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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16 00:23

무자(戊子)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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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戊子)년에


연말, 연시에 여러 분으로부터 e-Card, 연하장을 받기만 하고 일체 답신을 못하여 매우 미안합니다. 늦게야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건강상태가 호전되지 않은 탓에 매사 귀찮아 하고 있다는 핑계아닌 핑계도 알립니다.

제가 글을 장기간 싣지 않을 때는 건강이 장기간 좋지 않을 때입니다. 현재 매일 10 종류의 양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 59회 동창회 명부를 받고 살펴보니 세상을 떠난 친구들이 49 사람이 되었군요. 회원의 10%를 넘은 것입니다. 사진들이 없어 더욱 서글펐습니다.

쥐의 해에 쥐에 대한 이야기와 요즈음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운하 축조와 관련된 이야기를 아래에 실어 놓았으니 참고 하십시오,

저희는 제 할아버지 대부터 매년 신정에 차례를 지내 왔습니다.

무자년 새해에 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면서 ---


밤 8시반 경에 자다가 오랫만에 새벽 1시에
최창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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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에


2008년은 무자(戊子)년, 쥐의 해다. 작년 황금돼지의 해(이 자유게시판 No. 177 참조)가 복덩이의 출산을 꿈꾸는 ‘출산의 해’라면, 올해 쥐의 해는 ‘다복(多福)의 해’라고 한다. 쥐 해에 태어난 사람은 식복과 함께 좋은 운명을 타고 났다고 한다.

함경도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천지창조’ 신화에는 미륵이 세상을 이룬 뒤, 물과 불을 얻기 위해 생쥐와 담판을 벌이는 대목이 나온다. 이 때 생쥐는 미륵에게 샘물 찾는 법과 부싯돌로 불을 일으키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그 대가로 미륵에게
“이 세상에 있는 뒤주란 뒤주는 죄다 네가 차지해라.”
는 약속을 받는다. 뒤주는 바로 쌀독이다. 옛날에는 먹는 게 아주 중요했던 시절이라 쌀독을 차지한다는 말은 곧 가장 큰 재산을 얻는다는 말과 같다. ‘쥐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재물 복을 타고 난다’는 말이 생긴 이유다.

쥐는 예로부터 농사의 풍흉과 인간의 화복뿐만 아니라 뱃길의 사고를 예시하거나 꿈으로 알려주는 영물로 받아 들여졌다. 쥐에게는 초능력이 있어 지진이나 화산, 산불이 나기 전에 그것을 미리 알고 떼를 지어 그곳에서 도망친다고 한다. 이러한 쥐의 예지력(豫知力) 때문에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특히 해안도서 지방에서 쥐는 수호신의 하나이다. 전남 신안군의 비금도 월포리 당과 우이도 진리, 대촌리, 경치리, 소우이도의 당은 쥐신을 모신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쥐의 이변은 미래에 일어나게 될 특수한 사건의 상징적 예시로 보고, 아무런 변고가 없도록 제단을 설치하고 당의 주신(主神)과 더불어 제를 올리고 있다. 12지지의 하나로서 쥐를 활용하는 전통은 이미 신라시대에 농후하게 나타나는데, 김유신 묘라든가 민애왕릉과 흥덕왕릉 등지에서는 쥐를 형상화한 띠 동물상을 무덤 주위에 두르거나, 납석제(蠟石製) 쥐 조각을 무덤 안에 넣기도 했다. 흥덕왕릉 12지신상 중에서 쥐만이 유일하게 천의(天衣)를 걸친 모습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조선시대 들어와서는 쥐의 생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 쥐 그림이 많이 전한다. 들에서 수박이나 홍당무를 갉아먹고 있는 쥐를 묘사한 그림은 재미를 선사하기도 하는데 신사임당(申師任堂)이 그린 수박과 쥐 그림은 이런 경향을 대표한다. 겸재 정선 또한 <서투서과(鼠偸西瓜)>라 해서 같은 소재를 한 그림을 남기고 있다

쥐는 남극과 뉴질랜드를 제외한 지구 전 지역에 살고 있는 설치류로 쥐목 포유류의 총칭이다. 이는 포유류 가운데 가장 큰 목으로 포유류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쥐는 덩치가 작지만 번식력이 왕성하다. 집쥐는 보통 1년에 5회 정도 xx(좋지 않은 단어라고 함; 사람의 경우 자녀)를 낳는데, 만일 연간 5회 10마리씩 암수 비율을 똑같이 낳는다고 가정하면 이론적으로 2년 뒤에는 5천만 마리로 불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야말로 엄청난 번식력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종족끼리는 질서가 분명해 부부침실과 xx 방, 화장실과 식량창고 등이 따로 구분돼 있을 정도다.

생존력 또한 대단하다. 비록 시각은 약하나 촉각, 청각, 후각, 미각이 발달돼 야행성으로 활동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촉각을 담당하는 긴 수염, 무엇이든 잘 갉아 먹을 수 있는 앞니, 예민한 감각기관으로 환경적응력이 뛰어나다. 행동이 민첩하고 예지력도 뛰어나 사람 이상의 생존 능력을 갖고 있다. 쥐는 해일과 지진, 산사태 등 지각의 변동 상황을 미리 알아차리는 민감한 예지력이 있다. 그래서 지진이나 해일의 조짐이 있으면 쥐가 떼를 지어 피난을 가거나 배 속에 있던 쥐들이 배 밖으로 튀어나오는 등 크게 동요하는 모습을 보인다. 쥐는 1950년 미군의 엔게비섬의 원자폭탄 실험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았고, 최근 대만에 지진이 일어날 때도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했다. 즉 쥐는 자연재해를 미리 예고해주는 영물이다. 그런 까닭에 바닷가나 섬 지방에서는 쥐의 이동을 보고 풍랑을 미리 점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쥐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쥐를 박멸하자'라는 포스터와 함께 정기적으로 쥐잡는 날을 정해 쥐약을 각 가정에 놓는 등 지금 생각하면 웃지 못할 시대도 있었다. 쥐는 약삭빠르고 잔꾀도 많은 동물이다. 그래서 흔히 눈치 빠르고 약삭빠른 사람을 ‘쥐xx 같은 녀석’이라고 표현하고, 못난 사람이 잘난 체 할 때에도 ‘쥐뿔나게 잘 났다’고 반어적으로 표현한다. 이롭지 못한 품행과 질병의 매개체로서도 좋지 않은 동물로 각인돼 있다. 농작물을 해치고 곡식을 훔쳐 먹는 해로운 동물에다 식중독, 흑사병, 유행성 출혈열 같은 갖가지 병을 옮긴다고 밝혀져 더 몹쓸 동물로 돼 버린 것 같다. 대표적인 예가 1347년~1351년에 걸쳐 유럽 인구의 1/3(2500만명으로 추산)을 죽게 한 흑사병(黑死病, black death, 페스트)이다. 우연히 1348년이 무자(戊子)년 쥐 해다. 흑사병은 1361~1363, 1369~1371, 1374~1375, 1390, 1400, 1664~1365년에 다시 유행했으며, 치사율은 지역마다 달랐다. 묘하게도 앞에 열거된 연도 중에는 쥐 해가 없다. 중세 독일의 전설 ‘쥐잡이 피리 부는 사나이(Piped Piper of Hamelin)’는 흑사병에 근거하였다는 설이 있다.

쥐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머리가 좋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꾀돌이' 이미지를 갖고 있다. 쥐를 캐릭터화한 '미키마우스'는 어린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살아있는 쥐는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혐오의 대상인 것이 사실이다. 과학자들에게는 쥐가 어떤 존재일까?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이후부터 인간은 쥐와 싸워왔다."
고 단언하는 동물학자도 있지만 과학자들에게 쥐는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연구자원이다.

연구용 쥐의 역사는 의학 발전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해부학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19세기 후반에 이미 쥐에 대한 많은 해부학적 연구가 진행됐다. 질병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야 하던 사람들에게 쥐는 언제나 곁에서 함께 해 주었다. 그래서 일부 생명과학자들은 쥐를 `살아있는 계측기'라고 불렀고 더 나아가 `살아있는 시약'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만큼 쥐는 기초의학 실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쥐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많은 과학자들이 선호하는 동물 모델로 자리잡게 됐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100위 안의 약품은 모두 쥐 연구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종종 뉴스에 등장하는 ‘슈퍼쥐’도 쥐 연구 과정에서 탄생한다. 최근에 등장한 ‘슈퍼쥐’에는 겁 없는 생쥐, 강철 체력의 생쥐가 있다. 겁 없는 슈퍼쥐는 일본 도쿄대의 사카노 히토시 교수가 만들었다. 뇌 속에 있는 특정 후각세포를 제거하자 쥐는 고양이 앞에서도 떨지 않고 당당히 행동했다. 겁 없는 슈퍼쥐는 동물들이 주로 후각을 통해 공포를 느낀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강철 체력의 슈퍼쥐는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의 리처드 헨슨 교수팀이 만들었다. 유전자를 조작해 운동할 때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젖산이 줄어들게 했다. 통계적으로 보통 쥐가 19분 정도 달리는 데 비해 슈퍼쥐는 6시간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다. 슈퍼쥐는 보통 쥐보다 먹이를 1.6배 많이 먹지만 대사가 활발해 몸매는 날씬하다. 1994년 미국 록펠러 대학의 제프리 프리드먼 박사는 당뇨와 비만을 일으키지 않는 쥐를 개발했고 세계적인 제약사인 암젠은 당시 2000만 달러에 이 쥐에 대한 특허권을 사들여 당뇨와 비만을 없애는 신약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2001년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마무리와 함께 이듬해인 2002년 12월 생쥐게놈 프로젝트가 완료됨에 따라 쥐는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2002년 12월 5일자 네이처(Nature)지에 발표된 '생쥐의 유전자 서열'에 따르면 인간과 쥐는 약 40%의 유전자가 동일하다. 더구나 약 80%의 유전자가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같은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계기로 실험용 쥐는 특별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다른 쥐들과 달리 실험용 쥐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동물 사육실에서 자라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건강진단을 받을뿐더러 쥐의 고유 특성과 성격을 유지하기 위해 혈통을 유전시키기 위한 융숭한 대접을 받으며 지내기도 한다.

안전성평가연구소 송창우 연구원은
"AALAS(미국 실험동물학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실험용 쥐는 연간 3000만 마리에 달하며 국내에서도 연간 약 300만 마리의 실험용 쥐를 활용하는 등 생명공학 분야에서 쥐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쥐는 생명현상과 유전자 기능을 밝히는데 지속적으로 활용됨으로써 난치병 정복을 위한 필수적인 자원으로 활용될 것임에 틀림없다. 단기발암성시험을 하는 데 사용되는 유전자 변형 생쥐 한 마리가 40만원대(Taconic Farm: 일본실험동물중안연구소)를 호가한다. BT시대인 21세기에 쥐는 고부가가치 산업의 한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고 말했다.

12간지에서 첫 번째로 나오는 쥐의 해인 2008년 무자년(戊子年)이 다산(多産)과 다복(多福)의 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


[출처] <KISTI의 과학향기,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모바일로 보는 디지털타임스 이준기기자>, <대덕넷 정윤하 기자>의 글과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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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글] 1782년 과거시험 문제, “운하 대책을 논하라”
                                              실학산책 제74호(2008)



1782(정조 6)년, 정조 임금은 성균관 및 사학(四學) 유생들을 대상으로 춘시(春試)를 시행하면서 그 시험문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조세 운반 대책을 논하는 것이지만, 핵심은 태안 부근의 운하 건설 대책을 논하는 것이었다. 조선조의 조세 물자 운반은 육로(陸路) 대신 주로 수로(水路)―해운(바닷길)과 수운(강길)―를 이용할 방법이 강구되었고, 실학자들 역시 수로로 물자를 운반하는 것이 산이 많은 우리나라 지세를 고려할 때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육로는 미비하고 바닷길은 위험하니, 그 대책을 마음껏 기술하라!

하지만, 수로는 배의 침몰로 인해 세곡(稅穀)과 인명 손실 사고가 많았다. 특히 삼남(三南)의 세선(稅船)이 안흥(安興)에서 자주 침몰하는 것 때문에 태안(泰安)의 갯벌을 파자는 논의가 있어 왔던 것이다. 태안의 안면도 부근은 예전에도 그곳이 배가 자주 침몰되는 곳이어서 신숙주, 김육 등의 학자들이 간헐적으로 대책을 논의하곤 했었다.

『홍재전서』에서 요점만 인용해본다.

“해운의 길에 있어서는 고려 때부터 지금까지 개정된 것이 없다. 파선되거나 물에 젖어 썩는 걱정이 오늘날보다 막심한 적은 없었다. 그 폐단은 어디에 있느냐? 안흥(安興)에 포구를 파자는 의논은 오래되었으나 가부가 서로 견지하여 하나로 되지 못하고, 심지어 안흥의 좌우에 조창을 설치하여 위험한 물길을 피하자는 의논도 있다. 대체로 바닷길 천 리에 오직 이곳만 걱정이 되었는데, 지금은 내양의 파도가 평온하던 곳에도 모두 파선이 되고 암초와 모래톱으로 파선되지 않는 곳이 없으니, 비단 안흥만 위험한 곳일 뿐이 아니다. 그렇게 된 까닭은 무엇 때문이냐? ……조운의 일로 백성이나 나라에서 곤란을 겪고 있으니 이 어찌 작은 일이겠느냐. 국가에서 어찌 차마 좌시하고 구제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학사 대부는 반드시 고금의 제도에 달통하고 있을 것이니, 이해의 근원을 탐구하여 공사가 모두 편리하게 하고 해묵은 폐단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각기 편장에 저술하라. 내 친히 열람하리라.”

이 시험 문제 출제 초안은 다산 정약용이 작성했던 것 같다. 『다산시문집』권 9, 책문 조항에 「조운책(漕運策)」이 실려 있는데, 역시 이러하다. 이는 양서 지방(兩西地方)의 곡식은 장산(長山)에서 손실을 당하고, 삼남 지방(三南地方)의 곡식은 태안 부근인 안흥량(安興梁)에서 손실을 당하니, 운하를 파고 뱃길을 뚫어서 배가 다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간헐적으로 되풀이 되어 왔기에 이런 시험 문제를 냈던 것이다.

다산은 이런 주장이 “더러 발언되긴 했어도 시험해보지 않은 경우도 있고, 시작을 하였다가 바로 그만둔 경우도 있었다. 이것은 고위당국자의 수치요, 또한 백성들이 다 같이 걱정해야 될 일이 아닌가 한다. 여러 선비들은 고금의 일을 널리 알고 있을 것이니, 반드시 폐단을 바르게 고칠 계책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각각 마음껏 기술하라.”고 했다.

요즘 뉴스를 보면서 저절로 이 시험 문제가 자주 생각난다. 정조 임금도, 다산 정약용도, 문제를 탁 터놓고 허심탄회하게 문제를 논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금은 “학사 대부는 고금의 제도에 달통하고 있을 것이니”라고 믿으면서, “내 친히 열람하리라”라고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고, 최고 수준의 국정 보좌를 했던 다산은 “각각 마음껏 기술하라”라고 다른 학자들을 섬기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섬김과 경청의 자세야말로 올바른 국정 운영의 첫걸음일 것이다.

                                       도로, 철도, 바닷길이 열렸으니, 대운하 타당여부를 마음껏 기술하라!

대운하 문제는 국토개발, 물류환경개선, 경제발전, 일자리 창출 등등의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것은 빈말이고 소수특권층과 그 주변 투기꾼들의 특혜 및 환경파괴를 우려하거나, 정권 이벤트로 기하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 꼴이 될까 의구심의 눈초리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차기 국정최고책임자의 경력상 이 사업의 비현실성을 너무도 잘 알고 있을 거라고 한다. 다만, 1년쯤 추진하는 듯한 제스추어를 하는 것은 선거공약에 대한 예의이고, 각계 전문가와 국민이 반대하므로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국민의 뜻을 섬기는 모습이 되니, 대통령당선자로서는 이래저래 정치 전략상 잃을 것이 없을 거라는 이야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추측과 계산들은 너무도 서글프고 초라하다. 그 바탕에 온통 불신과 분열을 전제로 가능한 논의들이 아닌가! 자신들의 조국, 함께 살아가야 할 국민들을 대상으로 온통 잔 계산만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추측들이 아닌가! 눈물 나지 않나?

만약 다산 정약용 선생이 지금 다시 출제를 한다면, 그때와 반대되는 질문을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산이 많아 육로가 험하지만, 그럼에도 도로망을 훌륭하게 발달시켰다. 그래서 고속도로와 고속철도로 물자를 수송하는 것에도 넉넉히 여유가 있는 상황에 와 있다. 깨끗한 수자원 보호가 전 지구적 과제가 되어가고 있는데, 물자수송을 위해 운하를 판다, 운하를 위해 모든 교량의 교각 거리를 재조정한다, 무엇을 얼마나 운송할 것이 있을지도 계획하지 못한 채 일단 뱃길부터 내고 본다, 이렇게 국책 추진을 하는 것이 옳은지 논하라. 각각 마음껏 기술하라, 내 친히 열람하리라.”


글쓴이 / 이지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