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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1 23:56

편재의 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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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재의 편재'라는 글 내용을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하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embed/wvoxpmEoq0w

이 링크로 연결하면 큰 화면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편재(偏在)의 편재(遍在)[1]

 

-L자형 편중 현상이 수많은 분야에서 보편적-

 

이상억(서울대 명예교수)

 

 

1.    언어도 자본주의적이다

 

필자는 국어학을 전공하는 언어학 박사일 뿐이다. 언어에 관한 특성을 탐구하다가 특이한 점을 발견하게 되어 그 궁금증을 인문학 이외의 사회·자연과학, 예술 등 다른 분야들까지 확산하면서 이 글의 내용과 같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현상을 발견하여 모르는 사이에 유레카를 외치게 되었다.

 

우선 언어도 자본주의적이라는 소제목이 달린 이유를 밝혀야겠다. 이렇게 대담한 담론에 들어가게 된 첫 단계는 보통 해오던 연구들과 같이, 언어의 소리, 단어, 문장 등 각 계층별로 존재하는 규칙을 망라하여 그 각각이 언어활동에서 담당하는 기능적 부담량(functional load)을 통계적으로 조사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단어들의 규칙은 잠시 건너 뛰고, 우선 쉽게 인용할 수 있는 소리와 문장에 관한 규칙을 출현 빈도수 순위로 15 내지 20위 정도만 보아도 이미 98% 정도의 급격한 상위 독과점 체재가 보인다.  

 

 

1)    음성적 · 음운적 현상들의 기능부담량: 계량적 조사 cf. 이상억(1993)

 

순위    명칭                   발생빈도          백분율

 

l. 음절말 유성자음 불파화        4,947 31.84%            

 

2. 유성음화                    3,009 19.37%

 

(l에서 2까지의 중간누적합계)      51.21%

 

(l에서 10까지의 합계)             92.41%

 

 

   2) 통사규칙들의 기능 부담량: 계량적 조사

 

1. 명사구 보문화                       18.93%             

 

2. 종속접속화                          17.25%

 

(1에서 2까지의 중간합계)        36.18%

 

3. 관계화                              15.58%              

 

(l에서 3까지의 중간합계)         51.76%

 

      (1에서 10까지의 합계)           91.60%

 

    

3)    품사들의 기능 부담량: 계량적 조사

 

위의 독과점 내지 자본주의적 분포의 결과가 사회 배경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하기 위해, 단어 층위의 품사란 범주에 대한 통계를 북한학자 문영호(2001)조선어 어휘 통계학(54-55 )에서 다음과 같은 결과를 뽑아 인용하겠다.

             동사  45%    명사  20%    대명사  13%    형용사  10%     부사  6%     수사  3%    

             관형사  2%     감동사   0.5%
 
                 <표 1>. 8품사의 단어량

 

3) 소결론: 언어도 자본주의적이다

 

소결론을 얻기 위해 필자는 소리 단어 문장 현상간의 병행적인 비교를 시도하고자 한다. 매우 흥미롭게도 이 현상들 사이에는 유사성이 있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두 개나 세 개의 규칙들이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10번까지가 약 90% 이상을 차지하고 15번까지의 규칙들은 약 95% 이상을 포함한다. 품사의 분포도 비슷한 곡선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기능적 부담량을 통계적으로 조사해 보려는 본래 취지는 최신 음성공학, 전통 언어교육 등 관계되는 여러 분야에 합리적으로 활용하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위와 같은 독과점 현상이 보임에 따라 인문학 자료의 바탕에서 관찰되는 사회과학적 현상 내지 경향에 대해 지적해 두고 싶다. 각 언어 단위에 적용 되는 규칙들의 기능 부담량을 관찰하면 전형적 L 자형 도표(아래 <그림 2> 참조)로 집약된다. 상위 몇 항에 그야말로 부()가 집중되어 있고 10위 이하는 전체의 10% 정도를 미미하게 나누어 가지는 형태다. 이는 예기치 않게 자본주의 시장경제 구조와 혹사한 양상이다.

 

여기서 직감되는 사실은 부육약식(富肉弱食)의 이념으로 부자들의 세금을 받아 빈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로빈후드식 통제경제 정책은 언어의 연구 결과에 비추어 보아도 만물의 본연적인 성향을 거스르는 인위적 억지임을 알 수 있다.

 

cf. <그림 2>의 출처:  이상억 (1993)

 

자본주의를 인정하고 이 본성을 활용하여 많은 기업이 부를 창출하여 흘러내리도록 하는 순리를 따라야지 이 본성을 인위적으로 뒤엎으려는 '소주성' 알콜 정책은 잘못된 것임이 언어에서도 방증되었다. 돈이나 말처럼 많이 유통되는 것들은 같은 기본 원리를 가지고 규칙이나 제약을 쌓아나가는 특성이나 경향이 있다고 추론할 수 있겠다. 이 특성을 무시하고 짜는 언어정책은 언어를 인위적으로 바꿀 수 없으니 아예 (북한 같은 비정상 국가 이외에서는) 존재할 수도 없고, 그런 식으로 설계된 경제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작은 결론을 맺자면 언어도 자본주의적이다.

100  |     부자들의 세금을 받아 빈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로빈후드식 통제경제 정책은

       |    언어의 연구 결과에 비추어 보아도 본연적인 성향을 반대하는 인위적 행위

         |

 50  |

       |    

       |------------------------------------------------------------------------------------------------             

0%|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그림 3> 사회주의 경제의 균분 공빈(共貧) 상황을 보이는 점선

 

2.     파레토 법칙[2]: 사회·경제 영역의 경향

 

파레토 법칙(Pareto principle, law of the vital few, principle of factor sparsity) 또는 80 20 법칙(8020 rule) '전체 결과의 80%가 전체 원인의 20%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20%의 고객이 백화점 전체 매출의 80%에 해당하는 만큼 쇼핑하는 현상을 설명할 때 이 용어를 사용한다. 2 8 법칙이라고도 한다.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이탈리아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의 이름에서 따왔다.

 

파레토 법칙의 적용사례 <80/20 법칙>

 

1. 기업이익의 80% 20%의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2. 고객불만   전체고객의 20%로부터 나온다.

 

3. 기업매출   전체매출의 20%로부터 나온다./전체 판매사원의 20%로부터 나온다.

 

4. 통화한 사람 중 20%와의 통화시간이 총 통화시간의 80%를 차지한다.

 

5. 즐겨 입는 옷의 80%는 옷장에 걸린 옷의 20%에 불과하다.

 

6. 전체 주가상승률의 80%는 상승기간의 20%의 기간에서 발생한다.

 

7. 20%의 운전자가 전체 교통위반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8. 20%의 범죄자가 80%의 범죄를 저지른다.

 

9. 성과의 80%는 근무시간 중 집중력을 발휘한 20%의 시간에 이뤄진다.

 

10. 두뇌의 20%가 문제의 80%를 푼다. 우수한 20%의 인재가 80%의 문제를 해결한다. 혹은 뇌의 20프로만 사용하여 문제 해결에 필요한 80%를 해결한다

 

11. 운동선수 중 20%가 전체 상금 80%를 싹쓸이한다.

 

12. 인터넷 유저의 20% 80%의 양질의 정보를 생산한다.

 

파레토 효율(Pareto efficiency) 또는 파레토 최적(Pareto optimality)이란 게임이론과 엔지니어링 및 기타 다양한 사회과학 분야에서 쓰이는 경제학적 개념이다. 경제적 효율성과 수입의 분배에 대한 연구에서 이 개념을 사용하였다. 파레토 효율성이란 하나의 자원배분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손해가 가도록 하지 않고서는 어떤 한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불가능할 때 이 배분 상태를 ‘파레토 효율적이라고 한다. 이상화된 조건 하에서, 자유시장 시스템은 파레토 효율적 訣과로 이끈다는 것이 드러난다. 이것이 후생경제학의 기본 정리다. 반면에 파레토 비효율은 파레토 개선(Pareto improvement)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다음의 아마존의 롱테일 효과에서 볼 수 있듯이, 모바일기기로 연결된 소비자, 커뮤니티 활동, 소통 관계 형성, 소비자 주도 ‘사용자 혁신’, 브랜드/유저 커뮤니티의 지혜를 빌려 커뮤니티 기반의 혁신, 기업의 기회 등이 가능하며, 1. 선도적 소비자가 모이게 하고  2. 소비자가 머물러 교류하고  3. 소비자가 제품을 발전시키게 하며  4. 소비자의 역할이 무한계로  5. 소비자 아이디어가 실행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

 

 cf. 파레토 개선이 가능한 상태의 예

 

이런 방향의 개선은 여러 방법으로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극단적인 사회주의만 아니면 사회 여건과 경제구조의 향상을 위해 자본주의를 보완할 수 있는 많은 아이디어를 살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상억 2019.12.26 17:23
    [본문 나머지 부분: 3장 요약과 결론]
    3. 타 분야의 L자형 예들
    1) 지구 구성 원소의 질량비(%): 지각- 산소 46.6, 규소 27.7; 지구 전체- 철 35, 산소 30
    지구의 지각은 산소와 규소, 지구 핵은 압도적 철과 약간의 니켈, 지구 전체로는 철과 산소가 역시 편재(偏在) 현상을 보인다.
    2) 색채어의 출현 빈도: 흰색 검정색 붉은색이 상위에 있는 언어들이 많다
    3) GDP: 미국, 중국이 압도적으로 우위, 일본, 독일이 다음 층위에, 나머지는 긴 꼬리 모양.
    4) 성씨의 구성 빈도: 김, 이 박 최씨의 합계: 49.3%, 김: 21.5%, 이: 14.7%, 박: 8.4%, 최: 4.7% 5) 국가별 인구 순위: 중국, 인도가 압도적으로 우위, 미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이 다음 층위에. 6) 석유 매장량: 베네주엘라, 사우디 아라비아, 캐나다, 이란, 이라크 등의 순.
    7) 희토류 매장량: 중국 미국, 호주 등이 우위, 미얀마, 러시아, 인도 등이 다음 층위에.

    4. 결론
    앞서 1장 끝 소결론에서 언어도 자본주의적 행태가 보인다고 했었다. 이 말은 L자형 곡선에서 앞머리에 편중된 20% 가량의 소수가 부를 독과점한다든가 하는 자본주의 자유경제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뜻이다. 본성적으로 인간사에 관여된 만물에서 이런 편중 현상이 보편적으로 보인다. 이 현상을 원래 불공평하게 잘못된 상태라고 보면 마치 본성적으로 악하다는 ‘성악설’로 기울 수도 있겠다. 그래서 2장 끝에서 언급한 바, 파레토 비효율로 파레토 개선(Pareto improvement)이 가능한 상태를 꿈꾸게 될 수 있겠다.
    필자는 이 글에서 개선의 방법까지는 일일이 제시하지 않겠다. 다만 그런 방향으로 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꼭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는 말을 해 두려는 것이다. 현재 정권의 정책 수립자들이나 그 동조자들이 꽤 있으니, 그 세력들에 의해 전통적 독과점 구조를 개선하려는 인위적 작위는 끊임없이 있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가령 ‘소득주도성장’ 정책하에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중과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및 분양가 상한제, 건강보험 보장 확대, 심지어 우수한 자사고까지 일반고화와 대학 서열화 완화 정책이 적정치와 속도를 과도하게 넘기며 난무하고 있다.
    물론 이 단계에서 어느 입장에 찬성한다는 뜻을 펴려는 취지도 아니다. 다만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세상 제만사의 본성은 잘 파악하고 일을 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역사적으로도 이 본성은 결국 공산주의 통제계획경제가 자본주의 자유시장경제에 완패하는 결과를 재래했다. 과연 좌파의 사회주의적 경향에 경도하여 거의 일방적으로 그러한 정책들만 집중적으로 추진하다가는 다시 역사적 과오를 범할 수 있으니 부디 L자형 지표들이 출발점에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자는 말이다. 그 사실을 잊고 무리하게 __형으로만 가려 한다면 다 같이 빈한해질 뿐이다.
    이념에 투철하려는 고집보다는 사실을 잘 살펴보고 부작용이 많으면 현실에 맞게 고쳐 나가는 자가 현명한 것이다.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는 법이다. 출산율 0, 성장률 1%, 제 2의 IMF 위기감을 맞고 있는 현정권 시대에 우리는 적어도 현명해지려고 애쓰는 지도자가 이 글이라도 잘 정독하고 성찰해서 우리 운명에 관여하기를 바라고 싶은 것이다.

    참고문헌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