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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내가 사는 집은 자그마한 공원과 접해 있다.  공원이 우리집 뒷뜰과 붙어 있으니 공원을 우리집 뒷뜰로 생각하여 좋아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높은 담장으로 막혀있어서 나의 뒷뜰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역시 공원이 지척에 있어서 아침 저녁으로 산보를 할 수 있으니 좋기는 하다.

이 공원 한 구석에는 유태인들이 세운 나치 Holocaust 기념관이 있다.  요사이 이 기념관 확장 공사를 하느라 매우 부산하다.  그런데 내가 이 기념관 옆을 스쳐 걸어가자면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유태인들이 나치가 자신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고발하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으로 이런 기념관을 세우는 것으로 이해하는데 이 정신을 좀 더 확장한다면 더욱 빛날 것이란 생각말이다.

역사상 인류가 다른 동료인류에게 저지른 만행은 비단 유태인들이 당한 나치 홀로코스트 만은 아니다.  당장 굵직굵직한  사례만해도 서반아인들이 잉카인들에 행한 만행, 미국이 건국과정에서 저지른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몰살, 일본인들이 저지른 난칭 대 학살 등이 있고  더욱 최근의 일로는 크로시아인들이 저지른 학살이나 아프리카의 르완다의 학살 등등을 떠 올릴 수 있다.  이런 일들은 나치가 유태인들에 저지른 만행과 더불어 우리 모두가, 영어식의 표현을 쓰자면, “Condemn” 해서 마땅한 일들이다.  Holocaust 기념관에서 유태 희생자들만 기릴 것이 아니라 희생당한 인류의 모든 원혼들을 달래주는 기념관으로 만든다면 더욱 빛나는 기념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또 한가지 나에게 의문스러운 것은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성경에는 신의 이름으로 자행된 야만스러운 학살 장면들이  심심치 않게 기록되어 있다.  출애급기에서 야웨신이 애급의 모든 장자들을 죽이는 이야기는 너무도 잘 알려져 있지만 그 밖에도 특별한 이유도 없이 죄 없는 사람들을 대량으로 학살하는 장면이 많다.  하나의 예로서  여호수아 8장 23절-28절 을 보자.

…Ai왕을 사로잡아 여호수아 앞으로 끌고 왔더라.  이스라엘이 자기를 광야로 따르던 Ai(의) 모든 거민을 들에서 죽이되그들을 다 칼날에 엎드러지게 하여 진멸하기를 마치고 온 이스라엘이  Ai로 돌아와서 칼날로 죽이매 그 날에  Ai사람의 전부가 죽었으니 남녀가 일만 이천이라.   Ai거민을 진멸하기까지 여호수아가 단창을 잡아 든 손을 거두지 아니하였고 오직 그 성읍의 가축과 노략한 것은 여호아께서 여호수아에게 명하신 대로 이스라엘이 탈취하였더라…

이 이야기를 보면 유태인들이 독일인들에게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대량학살을 당한 것과 매우 유사하게 Ai란 나라의 사람들도 유대인들에게 무슨 못할 짓을 했다는 기록은 성경 어디에도 없다.  시대나 규모나 경위에 차이가 있을 뿐 전혀 동일한 경우라고 해도 전혀 무리한 주장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 까지 나는 그 누구도 이 성경이야기를 “Condemn”하는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유태인들은 물론 우리 모두가 나치가 범한Holocaust 를 “Condemn”하고 또 그래야 마땅하다면 우리는 똑 같은 이유로 성경을 “Condemn”해야 하지 않을까?

성경 이야기를 신의 말씀이라고 한다면 도대체 무엇을 바라고 이런 신을 믿을 수 있겠는가?  강도짓을 하도록 명령한 신이 사랑의 신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