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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찌는 듯한 무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왔습니다. 계절이 바뀐 것은 행인들의 옷차림에서 여실하게 볼 수 있지요. 지금까지 수없이 겪어봐도 계절의 변화라는 게 오묘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번 10월의 화수회는 12일(수), 18시, 통인동 용금옥(777-4749)에서 갖습니다.  스폰서는 鰥寡孤獨(환과고독)  박기안이 맡아주기로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달 화수회에는 안건일, 권정현, 정병호, 오세영, 송인경, 정홍익, 명정수, 허영환, 이영일, 정학철, 정신모 등 11명이 참석했습니다. 동허 허영환은 일부러 화수회에 맞춰 휴가를 얻어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귀국했습니다.  정홍익은 동허를 보겠다고 나왔고요.

 

동허가 1리터 짜리 대형 보드카를,  정홍익은 안동소주와 인삼주를 가져왔습니다. 정홍익은 치아 치료를 받는 중이라 마시지는 않았습니다.  BELUGA라는 상표의 보드카는 최상품이라고 했습니다.  병에 붙은 설명에는 철갑상어의 알인 캐비아와 함께 마시는 것이라는 글이 쓰여있더군요.

 

안건일, 권정현, 정병호, 정신모 등 4명은 이 날 남산을 두어 시간 동안 산책하고 바로 용금옥으로 왔습니다.  정신모는 땀을 많이 흘린 탓인지 보드카가 물처럼 느껴져 홀짝대며 겁없이 마시다 엄청나게 취해버렸습니다. 화수회가 끝나고 정홍익이 부근 빵집에서 아이스크림을 샀다는데, 저는 아예 기억이 없더군요.  필름이 끊어진 거지요.  저로서는 2년 여만의 일입니다.  

 

 술의 결정적인 단점이 일단 발동이 걸리면 브레이크가 안 걸린다는 것인데, 이 날이 대표적인 사례이지요.  보드카와 안동소주를 물처럼 꿀꺽꿀꺽 들이켜다니, 지금 생각하니  철없고, 겁없는 짓이었군요.  그래도 많은 사람들이 웃고 떠들고 마시고 즐거웠습니다.  스폰서는 명정수가 맡아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  환과고독은 박기안을 홀아비라고 놀리다가 보다 품위있는 말을 찾다가 찾아낸 단어입니다. 홀아비에 정확하게 대응하는 단어는 鰥夫라는 것도 있습니다.   

 

  12일, 용금옥에서 만나뵙겠습니다.  정 신모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