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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119구조대지요?   네 그렇습니다.
여기는 북한산 사모바윈데 여자 한분이 급한 상황이니 긴급 도움 바랍니다.
거기가 어디라고요? 북한산 사모바위라니까요.

산이 좋고 친구가 좋아 산을 찾는 지리산연대(매년 봄,가을 지리산을 산행하는 59회들의 모임)의 12월  정기산행시 북한산 사모바위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12월 12일..역사적으로도 유명한 날이기도합니다...오전 9시  일곱명의 노익장들이 독바위역에 모여 북한산을 오릅니다. 총대원은 16명이나 참석은 자유입니다.

불광사를 지나 香林潭에서 시원한 계곡물로 목을 추기고, 사진도 한방 찍고 다시 오르막을 숨을 헐떡이며 올라 널직한 바위에 앉아 담소도 즐기며 다시 바위길을 성큼성큼 뛰어 넘기도 합니다. 날씨가 너무 맑아 동편으로는 인수봉과 노적봉 그리고 의상봉 능선이 동양화로 눈앞에 다가옵니다. 발아래로는 족두리봉도 아름다움을 뽑냅니다. 비봉의 진흥왕 순수비도 선명합니다. 명정수대원의 발걸음이 바쁩니다. 사진을 300장은 찍어야 한답니다.

5분을 쉬니 땀에 젖은 가슴에 한기가 느껴지니 다들 서둘러 일어섭니다. 11시 향로봉에 오릅니다. 평소보다 25분은 빨리 도착한거지요. 추위 때문이겠지요. 오늘은 시간도 널널하니 사모바위에도 오르고 노가리도 풀다 가자는 이원구대원의 제안에 모두들....드디어 사모바위,이원구가 바위에 올라 만세를 부르고 명정수는 찰칵 한 장, 양지 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 뜨거운 차 한잔 하려는데....

“언니 나 어떡해” “엄마 나 좀 살려줘” 하고 왜치며 방방 뛰는 여인이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무슨 사고가 났나? 볼일(?)이 급한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사태가 심상치 않더라구요... 정의의 사나이 정학철옹이 뛰어가 여인을 붙들고 “왜 그래요?” 물으니 그여인 “나 좀 살려 주세요” “나 좀 안아 주세요” “ ”추워 죽겠어요“ ”옷좀 더 입혀 주세요“ 자세히 보니 여인의 입술은 새파랗고, 몸은 부들 부들 떠는데 ...정학철옹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옷을 벗어 여인을 감싸는데도 계속 추워 죽겠다고 ....

그래 내가 급히 119로 신고한 겁니다.  2분쯤 지났을까? “여기는 종로서 119구조대인대요, 거기가 어딥니까?”“가족되십니까?” “환자는 누굽니까?”“아 이사람들아 사람이 죽어가는데 빨리 오지 않고 무슨 일이야. 빨리 구급대나 보내” 거기가 어딥니까“ ”어느 길로 오르셨습니까?“ ”야 이놈들아 우리는 등산객의 하난데 긴급하니 빨리 헬리콥터 보내“ 또 5분 쯤 지나니 핸드폰이 찌르릉, 여기 119구조댄대요, 지금 가고있는 중입니다, 그런대 어디로 가야합니까?” 이런 빌어먹을 놈들....야! 승가사까지는 차로 올수 있으니 거기서 빨리 뛰면 15분이면 올 수 있으니...“이게 119구조현장의 현실임을 알앗습니다.

여인은 추워 죽겠으니 계속 안아 달라 소리칩니다. 처음에는 여인의 친구가 안았는데 조금지나니 자기도 허리가 아파 ...할 수 없이 내가 대타로 안았지요. 정학철옹은 처음부터고요, 조금 지나니 또 한여인이 무릎이 아프다며 교대를 원해 마음씨 착한 권정현 총대장이 ..... 이래서 결국은 세 노인네가 한 여인을 안게 되었습니다
다시 핸드폰이 울립니다. “119구조댑니다. 환자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환자의 보호잡니까?“ ”야 전화가 급한게 아니고 환자가 급해, 그리고 환자가 스스로는 걸어 내려 갈 수 없다 하니 헬리콥터 보내고, 냉한증이니 담요가 필요해“ 냉한증...처음 들어 본 병명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지병이랍니다. 갑자기 추위를 느껴 끔쩍 못한대요.

구조를 요청한지 30여분, 드디어 구조대원 도착...또 다시 똑 같은 질문이 계속됩니다.
“혈압은 정상이냐? 당뇨는 없느냐? 나이는 몇이냐? 가족되느냐?  어느  로 올랐느냐?
아까 전화 할 때 “  이! 비러 먹을 놈들아!” 라고 소리친 정옹이 화를 참으며 한마디헬리콥터는 왜 안오느냐?” “예 여기는 청와대 관할지역이라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뜰 수 있어 약 5분 후면 도착할 겁니다.” 구조대 도착 후 10여분  “서울소방‘ 마크를 단 헬리콥터로 여인은 후송되고....우리 일행은 50분을 사모바위에서 지낸 뒤 예정보다 35분 늦게 다른 대원...산에 오르지 않는 대원은 남대문 막내횟집에서...이 기다리는 남대문에 도착. 이야기는 우리 지리산연대가 보람있는 일을 했다는데 다 같이 박수... 그런데 이럴 때 꼭 한마디 놓치지 않는 어느 분 ”결국은 한 여인을 세 남자가 안았다는 얘기잖아“라고 너스레
막내집에서는 오빠들의 망년회라며 생물 도미찜이 덤으로 나왔으니 소주는 각 1병을 넘고,
이야기는 내년의 지리산으로 달려가며, 여인은 서서히 기억속으로 멀어져 갑니다.
이상이 오늘(2008년 12월 12일)에 있었던 실화입니다.
생생한 사진은 명정수대원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