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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일주 (14) – 하와이


11월 25일 (금) – 하와이에서 고적대의 환영을 받다

오늘은 LA 를 떠나 우리 세계일주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하와이의 ‘호놀룰루’로 떠나는 날이다.   그 동안 따뜻이 우리를 맞아준 친구들에게 전화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누나네 차로 공항으로 나갔다.   12시 30분 비행기로 하와이를 출발하여 태평양 상공을 6시간 날아 오후 4시 30분에 드디어 (시계를 2시간 뒤로 돌리고) 지상 낙원이라는 하와이에 도착하였다.   천당아래 구백당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하와이 여행을 시작했다.

15년 전 회사에서 ‘가족 하와이 여행’을 상으로 받은 적이 있어 정아가 여고 2학년 겨울방학때 온 가족이 설레는 마음으로 온 곳이 바로 여기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쉐라톤 호텔 30층의 방과 오픈카를 렌트해 오하우섬을 일주하면서 즐겁게 보냈던 일이 눈에 선한 곳이다.   하와이는 크고 작은 8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로 그 중 2번째로 큰 섬이 ‘오하우’ 인데 여기에 하와이의 주도인 ‘호놀룰루’가 있다.   호놀룰루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이키키’ 해변이 있어 온갖 고급호텔과 쇼핑몰,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어 관광객을 손짓하고 있는 곳이다.   또한 세계 제2차대전이 촉발된 진주만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공항에 내려 인터넷으로 예약한 렌터카를 몰고 앰버세더 호텔에 여장을 푸니 벌써 어두워졌다.   오후 6시만 되면 해가 지고 밤이 된다.   크루즈에서의 포식에 질려서인지 아내가 라면이 먹고 싶다 하여 일본식 삿뽀로 라면으로 저녁을 먹고, 와이키키 거리로 나오니 길거리를 통제하고 있어 가까이 가 보니 거리에서 ‘퍼레이드’가 한참이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인데 기수단, 응원단, 밴드부등이 각 학교별로 유니폼 복장을 하고 추수감사절과 다가오는 성탄절을 축하하는 음악과 율동을 하며 행진하는 것이 아닌가?   또 한편 해변에서는 불꽃놀이가 요란하다.   마치 우리가 하와이에 온 것을 축하해 주는 것 같아 뭔가 하와이에서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기분으로 마음이 들뜬다.


11월 26일 (토) – 하와이의 아름다운 대 자연에 매혹되다


하와이는 1778년 영국의 쿡 선장이 발견하여 세계에 알려진 곳이다.   그 전에는 문자가 없어 구전되는 이야기로는 남태평양과 남아시아에서 건너온 원주민들로 발견 당시 각 섬이 서로 패권을 다투고 있다가 1795년 카메하메하 왕이 하와이 왕국을 통일하고 8대에 걸쳐 하와이를 통치하다 1898년 미국의 속령이 되고, 사탕수수와 파인애플 재배를 위한 노동력을 위해 1852년 중국으로부터 시작하여 일본 그리고 1903년 우리나라 사람들을 이민으로 받아 들이기 시작하였다는 곳이다.

아침 8시에 드라이브 길에 나섰다.   와이키키 해변을 지나 그 옆에 푸른 잔디에 야자수 나무가 무성한 ‘카피오라니 공원’으로 갔다.   토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조깅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조깅할 필요가 없는 날씬한 사람들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정작 운동해야 할 뚱뚱한 사람들은 운동하는 사람이 없다.   아내 말이 그래서 날씬해 지고, 안 그러니까 뚱뚱해 진다는 그 말도 맞는 말인 것 같다.   예전 같으면 1시간 정도 시간을 내어 ‘다이아몬드 헤드’ 언덕을 다녀 올 터인데, 이번에는 그냥 지나 쳐 버리고 엘비스 프레슬리 주연의 ‘블루 하와이’의 촬영 장소이면서 스노클링으로 유명한 ‘하나우마 베이’ 리조트로 향한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 가니 우리만 그냥 왔지, 모두들 스노클링 장비에 수영복 차림이다.   옅은 바다에 산호초 사이로 열대어가 지천이며 물색갈은 옥색에 청색에 에메랄드빛에 형형색색이다.  

바닷가 경치가 그만인 ‘샌드 비치’와 ‘마카푸 비치’를 지나니 안내서에 있는 대로 ‘color가 blue 라는 게 뭔지를 알고 가는 곳’ 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세계 최고의 윈드 서퍼들의 묘기가 쏟아 지는 ‘카일루아 비치’로 가니 언덕에서는 마침 그 동네의 그림동우회에서 나와서 모두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이다.   우리도 그 옆을 왔다갔다하면서 그림 그리는 모습들을 곁눈질해 보았는데 평화롭고 여유 있는 그네들의 삶이 부럽기만 했다.

바닷가 절경 구경을 그만하고 내륙으로 들어 가니 높게 뻗어 있는 ‘쿠라우 산맥’은 화산으로 돌출한 기기묘묘한 산이라 수직으로 절벽을 이루며 솟아있다.   산길을 따라 올라 가니 높은 절벽 산에는 터널이 뚫려 있고 그걸 지나니 유명한 조망 포인트인 ‘팔리 룩아우트’ 가 나타난다.   높은 절벽에서 내려다 보이는 푸른 초원지대와 주거지들 그리고 바닷가와 넘실대는 파도 그리고 점점이 박혀있는 섬들이, 작가 ‘마크 트웨인’ 이 천하 절경중의 하나라고 극찬할 만 한 곳이었다.

오후에는 도심의 차이나타운과 ‘왕의 동상’과 ‘왕궁’ 그리고 ‘주정부 청사’ 등 시내 관광을 하며 지냈다.   또한 ‘펄 하버’ 에 가서 침몰한 ‘아리조나 호’를 보기도 했다.   느닷없이 비가 내리다가도 햇살이 나기도 한다.   밤늦게 호텔로 돌아와 수퍼에서 사온 ‘신라면’ 으로 저녁을 때우니 한결 뱃속이 편한 게 살 것 같다.


11월 27일 (일) – 하와이는 우리에게 너무나 좋은 휴양지

아침 7시에 와이키키 해변으로 나갔다.   벌써 이곳 젊은이들 100여명 정도가 새까맣게 파도타기를 즐기고 있었다.   서핑보드 하나에 의지해 솟구치는 파도에 올라 타 몸의 균형을 맞추면서 예술적으로 타고 들어 오는 모습이 정말로 신선하다.   어제 알아 둔 한인교회를 찾아 가 오전 9시 주일 예배를 보았다.   산밑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고, ‘신 다니엘’ 목사님의 힘찬 설교 말씀에 마음에 감동이 온다.

점심을 먹은 후 우리는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 본격적으로 와이키키 해변에서 놀기로 하였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많은 사람들이 백사장과 옅은 물가를 가득 메운 가운데 우리도 1시간 남짓 물놀이와 선탠을 하며 즐겁게 보냈다.   백사장에서의 놀이가 끝난 후, 어제에 이어 제2차 드라이브 길에 나섰다.   험준한 산악 길을 터널을 타고 넘어가, 어제 돌아왔던 지점부터 다시 바닷가를 끼고 차를 몰았다.   가는 도중 푸른 풀밭 위에 꽃다발을 여기저기에 꽂아 논 곳이 ‘공원묘지’라 한다.   멋진 공원으로 꾸며진 묘지라 보통 때에도 놀러 가 돌아 보기도 좋을 듯 하여 우리도 저렇게 공원 묘원을 만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해안 바닷가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니 왼편으로는 도로와 바다가 인접해있고 오른쪽에는 높은 산이 우뚝 솟아 있는데 길가에는 온통 열대 꽃으로 장식되어 있고 푸른 잎의 기묘한 나무들이, 그리고 푸른 하늘 밝은 태양 살랑대는 바람에 푸른 바다와 흰 파도, 잘 정돈된 마을, 이곳이 바로 하늘아래 구백당처럼 느껴졌다.   아내가 드디어 한마디한다.   이번 세계일주여행에서 하와이가 가장 좋은 곳으로 보인다며, 와서 살고 싶다고.   아니면 일년에 한 달 만이라도 살고 싶단다.   나는 아내의 그런 투정을 은근히 즐긴다.   그래서 우리는 내년 4월쯤 여기 하와이에서 한달간 살림을 차려볼 까 생각 중이다.

커피나무와 마카도니아 넛을 1815년에 하와이에서는 처음으로 재배했다는 ‘팜 아웃렛’ 에서 공짜 커피와 넛을 먹은후 (이때 미안해서인지 아내는 양식 이라 저렴한 진주 반지를 샀음) 오하우 섬의 최북단인 ‘터틀 베이 리조트’ 로 갔다.   이곳은 지난 달에 LPGA 가 열렸던 곳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골프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저녁 5시, 우리는 드디어 석양이 제일로 아름답다는 ‘선셋 비치’에 도달했다.   많은 사람들이 주말의 선셋을 즐기려고 백사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오후 5시 40분 드디어 해가 서쪽 바다로 지기 시작한다.   우리 세계일주 마지막 날 마지막 시간을 해가 지는 것과 같이 하고 있다.   지난 석 달 간의 여행이 주마등같이 지나 가며 해가 뜰 때가 있고 질 때가 있듯이, 우리 여행도 시작할 때가 있었으니 이렇게 끝날 때가 있음을 저 석양은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바닷속으로 가라 앉은 태양이 사라지지 않고 내일 또 내일의 태양이 뜨듯이, 이번 여행이 끝나도 우리는 또 다른 여행을 꿈꾸며 내일을 맞이 할 것이다.


11월 28일 (월) – 새벽의 와이키키에 인사를 하다

새벽 5시에 잠이 깬다.   드디어 오늘 서울로 들어 가는 날이다.   새벽에 호텔을 나와, 마지막 눈인사를 하기 위해 와이키키 해변으로 나간다.   새벽임에도 어두운 가운데 젊은이들의 서핑이 바다 앞을 점점이 수놓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 렌터카를 반납하고 오전 9시 40분 나리따 행 비행기에 탑승하니 온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몸이 가라 앉는다.

어떻게 95일간의 여행 길을 헤쳐 왔는가?   원래 계획은 85일이었는데, 중간에 ‘멕시코 크루즈’ 가 추가되는 바람에 열흘이 늘어 났다.   닷새만 더 있다 가면 백일을 채우는데, 그러면 아마 다음 번 여행에서 도전의 즐거움이 없어질 것 같아 이걸로 만족하고 돌아 가야겠다.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느낀 여행이었다.  


11월 29일 (화) – 그래도 우리에게 더 좋은 대한민국

9시간의 비행 끝에 일본의 나리따 공항을 경유하여 저녁 6시 1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한강을 끼고 올림픽대로를 질주한다.   야경이 정말로 멋지다.   세계 어디를 내나도 첫 손가락이 꼽히는 우리 대한민국 서울이다.                                



80일간의 세계일주 (15) – 여행을 정리하며

(기 간)  

95일만에 집에 돌아 왔다.   프린스턴의 정아 집에 있었던 보름을 빼면 80일간의 세계 여행길이 그대로 실현된 셈이다.

(경 비)

전체 경비를 예상했던 대로 2,200만원을 썼다.   세계 일주 항공권 (2매)에 740만원이 들었고, 여행 경비는 총 1,460만원이 들었다.   그 내역은 다음과 같다.

08/27-08/31    싱 가 폴        3박 4일     50만원    호텔
08/31-09/04    두 바 이        4박 5일     40만원    친지
09/04-09/17    터    키        13박14일    240만원   단체 패캐지
09/17-09/28    북 유 럽       11박12일    340만원   단체 패캐지
09/28-10/08    스 페 인       10박11일    190만원   호텔 & 렌터카
10/08-10/10    제 네 바         2박3일      30만원   호텔
10/10-10/27    프린스턴      17박18일     60만원   정아 네
10/27-11/03    밴 쿠 버         8박9일      90만원   친지 & 단체 패키지
11/03-11/05    오 레 건         2박3일      20만원   친지
11/05-11/10   샌프란시스코    5박6일     40만원   친지 & 렌터카
11/10-11/16   로스앤젤리스    6박7일     40만원   친지
11/16-11/25   맥시코크루즈    8박9일     230만원  크루즈
11/25-11/28    하 와 이          3박4일      90만원   호텔 & 렌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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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4박95일     1,460만원


(여행 준비)    

모든 예약은 인터넷을 이용하였다.

***   세계 일주 항공권:   아시아나를 포함 16개 항공사로 구성된 ‘스타 얼라이언스’를 택했다.   www.staralliance.co.kr 에 들어 가면 세계일주 항공권에 대한 안내가 나오는데, 15군데를 들리고 29,000마일 이내면 일인당 300만원 정도인데 여기에 공항세와 유류할증료가 70만원이 더 붙는다.     여정을 짜는데는 별도의 ‘세계일주 마일리지 계산기’를 다운 받아 짜면 된다.

***   단체 버스 투어:    런던에 기반을 둔 ‘코스모스 투어’를 이용했는데, www.cosmos.com 에 들어 가면 아주 많은 패키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 선택해서 예약하면 된다.   밴쿠버의 록키마운틴 여행은 ‘스카이라인 투어’를 이용했다.


***   호텔 예약:    www.hotelpass.com 이나 www.octopustravel.com 에 들어 가면 된다.   그러나 특히 유럽 지역에선 www.etaphotel.com이나 www.ibishotel.com 또는 www.hotelformule1.com이 저렴하다.


***   렌트 카:     유럽에선 유럽 체인인 www.europcar.com 이 좋고, 미주 지역에서는 www.hotwire.com 이 매우 저렴하다.


***   크루즈:    www.hotwire.com 에 들어 가 보면 각종 크루즈 패키지가 많이 있으니 고르면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마침 글)

어느 젊은 부부가 여행을 하도 하고 싶어 둘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퇴직금을 받아 여행을 잘 하고 돌아 오는 길에 만난 민박집 아저씨가 하는 말 “여보게 젊은이들, 다음엔 전세금 뽑아 인도를 다녀 오라구”       (끝)
            
Atachment
첨부 '2'
  • 조정희 2006.01.05 21:08
    전체를 다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읽어본 소감으로서는, 이 시점에서
    우리 59회 동지들이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할 시점에 온것 같다는 감이 옵니다.

    최동욱 대감님께서 이렇게 '걸리버여행기' 를 내 놓으신 뜻은 다름이 아니라,
    너희들도 좀, 바깥 구경하면 건강에 좋다! 이거 아니겠읍니까?

    그런고로, 최대감의 이번 여행 경비 2000 몇백만원중 일부라도 59회 동창들이 걷어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것이 바른일 이라고 보는데, 한번 뜻을 모아 보는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여러분의 논의가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