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 방문 후 귀가 중 비행기 안에서 “스포트 라이트”란 영화를 감상하였다. 내가 내 인생의 상당부분을 살았던 보스톤이 배경이라 호기심이 발동했었다. 이 영화는 20년도 더 전에 보스톤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란다.
당시 보스톤에서는 보스톤 교구의 일부 신부들이 장기간에 걸쳐 자행해 왔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추행 문제가 크게 부각된 일이 있었다. 여기서 주목을 받은 일은 당시 보스톤 교구의 버나드(?) 로 추기경 이 사실을 언제 인지하였으며 그 일을 어떻게 처리했는가에 있었다.
보스톤 지역의 최대 일간지였던 보스톤 글로브의 끈질긴 취재 끝에 버나드 로 추기경은 성추행 범죄를 저지른 신부들을 엄격히 처벌하지 않고 단순히 이들을 타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것으로 사안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로 추기경은 이 일로 추기경 직을 사임했지만 그 후 그는 오히려 영전하여 바티칸의 고위직에 임명되었다. 이 기사로 보스톤 글로부는 플리춰 상을 받았고 보스톤 교구는 수억 달라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보상금으로 지불해야만 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 전역의 아동 성추행 신부들에 대한 통계가 나왔는데 밝혀진 것만도 거의 250여명의 신부가 1000여명의 어린이들을 성 추행 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 문제에 대한 일부 연구자는 거의 6%의 신부들이 성추행을 범한 것으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수년전에 교회에서 경험한 일을 떠올리게 되었다. 나에게는 당시의 경험을 기록해 둔 것이 있다. 여기에는 나와 다른 동료 교인들이 교단의 감독이나 감리사와 주고 받은 서신들, 당시의 신문기사, 일부 법원서류 등의 모음도 포함되어 있다. 약 70여 페이지의 분량으로 지루한 내용이라 읽기에 거북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종류의 문제는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사람들에게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고 한 두 사람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여기에 첨부해 둔다.
이런 경험은 내가 “종교의 일반법칙”이라고 이름을 붙인 에드워드 윌슨의 명언을 재삼 음미해 보게 한다 즉: “모든 종교는 그 성직자들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