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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덧 겨울이 물러갔습니다. 혹독한 추위도 없었고 눈마저 크게 내린 기억이 없습니다. 한번도 겨울다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 채 물러갔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초 예년보다 춥겠다던 지난 해 일기예보가 크게 빗나간 것이지요. 뒤늦게 강원도에 끈질기게 폭설이 내려 제법 많은 인명피해까지 났지만 이 곳 서울에서는 먼 나라 얘기로만 들렸을 뿐입니다.  

 

 여하튼 저는 며칠 전부터 겨우내 두르고 다니던 목도리를 벗어던졌습니다. 나이를 생각해서 혼자서라도 좀 더 두르려 했지만 대세를 거스르기가 어렵더군요. 남녘의 꽃 소식도 TV와 신문을 통해 진작부터 전해지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세월이 빠르게 지나가지요? 여러 분도 그렇습니까? 

 

 이번 화수회는 12일(수) 오후 6시, 통인동 용금옥입니다. 스폰서는 笑泉 박기안이 맡습니다.  새로운 계절, 봄을 주제로 실컷 떠들어 보시지요.  

 

 지난 달 용금옥 모임에는 11명이 나왔습니다. 김용진 박기안 박성준 박정범 유  원 유의선 정장우 정홍익 최정석 허영환 정신모 등입니다. 스폰서는 정홍익이 맡아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단골 멤버인 권정현, 윤석훈 정병호 정학철 등이 빠졌습니다. 우리 나이에 일 때문에 못 나왔다면 좋은 현상이라고 해야지요. 쓸모가 있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정홍익이 고량주 두 병을 갖고 왔습니다. 이름이 하나는 一品景芝이고 또 하나는 연태 산으로 그냥 간단히 酒였습니다. 삼수 변을 내 川자처럼 왼쪽에 길게 휘갈겨 쓴 酒는 병이  나이 든 영감이 오른 팔을 머리 옆에 갖다 댄 사람 모습으로 돼 있었습니다. 정홍익이 시범을 보인대로 고량주를 얼음에 타서 마셨더니 그럴 듯 했습니다.  위스키만 언더럭스로 마시라는 법은 없겠지요.

 

 민어 양념구이와 동허가 주문한 시래기 나물이 나왔습니다. 소천이 대학 시절, 친구들의 독일어 시험을 대리로 봐 주다 조교한테 들켜서 애를 먹었던 얘기, 대리시험 대가로 짜장면을 얻어먹은 얘기, 그러함에도 은혜를 모르고 아직까지 라면조차 안 사는 녀석들이 있다는 등 옛 이야기로 왁자지껄했습니다.  

 

 봄맞이 화수회!!! 많이들 나오셔서 정담을 나누시며 몸과 마음의 회춘에 도움이 되도록 하세요.  정신모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