이밤엔 찾지 않고

풀벌레 소리만 지척에 있네

 

 

 

하늘과 땅 사이 M.jpg

                                             [사진] 바실-하늘과 땅 사이 햇볕 가득한 들판에 선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