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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설날 잘 보내세요.

더욱 밝은 설날이 어서 오기를 바라면서 아래의 글을 썼습니다. 여가시에 보세요.


최창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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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幹會기념 학술대회를 참석하고


어제 2월15일은 취임 56일만에 논문 표절 의혹으로 고려대 총장이 사표를 제출한 날이다. 작년에는 교육부 신임부총리가 논문 표절로 보다 빨리 물러나더니 ---. 이래저래 교육계는 만신창이다.

어제, 일제 강점기에 민족운동 단체였던 신간회의 창립 80주년 기념식(13:30-14:20) 및 학술대회(14:30-18:30)가 한국프레스센타[국어사전에 의하면, "센타"가 아니라 "센터"가 맞는 말임]에서 있었다. 나는 오후 3시경에 강연장에 도착하였다. 이미 인쇄물(300부만 준비하였다고 함)은 동이 났으나 강연장 안에는 빈자리가 많았다. 주요 인사들(오늘 조선일보 관련기사 참조)은 기념식에만 참석하고 서로 인사하고 사진만 찍은 후 인쇄물을 가지고 자리를 떠난 것 같았다. 이는 우리나라 학술대회나 결혼식에서 종종 보이는 진풍경이다.

20여년전에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개최된 한미간 열전달학술회의에서, 어느 저명한 미국교수(Duke대 기계과 Bejan; 로마제국 아드리안 황제의 후손이라고 나에게 자랑하였음)와 내가 휴식시간에 교수회관 밖에서 환담을 하고 있었다. 이때 교수회관을 떠나가는 일행(어느 교수와 그의 지도학생들)을 보고 이 미국교수가
“저기, 수탉(rooster)이 암탉들(hens) 데리고 갑니다.”
라고 나에게 말하였다. 신간회창립기념 학술대회에서도 이 말이 연상되었다.

대회장을 떠나가려고 짐을 챙기고 있는 신간회 관련 안내인들에게 나는 인쇄물을 달라고 투정을 한참 부리고 집으로 가려고 하는데 명함을 주면 우송하여 주겠다고 하여 명함을 주었더니 고맙게도 안내서와 책 한 권을 주어 나는 다시 강연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청중 수는 더욱 줄어들어 있었다.

제1부(신간회의 창립과 조직구성)의 발표자, 토론자 6인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니 용어 혼란이 심했다. 예를 들면, 좌익민족주의자는 일제와 비타협을 주장한 분들 전체이고 민족주의세력은 우파와 좌파로 나뉘고 좌파와 사회주의자들이 신간회를 창립하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좌, 우가 제멋대로 해석되고 있는 것이 답답하였다. ML당계, ML파 하며 달리 말하는 것도 이상하였다. ML이 무엇인지는 각주를 통해 알아보란다. 토론이 끝난 다음에 ML이 Marx-Lenin을 지칭하는 것이냐고 개인적으로 물었더니 한 분이 그렇다고 답하였다. 어떻게 보면 위와 같은, 통일되지 않은 용어들을 쓴 것이, 표절(?)을 피하려고, 일부러 꾸민 것으로 보였다. 아마도 현 시국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제 청중 수는 대폭 줄어들어 더 이상 내가 앉아있기가 민망하여 집으로 향하였다.

오늘 아침 조선일보는
“신간회의 좌▪우 통합정신
대한민국 국가지표로 삼자”
라고 크게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구호는, 학술발표대회에서는, 보이지 않았고 좌파가 크게 부각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언제나 학자다운 또한 기자다운 면모가 생성되어 그 여파가 우리의 의식개혁에 도움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