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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산행 후기

by 박인순(천곡) posted Feb 2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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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0일(수)

지난 19일 서울에는 3.3cm의 눈이 내렸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눈이 내리지 않아 대지가 바짝 말라있는데 반가운 소식입니다.

눈이 오고 나면 대부분 날씨는 추워지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올겨울 미국과 유럽 등에 살인적인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한국은 강력한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겨울 서울의 한파일수(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내려간 날)는

지난해 12월 28일 단 하루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겨울 중 가장 추운 시기인 1월 서울의 평균기온이 영하 0.9도로

지난해(영하 4도)보다 3도 이상 높았습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유례없는 한파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지난 1월 30일 미 중북부 미네소타주에서는 영하 48도까지 떨어지는 등 강력한 한파가 덮쳤습니다.


북극의 온난화로 극(極)제트기류가 약화되고, 남북으로 출렁이면 북극한파가 내려오게 되는데

북반부 어디로 내려오느냐에 따라 한파발생에서 기복이 심해진다고 기상청은 전합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겨울철 기온이 상승하는 대세라고 합니다.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현상 때문이라는 기상청 설명입니다. 


지구온난화가 평균기온을 높일 뿐만 아니라 기후변동성도 크게 만들고 있고

극한의 추위가 단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2100년으로 가면 '한파'는 거의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한편, 기후변화로 한파가 줄어드는 대신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APEC 기후센터는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 극지방과 유라시아 대륙의 온도차가 줄어 대기가 정체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월 산행일인 2월 20일에는 날씨가 흐리고 기온은 그리 낮지 않았으나 대기질이 좋지 않았습니다.

전날 눈이 많이 와서 산길이 미끄러울 것이라는 생각과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이라는 예보가 발목을 잡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른 선택이 없습니다.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최후통첩(?)'을 카톡으로 보내 놓고 집을 나섰습니다.


집안 일로 불참하겠다던 본행 이동욱이 CPX가 풀려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있고

백인 이태극은 청계산입구역 지상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화로 알려온 상태에서

무일 정학철이 조금 늦겠다고 카톡으로 알려 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모두 4명이 10시 10분 청계산입구역 플랫홈을 떠납니다.


하늘은 잔뜩 흐려 있어 안개인지 미세먼지인지 구분니 되질 않지만

하얗게 쌓인 눈은 정신을 맑게 해 줍니다.

백인 이태극은 입구에서부터 '아이젠'을 장착하고 나머지 3명은 더 올라간 다음에 차기로 합니다.

원터골 샘터 정자에 도착하니 한가합니다.


길마재 고개까지의 산길은 소복히 쌓인 눈을 밟고 가는 천상의 길입니다.

그리 미끄럽지도 않고 눈(雪)이 눈(眼)을 즐겁게 합니다.

구름에 가려 햇볕이 나지 않은데다 고도를 높일수록 바람이 불기 시작하니 제법 쌀쌀합니다.

본행 이동욱이 "어허, 봄이라고 춥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제법 춥네!" 하며 옷깃을 여밉니다.


길마재 고개 정자에서 잠시 쉬는 사이 산새들이 정자 안으로 들락날락거리며 신호를 보냅니다.

먹을 것 좀 있으면 내 놓으라는 신호입니다.

이 추운 겨울에 더구나 눈까지 내렸으니 먹을 것이 없다는 신호입니다.

본행이 배낭에서 비스켓을 꺼내 잘게 부숴 의자 위에 뿌려 줍니다.


내려오는 길이 더욱 위험합니다.

계단이 잘 조성된 급경사 길을 택했습니다.

계단이 오히려 안전하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원터골 입구까지 다 내려오니 청림 안녹영에게서 카톡이 옵니다. 도착했다고...


청림과 천곡이 산행 후에 같이 볼 일이 있어서 청림이 청계산으로 오겠다는 것을 천곡이 동의했습니다.

산에서 내려온 4명과 합류하여 식당으로 들어 가 막걸리와 함께 점심을 뽀지게 먹었습니다.

모두 청림이 나타나자 옛 이야기 꽃을 피우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두부, 녹두빈대떡, 삼겹살구이 쌈 보리밥, 순두부찌개, 닭개장, 마지막에 도토리묵 무침까지......


청림이 말했습니다.

"오늘 산행에 참가한 4명은 천복을 타고 난 사람들이야!"

"무릎, 허리 등 신체적인 고장으로 산에 오지 못하는 친구들이 점점 늘고 있어..."

자연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어쩐지 씁쓸합니다.


◆ 사진으로 보는 오늘의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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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전 인증 샷!    백인 이태극이 셔터를 눌러 주었습니다.

무일 정학철의 모자 쓴 모습이 유모러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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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내린 눈이 개울가에 제법 쌓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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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서예가가 쓴 글씨 같습니다. 무엇이라고 썼을까요? 갈 지(之)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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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행 이동욱이 눈길을 오릅니다. 마치 크로스 칸츄리 스키를 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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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마재 고개 정자를 찾아 온 곤줄배기가 비스켓을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큰 놈을 입에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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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후 점심시간...

청림 안녹영이 자리를 함께해서 옛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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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곡이 분당 집을 떠나 청계산을 거쳐 다시 집에 돌아 올 때까지 운동량입니다.

지하철 이동시간은 뺀 통계입니다. 순수 두 발로 걸은 기록입니다.


IMG_0915.jpg

청계산은 계단이 많습니다. 돌계단도 많고 목재계단도 많습니다.

내려올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당일 사고없이 무사히 산행을 마쳤습니다.


IMG_0918.jpg

원터골 샘터 정자에서 잠시 쉬는 사이, 무일이 천곡을 스마트폰 속으로 집어 넣었습니다.

사진 찍히기를 싫어하는 백인 이태극이 얼른 자리를 피하는데 무일이 셔터를 눌렀습니다.

뒷모습만 보입니다.


◆ 회계보고서


당일 발생경비는 총 93,000원입니다.

조금 많이 나왔다고 생각해서 내역을 재점검해 보니 은근히 단가들이 올랐습니다.

15,000원짜리가 17,000원으로, 7,000원짜리가 9,000원 등입니다.

다음부터는 주문을 통제(?)해야 하겠습니다. 공짜라고 하니까 소도 잡아 먹으려고 달려듭니다.


IMG_0920.jpg


◆ 3월 산행 예고

1. 일시: 2019년 3월 20일(수) 오전 10시

2. 산행지: 遠行 산행을 고민해 보렵니다.


유수덕 동기가 멀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타계하였다는 소식을 옥우산우회 산행일 아침에 들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렇게 속절없이 세상을 떠나는 친구들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참 인생무상을 느낍니다.

유수덕 동기와 특별한 추억은 없지만 큰 눈이 부리부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알 수 없습니다.

누구든 자기의 앞 길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매 순간에 최선을 다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지요!!!


                                                                                                2019년 2월 21일(목)

                                                                                                옥우산우회장 박인순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