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서울에도 엊그제 제법 비다운 비가 내렸습니다. 푹푹 찌는 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운 비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7월에도 지난 달과 마찬가지로 중국 요리집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명동 중국대사관 정문 앞 골목, 중국 음식점들이 대여섯 군데 몰려있는 곳에 있습니다. 대사관과 가장 가까운 회빈장(02-776-7592)입니다. 날짜는 9일(수), 오후 6시입니다. 스폰서는 愚泉 정병호가 맡습니다.
지난 달에는 이태원역에서 가까운 크라운호텔 옆 대한각에서 만났습니다. 모두 20명이나 모였습니다. 김양선 김용진 박기안 박성준 박정범 오세영 유 원 이영일 이한륭 장영조 정병호 정장우 정홍익 정신모 정학철 조삼현 허영환 홍승달 등입니다. 스폰서를 맡은 松泉 오세영의 간청으로 유 원 및 정병호의 부인 두 분을 특별 게스트로 모셨습니다.
원형 테이블 두개에 나눠서 앉았는데, 입추의 여지가 없다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우연하게도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술 소비에서 주류들이 실력을 유감없이 과시했습니다. 여학생 두 분이 앉은 자리에는 송천과 愚溪 김양선 笑泉 박기안 一又 조삼현 이영일 鳴山 이한륭 장영조 등 평소에도 술을 삼가는 분들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류석에는 우천 청수 정장우 정홍익 无一 정학철 김용진 松河 박정범 同墟 허영환 郎齊 홍승달 등 만만치 않은 술꾼들이 있었습니다. 소생도 이 자리에 끼었지요. 좌석을 배치한 게 아니고 오는대로 그냥 앉았는데, 공교롭게도 주류와 비주류로 나눠진 것이지요. 각자 알아서 자신의 취향을 분류해 앉다 보니 이렇게 구분이 된 걸까요?
처음엔 맥주로 목을 축이는 듯 하더니 낭제가 가져온 水井坊 한 병이 순식간에 없어졌습니다. 이어 송천이 준비한 17년 산 발렌타인 두 병도 그리 오래 버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소생이 준비한 금문도 고량주 두 병 중 한 병을 비우고 한 병이 살아 남았습니다. 콩 한 쪽도 나눠야 한다며 비주류 석에도 이런 술들을 권하는 시늉을 했지만 90% 이상을 주류파가 처치했습니다. 비주류 석에서는 유 원이 가져온 와인 한 병을 홀짝거리다가 소주와 맥주로 때우더군요. 주류들이 오랜 만에 호강한 셈입니다.
이번 달에도 많이들 모이셔서 한 잔씩 나누며 허심탄회하게 회포를 푸시기 바랍니다. 정 신모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