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二月의 연하장

by 김병오 posted Aug 0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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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김병오가 금년초 이택규가 손수 쓴 연하장을 받고 감격스러워 쓴 글을 이곳에 옮긴다.
김병오는 미국, 메릴랜드에서 오랜 의사활동을 마치고 현재는 버지니아에 은거하고 있다. (이원구)


二月의 연하장

상고머리 적
옛 친구가
옛날 주소로 
소식을 전해 왔다. 
눈발이 날리다 말다 하는 날에

二月에 받은 연하장 
半 평생을 돌고 한 달을 더 돌아

붉은 해와
처마 끝에 매달린 금빛 木魚
매화 꽃 향기 담아
옛날 친구가 엽서가 되어 왔다.

사라지고 있는 세월을 급히 달린듯 
종이 반절을 채운 
일필휘지
그 동안 안녕하였는가

우리가 안녕하였을까
陋巷에서 그대는 남고 나는 떠나고
서투르고 서두르던 波濤의 시절을
거칠은 半世紀를 꿈엔들
우리는 무고하였을까.

'무거운 짐을 지고 가벼워 하며'
그래 우리는 수고로웠다

모란 꽃에 나비가 날아드는
그림 옆에서 건강과 幸運을 비는
인사는 끝을 맺고
못 다한 말은 긴 沈默이 되었다.

가슴을 지펴오는 따스한 
불길에 휩싸여
몇 번이고 뒤집어 보는
二月의 늦은 연하장.

달무리에서 조금 떨어져
반짝이는 
저녁 별
총총한 겨울 하늘과 어깨를 겯고 날아가는 기러기떼는
내가 쓴 편지였다

김병오
haymarket, virginia


아래는 김병오가 이원구에게 보낸 이메일이다.

원구,

오랜만에 불러보는 이름이네.
기봉이를 통해 여기 동문들 단체 사진을 보낸 바 있었네.
59회 동창회보와 web site에서 우리들의  모습이 등장해 감동스러웠네.
사진 소개에 뉴욕 동부와 혼동을 하여 소개되어 정정을 해도 좋겠네.
수고에 감사하고 나의 주소 변경을 알릴 겸 편지를 띄우는 바이네.

옛날 우리가 수종사에 봄 소풍을 갔을 때 별세한 진태와 손욱 그리고
자네 그리고 내가 큰 바위에 올라 찍은 사진을 오래 간직하고 있다네. 평생
수종사의 추억과 더불어 자네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지. 50주년 행사 때
나의 손주 쌍동이들이 태어나 참가를 못하고 만날 기회가 날아갔었지.

70년 초에 미국으로 와서 평범한 의사의 일생을 보내고 maryland에서 40여년 살고
재작년 버지니아로 이사와 말년의 인생을 보내고 있네. 30주년 때에는 LA에서 박태언과 
더불어 우리동기 행사가 있어 참석하고 그 때 소감을 우리 회보에 올린 바 있었지. 모두 꿈 같으네.

금년 초에 이택규가 아주 오랜 만에 년하장을 보내와 무척 감격스러웠네.
주소 변경이 안되어 한달인가 늦게 받아볼 수 있었지. 그 때의 느낌을 시 한편에
담아 보았으니 혹시 지면이 있으면 실어 주어도 좋겠네. 기회가 닿으면 여기 워싱톤
근교를 한 번 다녀가게나. 김정환이도 이웃으로 와 있다네. 건강과 행복을 빌며.   

晩圃   김병오

새주소:  15249 Fog Mountain Circle, Haymarket, Virginia 20169
              tel:  703 954 8232
새  email:   bokim5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