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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이현오

“핵 개발에 박수를 보내는 등 북한 주민의 잘못된 현상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대북 방송이나 삐라 보내기 필요해”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들어간 탈북자들이 외부 방송을 듣는 경우가 2000년대 전반에 비해 후반에 들어갈 수록 배 이상이 귀를 기울이고 있어 우리 정부가 대북 방송이나 삐라(전단) 보내기 등 심리전에 신경을 써야 하고, 또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하지 못한다면 민간단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해서라도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가 말했다.

하태경 열린북한방송 대표는 20일 아침 국제외교안보포럼(이사장 김현욱, 전 국회의원) 정례 조찬 강연회에서 현재 우리 사회의 민간 대북 방송기관을 비롯한 인권단체 등에 지원하는 우리 정부의 예산은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고 거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지원하는 상태라고 열악한 여건을 견주어 설명했다.


▲ 20일 아침 가락동 가락관광호텔에서 열린 국제외교안보포럼에서 하태경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konas.net


대북 단파라디오 방송을 주도하고 있는 하 대표는 이 날 '북한 내부 생활 속의 변화 실상과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2009년 11월31일 북한이 단행한 화폐개혁으로부터 150일 작전, 그리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이어진 일련의 사태가 김정은의 후계구도를 강화하기 위한 방편임을 강조하고, 현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우선적으로 취해야 할 일은 정권교체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우리 한국이 해야할 일은 정권교체를 생각하고, 북한의 정권교체를 목표로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작을 해야하고, 대북 공작을 위해서는 삐라와 대북 방송을 해야한다"며 "그래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대북 공작을 위해서는 그에 소요되는 예산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에 의해 지원되는 것은 언급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임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대신 미 관계기관과 최근 들어서는 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나 독지가들이 나서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 대표는 현재 북한 내부 사정과 관련해 지난 8일 김정은의 생일을 빗대면서, 예전 김일성·김정일의 생일을 맞아서는 대대적 선전과 함께 당과 군 간부들에 대한 선물 제공 등이 이뤄지고 했지만 이번 김정은 생일 때는 생일잔치를 못하고 강연 등으로만 했다고 말하고 화폐개혁 이후 현재 물가는 화폐개혁 이전에 비해 1백 배가 오르고 1년 만에 1만 퍼센트에 이르는 인플레 현상이 촉발됐다고 밝혔다.

또 이로 인해 재산가치가 떨어짐으로써 주민들이 북한 돈을 가지려하지 않고, 달러나 위안화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전기가 부족해 신년 1월1일이면 텔레비전을 통해 신년사설을 보게 했지만 올 1일에는 전기 공급이 되지 않았다며 북한에서는 현재 종이부족으로 노동신문도 당 간부가 아니면 보기가 어려워 이런 불만이 김정은에게 몰리고 있다고 실상을 알렸다.

이는 북한이 남조선을 공격하니 결국 남한에서 쌀과 비료, 전기도 주지 않게 된다는 반응이 주민으로부터 나오게 되고 그대로 김정은을 비롯한 당과 정부에 대한 불평불만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이제는 북한에 외부 소식이 들어가 주민들에게 약발이 먹히고 있다"며 "연평도 포격 같은 경우도 첫날에는 주민이 모르고 또 남조선이 공격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남쪽 사람들과 전화통화를 통해 (북한이 공격한 것을)알게 되고, 몇 개월이 지나면 거의 50퍼센트에 달하는 주민들이 사실을 알게된다"고 말했다.

또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사항이기도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지는 한국 관련 내용이 "극히 일부에서 한국 TV를 보기도 하지만 우리의 드라마가 주가 되고, 비디오를 녹화해서 장사를 하기도 한다"며 방송을 듣는 인원이 "단파 방송은 수십만이지만 AM 라디오는 수백만이 봐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이런 것들을 일깨우기 위해 정치 사회적 지식들이 들어가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 AM 주파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요청해도 부여해 주지 않는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한 뒤 "중요한 것은 북한의 TV 송출 방식인 팔 방식으로 해야하지만 그게 안 돼 어렵다"며 가능한 민간단체가 나서서 해야한다고 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강연내용을 경청하고 있는 포럼 회원들. ⓒkonas.net


이와 함께 대북 방송이나 삐라 보내기 운동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로 아직 주민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핵을 개발한 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어 이런 잘못된 현상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대북 방송이나 삐라 등이 필요한 이유라고 밝혔다.

"북한주민들이 김정일 정권에 대해 박수를 보내는 유일한 게 핵과 미사일이고, 이런 점을 타파하기 위해서도 대북 전단이나 방송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 대표는 화폐개혁 이후 북한 사회에 불어닥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사례를 들어 설명하면서 1인당 30만원까지만 화폐를 교환 할 수 있어 더 바꿔야 할 개인들이 다른 사람 이름으로 하거나 일정 비율 나눠 먹기 식으로 교환하려다 발각돼 총살된 경우도 있고, 돈을 불에 태우거나 강물에 버리는 사례도 있었다며 문제는 화폐에 김일성 초상이 새겨져 있음에도 모독 죄로 처벌받게 될 것을 알면서도 버리게 된다고 주민의 변화된 의식과 중산층의 절반이 최하층으로 전락된 경우들을 소개했다.

이어 작년 봄 김영일 내각 총리가 화폐개혁에 따른 정책 실패에 대해 인민반장 이상을 대상으로 사과한 초유의 사실을 들며 "김정일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주민들을 진정케 하고 급한 불을 끄면서 김정은 후계자 문제를 위해 사과한 것"이라며 "1990년대 후반에도 군량미를 풀지 않았는데 작년 후반에 군량미를 풀었다"면서 최근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북한에 시위가 없지만 주민들이 불만을 표출하니 군량미도 풀고 내각총리가 사과하고 해 '우리가 불만을 표출하니 반응하는구나'해서 반항을 한다. 작년에 무산에서 경찰이 거둬가는 자릿세를 내지 말자고 하는 시장세 거부운동이 일어났다. 집단행동을 해도 처벌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경제적 저항운동이고 이런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실상을 일렀다.

이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