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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둘째 수요일인 지난 10일, 인사동의 해인에서 화수회가 열렸습니다.  이런저런 사연 때문에 빠진 사람들이 많아 고작 7명이 모였지요.  송인경, 김현진, 정학철, 허영환, 정신모, 정장우, 김용진입니다.  
스폰서를 맡은 김현진이 5리터 짜리 호주산 와인을 갖고 나왔습니다. 보통 위스키 한병이 750 미리 리터이니 5리터라면 위스키로 거의 7병이나 되는 분량입니다. 과장한다면 거의 한 빠케쓰는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은박지에 담은 와인을 아주 두터운 직육면체의 골판지로 포장한 것인데, 한 귀퉁이의 골판지를 뜯어 수도꼭지 비슷한 걸 돌리면 와인이 나오더군요. 코스트코에서 샀다고 했습니다.

우선 오이 소주 한 주전자(소주 두 병)를 주문해 놓은 뒤 와인부터 마시기로 했습니다. 어디서도 안 빠지는 술꾼인 허영환, 송인경,  정장우가 있었음에도 와인은 줄어드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정학철은 언제나처럼 유아독존 동동주를 마셨고요.  결론부터 말한다면 대부분 와인에 취해 처음 시켜놓은 오이소주는 절반 가량을 남긴 채 일어날 수밖에 없었지요. 물론 폭탄주는 없었지요. 와인의 위력이 대단하지요?

주량이 약한 정신모는 해인을 나와 청계천을 따라 5가까지 걸어가 전철을 타고 귀가,집에서 훌라후프를 30분 이상 돌렸음에도 그 후유증이 이틀 정도 지속됐답니다.  정신모가 술이 약한 탓이지만 와인의 특징을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튿날 점심에 만난 정장우는 빌빌대는 정신모와 달리 늠름하게 소주 한병을 꿀꺽 다 마시더군요.  

  그런데 이 날 한창 취흥이 무르익을 무렵(7시 쯤 되었을까?) 주인여자가 전화를 받아보라고 하더군요.  도대체 요즘 세상에 핸드폰도 아니고 그것도 밥집으로 유선전화를 거는 사람이 누구일까? 이런 의아심을 갖고 정신모가 카운터에 있는 유선 전화기에 대고 "여보세요"라고 하자 저 쪽에서 지극히 겸손한 상대방의 대꾸가 흘러나왔습니다. "혹시 실례가 될지 모르겠는데..저는 경기 59회 석진빈이라고 하는데요..." 제법 얼큰해진 정신모가 단칼에 박살을 냈습니다.  "야, 이 XXXX야, 난 정신모야. XXXXX야, 왜 이렇게 빌빌거리냐, 이XXXX야. 네 놈도 살아있구나." 이렇게 시작이 돼서 10분 가량 두서없이 반갑게 회포를 풀었지요.  

석진빈은 최근에 59회 홈페이지를 보고 화수회 모임과 해인의 전화번호를 알았다고 합니다. 지난 5월에도 전화를 했는데, 그 때는 시차 계산을 잘못 해 다음 날 오전 10시 쯤 전화를 했다는군요. 외국에서 동기들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이렇게 전화를 했겠습니까?  가슴이 짠해지더라고요.
캘리포니아에 살지만 LA까지는 6백km 이상 떨어졌다는군요.

최근 우리 홈페이지에 석진빈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떴습니다. 어릴 때 가깝던 친구들께 전화라도 걸어주기를 부탁합니다.  

7월의 화수회 장소는 추후 알려드리겠습니다. 7월의 스폰서는 정병호가 맡습니다. 정 신모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