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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 『가치투자』 해설 ③: “남들은 왜 그렇게 안 하는데?”

[Benjamin Graham]  “가치투자”의 원조는 그 자신 위대한 주식투자자이면서 1930-1940년대에 미국 Columbia Business School의 교수이기도 했던 Benjamin Graham이다. 세계적인 가치투자자로서 유명한 Warren Buffett은 그의 학생이면서 그가 운영했던 투자회사의 부하직원이기도 하였다. 나도 1971-72년에 이 학교에 다니면서 그의 유명한 책 “증권분석(Security Analysis)”을 공부한 적이 있으니 그의 학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안전마진”이라는 개념과 함께, 그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훌륭한 개념은 주식시장을 수백•수천 개의 회사를 소유한 변덕스럽고 가끔 술도 취하는 마음 좋은 “Mr. Market” 아저씨로 의인화 한 것 이다. Mr. Market이 술에 취하면,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위기상황에서처럼(어떤 때는 경기호황에서도), 자기회사들의 주식을 말도 안 되는 헐 값에 팔겠다고(동시에 사겠다고) 내놓는다. 가치투자자는 이때에 Mr. Market이 내놓은 우량한 회사의 주식을 진짜 싼값에 사면된다. 그 후 Mr. Market의 변덕이 발동하여 아주 높은 가격에 그 회사주식을 돼 사겠다고 하면(동시에 팔겠다고도 하지만) 못이기는 척하고 그에게 여유 있게 팔면 된다. Mr. Market의 취기와 변덕은 3-5년(금융•경제 변동 싸이클)의 주기 안에 자주 발생한다. Graham에게 주식시장(“Mr. Market”)은 고민과 스트레스라기보다 축복이었다. 우리도 생각을 고쳐먹고 태도를 바꾸면 그렇게 될 수 있다.

Graham은 미국 경제대공황이 시작된 1929년부터 4년간 70%의 누적투자손실을 기록하였지만, 제5년째(1933년)와 6년째(1934년)에 걸쳐 투자손실 전액을 만회하고 상당한 수익을 거두었다. 같은 경제 대공황기에 미국 주식시장(S&P 500)의 주가는 90%나 폭락한 후, 폭락한 주가가 완전히 원상 회복되는 데는 24~25년이 걸렸다. 우리의 최근 금융위기•경제불황은 심각하긴 하지만 1930년의 미국 경제대공황의 정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Benjamin Graham의 위대한 업적은 유사사기극이 연출되는 거대한 도박장 같았던(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당시의 미국 주식시장에서 “중장기적으로” 매력적인 수익을 거두면서 동시에 투자원본도 지킬 수 있는 안전한 주식투자방법--노력에 따른 보상이 약속되는 윤리적으로도 정당한 방법(용기와 믿음이 있다면, 경기출신의 취향에도 맞는 방법)--을 고안해낸 데 있다. 그의 업적으로 일부 ”현명한 투자자(Intelligent Investor)” (그는 가치투자원칙을 따르는 투자자를 이렇게 불렀다)에게 주식투자는 더 이상 “투기”가 아닌 “투자”(결정에 따르는 결과를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로 바뀌게 되었다.

오늘도 미국 Columbia Business School에서는 Benjamin Graham의 생각을 이 학교 MBA학생들에게 열심히 가르치고 있다. 이 학교 교수들이 농담거리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기야 하겠나?

[가치투자의 실천]  Warren Buffett을 비롯한 소수의 위대한 가치 투자자들이 가치투자의 유효성(안전성과 수익성)을 역사적으로 증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투자법이 왜 일반적 투자방법으로 보편화 돼지 않았을까? 이것도 좋은 질문이다.

그것은 가치투자의 원리를 이해하기는 쉽지만, 가치 있는 회사를 발굴하는데 드는 노력, 이런 회사의 가치평가(Valuation)에 필요한 연구분석이 다소 어려운 탓도 있겠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골프에서 보기 플레이어가 되는 정도의 노력이면 다 가능한 것이다. 그보다는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치가 가격에 반영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 그 원리를 진짜로 믿고 그렇게 행동에 옮겨 실천하는 용기(대중에 역행하여 결정을 내리는 용기)가, 단기성과를 바라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ARK의 펀드매니저들이 “가치투자”를 믿게 만드는 것조차 처음에는 쉽지 않았으니깐~~.

따라서, 여러분이 혹시 가치투자자가 됐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모두 가치투자자가 되면 어떻게 하나~~”하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나도 안심하고 이렇게 떠들고 있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 • 노력 • 인내 • 용기”는 쉽지 않지만 보상이 약속된다. “믿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은 투자의 세계에서도 통하는 진리이다. 합리적인 주식투자는 우리산업의 자금줄인 주식시장의 발전에 공헌한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투기도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가치투자의 온상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필요하다.) 가치투자에, 또 하나의 멋진 생각인 “사회책임투자(SRI)” (주식투자를 통해 환경 • 인권 • 기업투명성 • 소액주주권리를 개선하려는 것)의 요소를 접목시키면, 투자수익의 안정적 개선과 함께 주식투자를 통한 보다 적극적인 사회기여의 기회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