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not see this page without javascript.

조회 수 1805 추천 수 1 댓글 0
[이철영] 『가치투자』 해설 ①: “주식투자는 결국 도박 아냐?”

지난주(10월28일) 59회 골프모임(자유CC)에 한남규와 한조가 되어 준결승전에 출전하였다. 상대방은 홍승달•위정일조였다. 라운드도중-

홍승달: “지금 주식을 사도 될까?”
이철영: “주식은 사고(잘 골라서), 달러는 팔면 좋겠는데~~.”
위정일: “그래? 달러는 팔라고?” (숨겨놓은 달러가 좀 있는 모양이다.)
홍승달: “주가가 더 떨어지지 않을까?” (으~~, 어려운 질문이다.)
이철영: “글쎄, 잘 모르겠는데...”
홍승달: “주식투자는 아무래도 위험하지 않냐?” (질문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철영: “글쎄~~(우물쭈물)”
한남규: “이제 다른 얘기나 좀 하자” (자기 전공인 정치얘기를 하자는 뜻)
모두가: “오바마와 매케인이 어쩌구 저쩌구...” (남규가 얘기를 주도한다.)

이날 골프는 내 실력이 모자라서 우리 조가 석패한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남규야, 미안하다”), 나의 전문이기도 한 주식투자분야에서 의미 있는 답변을 못해준 것이 아쉬웠다. 승달의 질문요지는 “장세에 관계없이 원본 까먹지 않는 안전한 주식투자법이 있느냐?”는 것인데... 그것도 ”매력적인 투자수익을 거두면서” 말이다. 요즘처럼 주가가 반 토막이 나는 금융위기•경제불황 속에서 ”있다”고 대답하면 사기꾼으로 몰릴 것 같아 망설여지지만, 용기를 내서 말한다면 답변은 역시 “그렇다(그 원리를 이해하고 믿으면)”이다. 결론을 먼저 말한다면 “가치투자(Value Investing)”가 그런 방법이다.

“가치투자법”에 대해 말하기 전에 먼저 보통사람들의 주식투자 방법인 “Market Timing 투자법”에 대해 살펴보자.

[Market Timing 투자] 사람들이 보통 주식투자한다면, 주가가 오를까 내릴까를 예측하여, 주가가 오를 것 같으면 주식을 사고 내릴 것 같으면 판다. 즉 시장에 들어갈 Timing과 나올 Timing을 맞춰서 투자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때 경제•산업•회사내용의 변화(소위 “정보”)에 따라 주가(주가변동)를 예측한다고는 하지만, 주가는 대중의 심리상태를 포함하여 너무나 많은 변수들에 따라 움직이므로 그것을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게임에서는 내가 제일먼저 소위 ”정보”를 알아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전부 바보들인가?

“Market Timing 투자법”의 변형으로 “Momentum 투자”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주가가 오르는 추세이면 사고 내리는 추세면 파는, 즉 주가의 Momentum을 이용해 그 변동차액을 이익으로 먹겠다는 것이다. 이 방법의 극단적인 예가 “Day Trading”이다.

“Market Timing 투자자”건 “Momentum 투자자”건간에 이들은, 그 회사의 “가치 대비 주가”가 싼지 비싼지 에는 별 관심이 없고, 주가자체의 단기적 변동에서 수익을 얻으려 한다. 그러면 필연적으로 단기매매(Trading)에 치중하여 투기적이 될 수밖에 없다. “투기적” 이란 “결과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 “노력에 따른 보상이 약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도박과 같다”는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이런 게임에서는 시장참여자들이 같은 주식을 불안과 초조 속에서 사거니 팔거니 주고 받으며 주가를 같이 밀어 올리다가, 더 이상 살 사람이 없으면 주가는 폭락하고 마지막 사람이 모든 덤터기를 쓰게 된다. 이것은 시장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내는 거대한 유사사기극과 같다.

사람들은 왜 그런지, 어쩐지, 자기에게는 남보다 더 주가예측능력이 있다고 은근히 믿고(우리자신을 잘 돌아보라), 예측이 한두번 맞으면 그 믿음은 자기과신으로 변하고 그 과신은 보통 비극으로 결말난다. Wall Street의 전설적 인물인 Jesse Livermore는, 주식 Trading(단기매매)으로 1930년 전후에 1억불(지금의 20억불이상에 해당)을 벌기도 했지만, 결국 64세에 권총자살로 생애를 마감하였다. 주식시장에는 자기가 마치 주가예측에 신비한 능력이 있는 양 대가행세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것은 다 허풍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속지 마시라. 주식투자의 성공을 위해 주가 예측능력이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 말이다.

[장기투자의 효과] 이런 사람들 중에는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하는데 무슨...”하고 장기주식투자를 비웃는 사람도 있다. 정말 그럴까? 362년 전(1988년 기준)인 1626년에 인디언이 자기소유였던 Manhattan땅(뉴욕)을 24불에 백인에게 팔았는데, 그 24불을 6%의 채권금리로 굴리면 현재(1988년)의 Manhattan땅 전부를 살 수 있는 돈이 된다고 한다. 인디언이 결국 장사를 잘했다는 것인데, 이것은 복리의 마술적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같은 24불로 같은 기간에 년평균 8% 수익률로 주식투자를 계속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놀라지 마시라. 이 경우에는 1,000개의 Manhattan 땅을 살 수 있는 돈이 나온다. (계산기로 직접 확인해 보라.) 더구나 이 기간(경제 대공황과 수 차례의 주가폭락사건들을 포함하는 기간)에 미국의 년평균 주식투자수익률은 10% 정도이었으므로, 년평균 8%의 주식투자수익률은 보수적인 가정이다.

내가 운영하는 ARK사모펀드[www.arkinvest.co.kr]의 투자수익률이 궁금하다고? ARK펀드는 운영개시일(2003년7월16일) 이후 현재(11월5일)까지 5년 3-4개월 간 (최근의 금융•경제위기와 주가폭락으로 일부 장부상 평가손실이 있긴 했지만) 년평균수익률 17.56%(같은 기간 한국종합주가지수의 년평균수익률은 9.38%)를 기록하였으니, 애초에 목표한 년평균수익률 15%를 초과 달성한 셈이다.

최근에 첫 돌을 맞은 외손자를 위해, 증여세 1,100만원(내년에는 세율이 더 낮아지겠지만)을 내고, ARK펀드 1억원어치를 투자해주었다. 이런 수익률목표(년평균15%)가 달성된다면, 이 아이는 60년 후 환갑잔치에서 4,400억원(1억원이 60년간 15%복리로 늘어난 돈)의 거부가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이제 『가치투자』얘기로 돌아와 보자. (다음 장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