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조회 수 594 추천 수 0 댓글 0

  다음은 김병오가 작년초 이택규가 손수 쓴 연하장을 받고 감격스러워 쓴 글을 지난 2017년 8월1일 이곳 글마당에 게재하였는데 더 좋은 작품으로 수정하여 아래와 같이 보내왔다.


  김병오는 미국, 메릴랜드에서 오랜 의사생활을 마치고 현재는 버지니아에 은거하고 있다.

                                                                                                         (이원구)


二月의 年賀狀


상고머리 적 옛 친구가
옛날 주소로 소식을 전해 왔다. 
눈발이 날리다 말다 하는 날에

二月에 받은 연하장 
半 평생을 돌고 한 달을 더 지나

붉은 해와
처마 끝에 매달린 금빛 木魚
매화 꽃 향기 담아
옛날 친구가 엽서가 되어 왔다.

사라지고 있는 세월을 급히 달린듯 
종이 반절을 채운 
일필휘지一筆揮之
그 동안 안녕하였는가

우리가 안녕하였을까
누항陋巷에서 그대는 남고 나는 떠나고
서투르고 서두르던 파도波濤의 시절을
거친 반세기를 꿈엔들
우리는 무고하였을까.

무거운 짐을 지고 가벼워 하며*
우리는 수고로웠다 슬픈 산맥山脈을 넘었다 할까

모란 꽃에 나비가 날아드는
그림 옆에서 건강과 행복을 비는
인사는 끝을 맺고
못 다한 말은 긴 침묵이 되었다.

가슴을 지펴오는 따스한 
불길에 휩싸여
몇 번이고 뒤집어 보는
二月의 늦은 연하장.

창문 넘어로 어둠은 내리고

달무리에서 조금 떨어져
반짝이는 
저녁 별

총총한 겨울 하늘과 어깨를 겯고 날아가는 기러기 떼는
내가 보낸 편지였다

晩圃 김병오
haymarket, virgi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