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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렴치한과 범죄자가 활약할 수 없는, 기쁜 성탄절과 밝은 새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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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色), 맥(脈), 연(緣), 그리고 우리나라 매스컴
                                                                                     1993년 9월 21일


“색”은 빛깔이요, 나아가서 광명이요, “맥”은 피가 돌아다니는 줄기요, 맥박이 뛰는 자리이며, “연”하면 나는 인연을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색”, “맥”, “연”과 관련하여 지방색, 학맥, 인맥, 혈연, 학연, 지연등을, 매스컴(mass communication)에서, 왜 나쁜 의미로 종종 떠들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맥”의 경우, 한 예를 들면 매스컴이 우리나라의 많은 중후하고 아름다운 산맥의 “맥”을 잊어버리게 만들고 있다. 능력이 대등하면 가까운 인재들을 기용하는 것이 동서고금의 인지상정이 아닌가? 최근 고위 판사, 검사들의 대폭 이동과 관련된 논평을 펼친 매스컴, 특히 신문들을 보라! 개개인의 업적을 거론하지는 않고, 고향, 고등학교, 대학 등의 출신처와 못된 의미의 서열과 재산축적을 위주로 도덕성 시비나 하는 것은 실로 그 본분을 잊어버린, 우리나라 매스컴의 한계를 노출한, 한 증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연”하면 인연이 그 주가 아닌가? 부처님의 말씀을 생각하여 보자! 옷소매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하시지 않았던가! 이것이 나쁜 것인가? 나쁜 의미로 “연”과 관련하여 인연, 혈연, 학연 지연…운운하는 정치가들, 특히 매스컴은 그 얼마나 못난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나라에서는 우선 매스컴부터 각성하여야 된다.

나쁜 의미의 “색”, “맥”, “연”을 누가 조장하고 있는가? 관련 글자 인용에 대한 나쁜 풍조가 지속된다면 공산주의 때문에 동무라는 말을 잃었듯이 좋은 의미의, 관련된 말들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능력이 더 있는 사람들이 추잡한 의미의 “색”, “맥”, “연” 때문에 밀려나고 있다면 왜 구체적으로 밀려난 사람들을 거명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가 없다. 이와 관련된 정치 현실은 어떠한가? 정치가들을 견제할 수 있는 주류가 학생들뿐인가? 나는 매스컴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에 있었던 정치와 매스컴의 유착은 왜 거론되지 않는가? 왜 국회, 감사원에서는 이를 조사한다는 말이 없는가? 과거에 정경유착만 있었고 정매(정치와 매스컴)유착은 없었단 말인가?

우리나라도 일부 선진국처럼 매스컴도 고급과 저급으로 나누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천편일률적인 매스컴의 기능은, 능력을 거론하지 않고, 공연히 저질의 “색”과 “맥”과 “연”만을 대중에게 강조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하고 싶다.

참다운 의미의, 고급스러운 “색”과 “맥”과 “연”의 현실화를 통하여 이와 관련된 말들을 자유스럽게 좋은 의미로 사용하게 되도록 매스컴부터 각성하여야 된다. 우리나라에서 고급의 매스컴 문화가 태동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건전한 매스컴이 존립될 떄, 금융실명제는 물론 민주화의 가속화도 이루어진다는 엄연한 진리를 우리는 망각하여서는 안될 것이다.


최창균



(후기1) 조선일보에 기고하였으나 게재거부된 글; 후에 “화학공업과 기술”[NICE로 개명]에 실었음; 여전히 조선일보 구독자임; 중앙일보와 5개의 무료신문들도 봄(학교, 전철/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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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의 글]]
                                                        은근과 끈기


최창균(공대 부교수. 화학공학)

[서울대 대학신문(1983.10. 10: 개교 37주년 특집), 1면]

본인은 학창시절에 우리 배달겨레의 대표적인 민족성의 하나가「은근과 끈기」임을 귀에 익도록 들었다. 그러나 우리가 참다운「은근과 끈기」가 있는 사람들인지 회의가 들 때가 많다. 특히 「끈기」면에서는 부정적인 모습이 일상생활에서 너무 쉽게 눈에 보인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본인의 주관적인 소견을 두서없이 서술하여 보겠다.

대학생들의 대부분이
"대학의 주인은 대학생들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가정에 따르면 서울대학교의 주인은 서울대학생들이다. 실제 이러한 소리를 간혹 학내에서 듣고 있다. 그렇다면 입학, 졸업에 따라 계속하여 주인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바로「은근과 끈기」에 위배되고 더욱이 서울대학교가 국가의 재산이며 국민 모두가 주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무지의 소치라고 본인은 생각한다.

서울대학교를 학생은 물론 국민 모두가 주인의식을 계속 보유하고 아끼고 사랑하며 후원을 계속하여야 될 것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독지가가 서울대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장학사업은 물론 시설지원을 하고 있는 것일까? 유산을 기증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본인은 이러한 견해에서 실망하고 나아가서 서글픈 마음을 갖게 된다.

대학생들은 부정과 불의를 참을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이끌어 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학졸업생이라고 본인은 믿는다. 과연 대학시절에만 부정과 불의를 참을 수 없는 것일까? 서울대학교만 하더라도 벌써 얼마나 많은 졸업생들을 배출하였는가? 참다운「은근과 끈기」가 있는 민족이라면 참고, 기다리고, 올바른 생각을 서서히 전파하며 실천하여 왔을 것이다.

앞으로 졸업하여 나가는 학생들만이라도 밝은 마음과 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굳은 의지력이 지속되어「은근과 끈기」있는 배달겨레임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연구면에서는 어떠한가? 본인의 경우, 지난 10년이 넘도록 단일 주제인 「유체층의 열적 불안정성」에 관하여 연구를 지속하여 왔다. 작년에 어느 기관에서 이에 관하여 초청강연을 한 바 있다. 강연을 하기도 전에
"또 그것이군!"
하는 어느 현명한 분의 말씀이 본인의 귓전을 두드렸다. 10년 동안 지루하게 그러한 연구를 하는 것이 자못 못마땅하다는 의미로 해석되었다. 미국에 있는 교수들로부터도 유사한 경험을 우리나라에서 가졌다는 소리를 몇 번 들었다.
"선생님, 요즈음 무슨 연구를 하고 계십니까?"
"xxx에 대하여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아니, 아직도 그것을 연구하고 계십니까?"
이러한 대화가 오갈 때 보이는 뉘앙스를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본인 지도하에 석사학위를 취득한 대학원 졸업생들의 대부분이 학위논문을 작성, 제출한 후에는 또 다시 대하기가 싫었다는 투로 이야기를 하여왔다. 바로 「은근과 끈기」가 결여되어 있음을 노출하고 있는 한 단면이 된다.

본인이 제7차 국제열전달 회의에서 논문 발표를 위하여 독일 뮌헨시를 방문하였을 때 가장 감명 깊었던 것은 진실된 「은근과 끈기」가 여실히 독일인에게서 엿보였다는 점이었다. 한 예로, 1940년대 세계 제2차 세계대전으로 파괴된 궁궐을 1982년 9월에도 복원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러한 복원사업이 가능할 것인가? 공기단축을 자랑하기 위하여 수년 내에 끝냈을 것이 틀림없다. 또한 거주지를 자주 옮겨야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함인가? 우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교정책은? 정치, 사회적인 측면에서 「은근과 끈기」가 보이지 않는 점이 너무 많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배달겨레는 「은근과 끈기」가 없단 말인가? 현재 KBS-TV에서 방영되고 있는 대하드라마 「개국」을 보라. 조선 5백년사를 상기하여 보자. 또한 오늘날의 우리를 살펴 보자. 우리는 단일민족이다. 「은근과 끈기」가 있기 때문에. 그러나 우리가 조속히 버려야 할 중상모략이 면면히 「은근과 끈기」있게 이어 오고 있지 않은가? 예를 들어 최승은이가 공부를 잘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를 우리가 올바르게 인정하게 될까?
"나도 승은이처럼 교수의 딸이라면 (또는, 열심히 공부한다면) 공부 잘 할 수 있어!"
환언한다면, 최승은 본인의 능력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확대시킨다면, 바로 중상모략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은근히 끈기 있게 중상모략하는 습성을 지녀왔다고 본인은 판단한다. 능력있는 사람을 인정하고, 올바른 소리를 이야기하며, 이를 귀담아 듣고 실천할 수 있는 여건조성을 우리 스스로가 서서히 마련하여야 한다.

급진적인 변화는 대부분의 경우 위험과 마찰이 뒤따른다. 이와 관련하여 태국 부미볼 국왕의 말이 회상된다.
"아편경작을 대책 없이 갑자기 전면 금한다면 경작자가 생계 위협을 받으므로 도적, 반도가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유용한 대체작물을 경작하게 하여 아편보다 이익이 많음을 보여주어 서서히 아편경작을 감소시켜 가고 있다."
바로 「은근과 끈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법은 상식이다. 상식은 실천에 옮겨져야 한다! 우리의 대부분이 올바른 상식을 가지고 있을 때, 올바른 법이 제정되고 실행된다고 본인은 굳게 믿는다. 올바른 상식을 우리 모두가 보유할 날이 올 수 있도록 참다운 「은근과 끈기」를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의무가 서울대학교 졸업생들에게 있다. 이러한 능력배양을 위하여 학창시절이 활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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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2) 최근 정치인, 경제인, 특히 김경준과 그의 누나 Erica Kim과 관련된, 과거의 기사나 TV 보도자료를 회상하면서 ---.



          [퍼온글1] 벤처투자 사기 혐의 김경준씨 한국 송환명령

            입력 : 2005.10.23 05:53 / 수정 : 2005.10.23 05:53

o벤처기업 공금 횡령과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지난해 5월 미 연방수사국(FBI)에 의해 체포된 김경준(39)씨가 한국 송환명령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의 폴 에이브럼스 판사는 22일(이하 현지시간) 송환 재판을 받아오던 김씨에 대해 “한국 정부가 적용한 혐의가 대부분 인정되는 등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김씨는 강제 송환 대상이라고 서면 판결했다. 그러나 김씨 변호인측이 곧바로 구속적부심사를 신청할 예정이어서 김씨의 신병이 인도되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씨는 지난 2001년 한국 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BBK 등 벤처창업투자 회사를 운영해 오다 이명박 서울 시장의 친형이 대표이사로 있는 모 기업의 자금 등 약 3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를 받자 미국으로 건너와 생활하다 베벌리힐스의 자택에서 체포됐다.

에이브럼스 판사는 이번 판결에서 조작된 표적수사라는 김씨의 주장에 대해 “혐의를 밝히는 것은 한국 정부의 몫이고 우리는 단지 국제적 범인 인도 조약에 따라 소환 대상 여부만 판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씨는 연방 법원이 불리한 판결을 내릴 경우 최소 2-3년의 시간이 걸리는 항소가 가능해 한국 정부가 김씨의 신병을 인도 받는 데는 최고 수년이 걸릴수도 있을 전망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퍼온글2] THE KOREA TIMES 11-22-2007

Who Is Erica Kim?

By Kim Rahn
Staff Reporter

Erica Kim, 44, sister of stock manipulator Kim Kyung-joon, is a highly recognized lawyer in the Korean community in the United States.

Emigrating to the U.S. in 1974 with her family, Erica Kim, whose middle name and Korean name is Mi-hae, graduated from Cornell University and UCLA School of Law. She passed the bar exam in 1990 at the age of 27.

The Kim family's relationship with Grand National Party presidential candidate Lee Myung-bak started in 1994 when an acquaintance of Lee introduced her to him at a church in Los Angeles during his visit to the U.S.

Lee was at a party celebrating Kim's publication of her autobiography in Seoul in October 1995. A picture taken at the event shows Lee cutting a cake with Kim.

She acted as a lawyer for the bereaved families of victims of a Korean Air flight crash on Guam in August 1997. She also gave counseling to Koreans in the U.S. on a radio program.

In 1998, Lee went to the U.S. after losing his National Assembly seat for election law violation. They reportedly got to know each other better, and it is said she introduced her brother, Kyung-joon, to him at that time.

In 2000, Lee and Kim Kyung-joon set up LK e-Bank and other funds, and Erica Kim was active in the business with her knowledge of business law. She received fees for legal counseling from Optional Ventures Korea, a firm her brother established.

In 2003, she became the first female president of the Korean American Chamber of Commerce of Los Angeles _ the youngest president at 39. Kim was also appointed as a commissioner for the Los Angeles' Human Relations Commission.

However, her brother was arrested in the U.S. in 2004 for crimes he committed in Korea before fleeing to the country in December 2001.

Erica Kim had to resign from the president and commissioner posts, and also divorced her doctor husband.

The State Bar of California has recently asked the State Bar Court to review whether to suspend her license, as she admitted money-laundering and false tax reporting charges in a federal court last month. According to the Web site of the lawyers' group, Kim tendered her resignation on Nov. 16, with her status written as ``Not eligible to practice law.''

The federal court will hand down a ruling next February, and the bar court will start a review.

rahnita@koreatimes.co.kr

11-20-2007 18:15




[받은글1: 2006.4.27] 존경받는 부자와 정치인  


사람들의 존경을 받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부자들은 특히 그런 것 같다. 오죽하면 부자가 천국에 들어가는 것을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에 비유했겠는가. 부자들은 시기의 대상인지는 모르지만 존경의 대상은 아니다. 시기하고 욕하면서도 다들 부자가 되려고 한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둘 중 하나이다. 욕을 먹더라도 부자가 되는 편이 이익이라고 생각하거나 자기만은 부자가 되어도 욕을 먹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욕을 먹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어떨 때 부자들을 욕하고 비난하는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돈을 모으는 과정이 옳지 않거나 돈을 쓰는 내용이 도덕적이지 않을 때 우리는 부자들을 욕한다. 그러니까 욕먹지 않는 부자가 되려면 옳은 방법으로 돈을 모으고 도덕적으로 돈을 써야 한다. 이런 반문이 예상된다. 옳은 방법을 써서 부자가 되는 것이 가능한 줄 아는가? 또 부자의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쉬운 줄 아는가? 계속 부자이고, 더욱 부자이기 위해서는 도덕적이지 않은 곳에 도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현실을 인식하지 못해서 하는 순진한 말이다. 한 마디로 뭘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것. 다시 익숙한 비유를 사용하자면, 부자가 욕을 먹지 않기가 낙타가 바늘 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


돈이든 정치권력이든 올바르게 얻고 사용할 수 없나

정치인들도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정치인들 역시 시기의 대상인지는 모르겠으나 존경의 대상은 아니다. 그런데도 정치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할 수만 있다면 정치를 해보겠다고 돈을 바치고 뇌물을 주고 사람들을 모은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둘 중 하나이다. 욕을 먹더라도 정치를 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생각하거나 자기만은 정치판에 들어가도 욕을 먹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선거를 치른다는 것은 진흙탕 속으로 들어가 싸우는 것과 같다. 폭로와 교묘한 조작과 허풍과 비난과 술수가 다 동원되는 전쟁판이 아니던가. 그런 것들을 시도하거나 당해야 한다. 행하는 쪽이든 당하는 쪽이든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정치에 목매다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은 그곳에, 그런 모든 악조건들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좋은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가 역시 부자의 경우가 그런 것처럼, 권력을 얻는 과정만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의 부도덕함이 늘 문제이다. 부자들이 그런 것처럼, 정치가들 역시 권력을 얻는 과정에서 옳지 않은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지 않기가 쉽지 않고, 얻은 것을 유지하고 더욱 얻기 위해서 도덕적이지 않은 행태를 하지 않기가 쉽지 않다. 괜찮았던 사람이 그곳에 가서 괜찮지 않게 되어 버리는 사례를 여럿 보았다. 정치판에 뛰어 들지 않았다면 존경 받을 이름으로 남았을 몇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러나 물론 치부(致富)나 정치가 악이라는 뜻은 아니다. 돈은 있어야 하고, 누군가 정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문제의 핵심은 돈이든 권력이든 선하고 올바르게 사용되지 않는 데 있다. 좀 싱거운 소리긴 하지만, 나는 편법 상속하고 세금 안 내고 부당 거래하고 비자금 조성해서 로비하고 해외로 빼돌리고 하는 재벌들을 보면 부자-고시(考試)라는 게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돈을 합법적으로 모으고 도덕적으로 사용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부자가 될 자격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이다. 마찬가지로 뇌물을 주거나 받고 부동산 투기하고 술수를 부리고 말과 행동이 다르고 권력을 남용하고 국민을 우습게 아는 정치인들을 볼 때는 크든 작든 권력을 정상적인 수단을 통해 얻고 올바르게 사용할 능력이 있는 사람을 골라내는 무슨 고시 같은 게 있었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 물론 답답해서 해보는 말이다.

현실적으로 존경 받는 부자들과 정치인들이 많아지도록 제도와 법이 적절한 기능을 해야겠지만, 공동체와 이웃을 배려하는 건강한 윤리 의식이 사회 저변에 스미도록 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 하비 콕스라는 신학자가 최근 어떤 책에서 밝히고 있는 하버드대학교의 사례는 경청할만하다. 그는 1980년대 초에 하버드대학교 학부에 '윤리적 사유'라는 교과 과정을 도입하게 된 경위를 <예수 하버드에 오다>라는 책의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존경받는 부자들과 정치인들이 많아지기를

전문가들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만연한 부정과 비리(그중에는 하버드대 출신도 많았던 모양이다)는 그들의 교육에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인문과학이나 자연과학에 정통하도록 교육받은 학생들이 '사실'에는 전문가가 되지만, 가치관에 있어서는 초보생으로 남아 있다는 것, 자기들이 받은 교육을 윤리적 책임을 가지고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교수회에서 '윤리적 사유'라는 교과 과정을 만들어 필수로 이수하도록 했다는 내용이었다.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 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하버드생들 가운데 윤리적 사유를 할 줄 모르는 이들이 뜻밖에 많더라는 하비 콕스의 술회를 감안하면, 우리라고 크게 다를 것 같지는 않다. 고시가 비현실적이라면 이런 교과 과정을 부자들과 정치인들, 부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과 정치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필수로 이수하게 하는 것은 어떤가? 적어도 어떻게 사는 것이 옳게 사는 것인지를 '사유'하며 사는 것은 다른 것을 사유하며 사는 것보다는 윤리적일 수 있지 않을까. 알면서도 행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윤리적이지 않은지를 상기시켜 주기도 하지 않겠는가.

우리 사회에 존경받는 부자들과 정치인들이 많아지기를, 아니, 적어도 욕 먹는 부자들과 정치인들의 수가 없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쉬운 일이 아닌 줄은 알지만.



글쓴이 / 이승우



  
[받은글2] 3천리 좁은 땅에 싸움질만 하다니
                                                                                   풀어쓰는 茶山이야기 390(받은날: 2007.2.26)



경제도 많이 발전하였고, 민주주의도 제법 높은 수준에 이른 것은 사실입니다. 예전의 가난한 나라보다는 얼마나 좋아진 세상이고, 무서운 독재치하에서 신음하던 시절로 보면 얼마나 자유와 인권이 신장된 세상입니까.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요.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치는 젊은이들, 온갖 일에 불만만 쌓여 자살하는 사람만 기하급수로 늘어나는 세상, 정당은 없고 붕당싸움만 이어지는 정치판,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간극은 갈수록 벌어지는 양극화의 극단적인 세상, 모두가 우리를 슬프게 해주는 것들입니다.

일세의 애국자이자 시대고를 해결하려고 온 몸을 바쳐 학문에 몰두하여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학자 다산은 억울한 귀양살이 생활에서도 나라를 바로잡고 인민의 행복을 염원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간절한 애국시를 지었습니다.

    편 가르며 자기만 옳다 아옹다옹 싸우는 꼴                 蠻觸紛紛各一偏
    객지에서 생각하니 눈물이 절로 솟네                         客窓深念淚汪然
    산하는 옹색하게도 3천리뿐인데                               山河擁塞三千里
    비바람 섞어치듯 싸운 지 200년                                風雨交爭二百年
    수많은 영웅들이 길을 잃고 얼마나 울었던고               無限英雄悲失路
    먹이 다툼에 형제간 싸움 언제쯤 뉘우칠까                  幾時兄弟恥爭田
    은하수 길어서 말끔히 씻어내면                                若將萬斛銀潢洗
    밝은 태양 따사로이 온 누리를 비치련만                     瑞日舒光照八  

「흥분에 겨워(遣興)」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1801년 신유교옥으로 모진 국문을 받아 망가진 신체를 이끌고 저 먼 경상도의 장기, 오늘의 포항시 근처의 외딴 바닷가에 귀양살이 하면서 지은 시인데, 비좁은 3천리 땅에서 붕당싸움만 벌이면서 망가지는 나라꼴에 하도 가슴이 막혀 읊었던 시로 보입니다.

선조 8년에 동서로 분단된 이래 200년이니 너무도 긴긴 싸움이 아니던가요. 더럽고 추잡한 붕당싸움, 은하수라도 퍼서 말끔히 씻어내어 평화로운 세상이 오게 하고 싶다던 다산의 뜻이 간절하기만 합니다. 다산 때부터 또 200년입니다.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한스러운데, 동서로 갈라졌고, 거기서 또 붕당으로, 거기서 또 갈라져 싸우고만 있으니 얼마나 기막히는 일입니까.


박석무 드림



[받은글3] 경제 선진화와 지도자의 도덕성
                                                                                                다산포럼 262(받은날: 2007.3.8)

요즈음 국세청장이 한 언론사로부터 뒷조사를 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 언론사는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세무조사 당국을 협박하고 있는 셈이다. 만약 국세청장에게 숨겨진 비리가 있다면, 세무조사가 중단되거나 적당히 마무리 될 것이다. 다행히 국세청장 본인이 이런 사실을 스스로 공개하는 것으로 보아 숨겨진 부도덕한 비리는 없는 듯하고, 따라서 세무조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가 주요 공직자들에 대해서 인사청문회를 하는 것은 바로 이와 유사한 경우들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를 평화롭고 건전하게 유지시키는 법질서는 그것을 관리하는 공직자들의 도덕성이 의심받을 때 유지될 수 없는 것이다.

성과주의만으로 국제경쟁력이나 선진화 어려워

우리 사회는 법질서가 잘 지켜지지 못하고 있어서 지난해 연간 12조원 이상의 경제적 비용을 부담했다.

우리 국민 소득의 약 1.5%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이렇게 법질서가 파괴되고 있는 것은 크게 보아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법질서를 유지하고 관리해야 할 권력자나 권력 기관들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세간의 인식에 걸맞은 부도덕한 행태를 간혹 보여줬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권력자(대통령 등)가 능력부족, 정경유착 또는 도덕적 신뢰성 결여 등으로, 이익 집단들간의 충돌이나 이들의 과격한 주장을 적절히 조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법질서의 파괴 뒤에는 궁극적으로 정치권력의 부패와 부도덕성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서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써 제기되고 있는 규제 완화의 경우는 어떤가. 각종 경제 관련 행정규제는 다양한 이익집단간의 상충되는 이해관계 때문에 그 완화나 혁파가 쉽지 않다. 때문에 공인의식과 도덕적 규범이 분명해서 모든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정치지도자가 아니고서는 이익집단간의 충돌을 조정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규제완화는 이루어질 수 없다. 때문에 도덕적인 하자가 있거나 부패한 정치지도자는 규제완화에 성공적일 수 없는 것이다.

더 나아가 21세기의 우리 경제는 세계화라는 국제 경제 질서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 세계화의 경제 질서는 각국 경제와 기업에게 투명한 규범을 요구하고 있다. 투명하지 못한 국가 경제 시스템과 기업 활동은 세계화 물결 속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러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고려할 때 부패와 부도덕을 용인하는 성과주의만으로는 우리 경제의 국제 경쟁력이 강화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우리경제의 선진화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경제현실 어려울수록 지도자의 도덕성과 신뢰 중요

현시점에서 우리 경제의 선진화를 위해서 추진되어야 할 시급한 일들은 법질서 확립과 이익집단간의 갈등 조정을 통한 국민 화합, 규제완화, 그리고 세계적 수준의 투명성 제고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개혁적 과제들을 부도덕하거나 부패한 정치지도자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과거에 도덕성면에서 의혹이 있는 총리 후보들을 두 차례나 인사청문회의 검증을 통해서 낙마시켰고, 논문 표절 의혹이 불거진 부총리 후보도 사퇴시켰다. 이러한 절차는 당연하고 우리 모두를 위해서 바람직하다.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경험을 돌이켜 보건데 무능한 대통령과 부패한 대통령은 모두 해당 국가의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쳤고, 부패한 대통령이 무능한 대통령보다 더 큰 악영향을 미쳐서 경제를 후진화 시켰음을 알 수 있다.

경제 현실이 어려울수록 우리 경제의 미래를 긴 안목으로 보면서 도덕적 규범과 신뢰가 중요시되는 정치 환경을 조성하는데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만 우리경제의 선진화가 달성될 수 있음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글쓴이 / 김광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