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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2 07:52

최창균의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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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회 친구들에게,


건강이 지난 3월 2일부터 4월 24일까지 좋지 않았습니다. 2000년부터 매년 환절기에 겪는 고통입니다. 작년을 정점으로 고통을 겪는 시일이 계속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번 춘곤증은 작년보다 20일 줄어들었습니다.

이제 나이들어가니 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때 무료로 호를 지어주겠다고 하여 호를 받았습니다. 앞으로는 가급적 "백강"이라고 불러 주세요.

제 첫 호가 白江이 된 것은, 호를 지어준 분에 의하면, 백강이 다음과 같기 때문입니다.

白江이란 깨끗하고 물들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강을 이름이니 옛말에 白江不 汚 潤土生穀 이라  했습니다. 白江은 오염되지 않으니 토양을 윤택하게 해주고 곡식을 자라게 한다라는뜻입니다. 깨끗한 강에 햇살이 비추면 그 빛이 황금색과 같이 되는 오염되지 않은 강물의 미네랄이 햇빛에 반사되기 때문인데 이런 것이 白江의 모습입니다. 지금의 錦江을 삼국시대에 白江으로 불렀는데 비단같이 고운 강 역시 白江의 모습 중 하나일 것입니다.

오는 5월9일에는 동창회에 참석하려고 합니다. 김양선, 홍승달  회장 재임시에는 일부러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근본 원인은 이희상 회장 시절에 어윤대가 장학사업위원장으로  전혀 일을 안하고  공만  차지한 데에 있습니다(당시 우리 회보  참조). 때문에 임원이 아닌 제가 위원장직을 대행하면서 제 말 때문에 임원 회의에서 드물게 불협화음이 생겼던 것입니다.

제 큰딸 결혼식에 초청장을 "홀수회" 회원과 극소수의 친구들에게만 보냈습니다. 그 이유는 사위 부친이 양가 각각 청첩장 150장을 보내자고 하여 그대로 따른 데에 주원인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아직도 신랑쪽이 결혼식과 관련하여 힘을 씁니다.

저에게는 아직 막내딸이 남아 있습니다.  막내딸 결혼식에는, 가능하다면, 회장은 물론 국내에 있는 친구 모두에게 청첩장을 보내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막내딸(1979년 12월생)이 날씬한 직업여성이고 내 눈에는 예쁜데, 막내딸에게 애인이 아직도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애인이 없는, 좋은 미혼 청년이 있으면  연락 바랍니다. 제 마음에 들면 막내딸 전화번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아래에 다산 포럼에 나온 글을 실었습니다. 참고 바랍니다.

동창회에서 봅시다.

최창균





속된 선비와 참된 선비


‘선비(儒)’라는 단어처럼 좋은 단어가 어디에 또 있을까요. 지식인이라는 단어나 식자인(識字人)이라는 단어도 좋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선비라고 하면 무언가 다른 의미까지 합해져서 큰 뜻이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주례(周禮)』라는 중국의 고경(古經)에 “도덕으로 민심을 얻는 사람을 선비라 한다”(爾得民謂之儒 : 天官편)라고 말한 것을 보면 글이나 읽고 행실이 얌전한 사람의 호칭이 선비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최소한 선비라는 호칭을 들으려면 학문과 도덕을 겸해서 백성을 구제할 능력을 지녀야만 선비라고 부를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다산은 일찍이 「속유론(俗儒論)」을 지어 속된 선비와 참된 선비를 명확히 구별한 바가 있습니다. 책이나 읽으며 글을 지어 글장난이나 하고 글자 풀이나 한다고 해서는 선비일 수 없고, 최소한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편하게 해 줄(治國安民) 능력이 있어야 하고, 오랑캐를 물리치고 재용(財用)을 넉넉하게 하며 문무(文武)를 겸해야만 참된 선비라 할 수 있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의 글 「문유(問儒)」에는 수유(儒), 부유(腐儒), 비유(鄙儒), 구유(拘儒), 도유(盜儒), 천유(賤儒), 이유(俚儒), 공유(空儒) 등을 나열하여 세상에 없어져야 할 못된 이름의 선비를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산은 실용의 능력을 지닌 진짜 선비이던 순유(醇儒)나 통유(通儒)를 거론하여 그들만이 세상에 도움을 주는 선비라고 찬양하고 있습니다.

가장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선비란 역시 지식인에 속하지만, 그냥 책이나 읽고 문장에나 힘쓰는 선비여서는 안되고 세상을 바르게 만들고 백성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비가 참 선비라는 말입니다. 글자나 배워 세상 사람들이나 속여먹고, 지도자라는 위치에 올라 온갖 잔꾀를 부리며 억지로 자신의 지위나 유지하고, 더 높은 지위에 오르려는 자들은 절대로 선비라는 호칭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다산의 뜻이었습니다.

선거철이 다가옵니다. 모두가 자신이 최고로 참된 선비라고 떠들어 대는데, 촘촘히 살펴봅시다. 누가 과연 진짜 선비인가를. 거짓 선비는 명쾌하게 물리치는 세상이 왔으면 합니다.

박석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