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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수북이 쌓인 자료철 속에서 15년 전에 손창식씨가 넘겨준 증언 녹취록이 눈에 띄었습니다. 손씨는 DJ의 출생지 하의도와 뱃길로 두 시간쯤 떨어진 전남 완도 출신으로 젊어서부터 정계에 뛰어든 열혈 정치인이 었습니다. 그는 한때 DJ 캠프에서 “선생님을 위해” 물 불 가리지 않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러던 중  DJ의 출생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이 세간에 떠 돌자 자신이 스스로 진실을 밝혀 “선생님의 억울함을 풀어 들여야 겠다”고 다짐, 현장취재를 시작했고, 그 결과는 처음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말았다 합니다.

진상을 알아버린 손씨는 차라리 진실을 세상에 밝히자고 주장했고 그 결과 그는 동교동에서 쫓겨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이 녹취록은 손씨가 10여년간 하의도에 살던 DJ의 어릴 때 친구, 친척, 지인들과 나눈 많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난 두 칼럼에서 살펴본 DJ의 출생비밀과 관련된 일부 부문을 소개 합니다. ( 손씨는 지난 2004년 겨울 을지로 뒷길에서 의문의 죽음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논취록에서 “나”는 손창식씨 자신입니다.)

대중이를 가만두지 않겠다.

나는 하의도의 김해 김씨 문중 어른인 김성수(가명) 어른과 긴 시간 얘기를 나누고 그분이 가르쳐준 김대중씨의 옛 학교 친구를 찾았다. 그 때 그 분은 마을 사람들과 얘기를 하고 있었다.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점방에서 술 5병을 사고 고추장과 식초도 더 샀다.  그리고는 그들이 있는 곳에 다가가 그 분들의 화를 돋굴만한 이야기를 끄집어 냈다.  

“김대중 선생은 이 나라의 큰 인물이고 하의도의 자랑인데, 그가 김해 김가가 아니고,  윤가다  제갈가다 하면서 말이 많은데, 화 안나세요?  다른데 사는 우리 같은 사람도 화가 나는데…그러니께 하의도 후광리 출신 김대중씨는 대통령 못되는 거예요.  팔 걷어 붙이고 서울이다, 일본이다, 쫓아가서 전두환이 김종필이를 죽여야  될거 아네요.  그래야 일본 게다짝들도 남의 나라 지도자에게 이러쿵 저러쿵 못할꺼고.  그러나 이 동네 사람들이 가만히 있으니 말이 많은 겁니다.”

이렇게 화를 북돋게 하고는 혼자 말처럼, “빨리가서 한놈 잡아서 회부터 처먹고 밤 낚시나 해야제.  아저씨들 술, 회 잡수시고 싶으면 저녁에 저한테로 오십시요.”  라고 말하고 갔다.

낚시를 드리우고, 텐트를 치고, 라면을 끓일려고 하는데 인적 소리가 들렸다.  저녁 11시 쯤이였을까  아까 낮에 후광리 동네서 봤던 김윤철씨였다.  너무 반가웠다. 나는 즉시 소형 라디오 속에 있는 녹음기를 틀고 김윤철씨에게 말을 시켰다.

김윤철씨 인터뷰 기록 (남, 60대 중반, 1991년 5월)  

젊은 분이 낚시 왔오, 아니면 이 곳에 무슨 염탐하러 다니오?나 오늘 당신이 저 웃마을 김해 김씨 문중 어른을 만났단 얘기 지금 듣고 거기서 술 한잔 얻어먹고 오는 길인데  당신이 정보부 사람이오 김대중 비서실 사람이오?  내 (당신) 얘기는 대충 문중어른 한테 들어서는 알지마는 (당신은) 괘씸한 사람이여.왜?  우리동네 들어서자 마자 나부터 찾고 여러사람 있는데서 동네를 욕하고 나를 빗대서 욕하는 것이 여간 괘씸한 것이 아니여.  당신이 여러 사람들 앞에서 내 얘기를 안 했으면 나 여기 오지도 않았을 것이고,  마침 문중 어른이 사람을 보내 만났더니, 당신 얘기를 하기에 확인 한번 해 보려고 왔오.  쪼그마한 섬에 보통학교 학생들이라고 해 봐야 몇 사람 안 돼.  그런식으로 어른들을 놀리면 안되는 것이여.”

아저씨는 전혀 취기가 없었고, 또렸하고 논리 정연한 말로 나를 혼내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아저씨 죄송합니다.  (저는) 겸사겸사 왔습니다.  낚시도 하고 (하의도에) 온 길에 김대중씨의 사정이나 한번 들어 봤으면 하고 왔다가 그만 제가 경망스런 실수를 저지른 것 같습니다. “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은 흥분을 자극시켜 지금 같은 상황을 바라고 의도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나는 게속해서 말했다. “

용서하십시오.  저는 정보부 사람도 이니고 (동교동) 비서실 사람도 아닙니다.  김대중 선생님을 오랫동안 모시고 따르다 보니 젊은 놈이 오기도 났고, 정부와 사회의 불만도 있어서 그렇게 됐습니다. 용서하십시요.  가능하면 김대중 선생님에 대한 얘기좀 들려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오직 일본놈 신문기자 [시바다 미노루 일본 사께이 신문 서울 특파원]를 선생님이 아니면 저라도 국제헌법재판소에 고발하려고 하거든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나는 낚싯대가 있는데로 갔다.  낚싯대를 보니 잡고기 두마리가 걸려 있었다. 비눌치고, 회를 만들어 가지고 온 초장과 함께 들고 갔다. 

 “야 맛 좋다.  사실 회는 이렇게 묵어야 제 맛이여.  그런데 젊이 분은 회를 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네.  술 한잔 해 보고 권해야제.  한 잔 하시오.”

“저는 술을 한잔도 못합니다.  특이체질이라서 조금만 하면 온 몸이 두드러기가 생기고 트러불이 생깁니다.”

“그런 사람이 뭔 정치를 혀.  말 들은께 고생도 많이하고 그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