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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agebingo.naver.com/homepage/icon_view.htm?uid=ryahn44&bno=33094제 1 화

가. 출발

년 초부터 인가 보다. 집 책꽂이에 있던 류시화 씨의 인도 관련 에세이를 읽다가
불현듯 나도 인도에 한번 가보고 싶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천 도서관에 가서 겸색을 해보니 그 분의 산문집 중에 인도에 관한 전문 도서가 무척
많았다. 한  두 권씩 빌려다 읽다 보니 점점 더 인도에 대한 흥미가 나를 유혹한다.

현자의 나라, 성자의 나라, 사두의 나라, 구루의 나라 들 이라는 이메지가 강하게 나를
자극하며 온통 나의 마음을 인도로 향하게 한다.

본래 금년 가을 추석 때에는 친한 친구 6 쌍이 남유럽 스페인 주변을 가기로 되어있었는데,
한 두 분의 사정으로 인하여 다음 기회로 연기되는 바람에, 나에게는 이 때가 천지신명이
나에게 주시는 절호의 기회구나 생각하고, 급히 한달 남짓 서둘러 자료를 정리하고 티켓을
준비하였다.

역시 여행은 준비하는 동안이 더 즐겁고 행복하다.
책상에 앉아 가이드북에 설명되는 자료와 경치를 상상하고 있노라면 이미 마음은 머나먼
창공을 날아 인도 여기저기 마음껏 휘날라 다니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 집사람도 함께 하는 1개월에 네팔 트레킹을 중심으로 하는 일정을 생각했었으나,  
장기간은 힘도 들고 곤란하다는 집사람의 네가티브 반응과, 비행기 값이 3분의2가 되어
아까워서 인도 북부와 서부 사막까지 포함하니 최소 2개월이 소요된다.


9월말 전에 출발하는 조건의 싼 에어인디아(AI) 비행기표를 구하다 보니 유효기간이
2개월로 매우 짧다.  최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준비하고 9월26일 낮 비행기로 출발,
60일 후인 11월24일 귀국으로 일정을 확정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주변의 아는 사람들이 모두 ‘그 나이에 괜찮겠느냐’ 하는 걱정 반 우려 반의 소리를 마음에
새기며 다시 한번 마음을 도사렸다.


출발하는 첫날부터 비행기는 2시간 연발이다. 인도로부터 도착이 지연이다. 가이드북에 써
있는 것처럼 인도 모든 교통기관 들의 시간 지연, 소위 인디안 타임이 처음부터 실감난다.


그래도 여행의 첫 출발은 즐거운 것이다.
직항기이기는 하지만 홍콩에서 2시간 스톱오버를 한다. 덕분에 지루하지는 않다.

점심 식사 후 바로 홍콩에 기착, 휴식처럼 쉬다가 다시 출발하여, 잠시 눈을 부치다 보니
저녁식사를 준다. 맛있게 먹고 와인과 위스키를 한잔씩 청해 먹다 보니 벌써 델리 공항에
착륙한다고 한다. 9시간의 비행시간이 짧게 느껴진다.


나. 루트

배낭여행 스타일로 계획하다 보니 사실 못 갈대가 없다. 그래도 내 나이를 생각하여
무리하지 않게 하느라 고심을 했다. 워낙 대륙같이 넓다 보니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한국에서의 상상을 초월한다.

처음 한달 내에 작은 도시를 2박 내지 3박으로 경유하는 일정을 넣었었으나 실제 상황에
부닥쳐 보니,  기차 예약의 어려움과 몸이 피곤하여 거의 불가능 이다.
다음 루트가 최종 실행된 그대로이다.

델리 입국(3박) – 버스(1박) – 다람살라/멬크로드간지(2박) – 버스_기차(1박) – 자이뿌르(2박)
– 버스 - 조드뿌르(2박) – 오시안 - 자이살메르(2박) – 낙타사파리(1박) – 조드뿌르(1박) –
기차(1박) – 아그라(1박) – 기차_버스(1박) – 꾸쉬나가르(1박) – 버스 – 네팔 국경 통과 – 네팔
룸비니(1박) – 버스 (1박) – 네팔 포카라(1박) – 안나푸르나 트레킹(8박) – 포카라(5박) –
버스_기차(1박) – 인도 바라나시(6박) – 기차_버스(1박) – 카주라호(2박) –버스– 오르차(2박) –
버스_기차_버스(1박) – 산치(4박) – 기차_버스(1박) – 아잔타 –아우랑가바드(3박) – 기차(1박)
–뭄바이(1박) 출국 – 비행기(1박) – 서울. ( 총59박60일 ).

상기 루트 개념을 설명하자면,  
델리 인 - 뭄바이 아웃 으로서, 델리에서 출발  인도 서북부 히말라야산맥 지방을 1주간 보고,
다시 델리 경유 남서부 라자스탄 사막지방을 약 열흘간 유명한 성들을 보고 낙타 사파리도 한 후,
아그라를 들러 네팔로 넘어가는 루트다.

네팔 포카라에서는 약 2주간에 걸쳐 안나프르나 트레킹 1주일과 그 정도의 휴식 겸 여유
시간을 즐기며 쉬다가, 다시 인도 바라나시로 넘어와서 인도 힌두 종교 정신세계를 느껴
본 후 , 중부에서 중서부, 중남부로 움직여서 아잔타 석굴을 본후 뭄바이에서 출국하는
경로다. 전체적으로는 시계방향으로 도는 경로이다.

이상의 일정은 일반 한국학생 배낭족 보다는 조금 여유 있는 것지만 다른 유럽인 카플 들의
일정에  비하면 매우 빠른 편이다. 그들은 나의 루트를 대개 3개월에 다닌다.


사실 나이 탓인지는 모르지만 조금 피곤함을 느끼곤 하였다.
그래서 후반으로 갈수록 예정표에 있는 많은 일정을 취소하고 그나마 되도록 쉬면서
다니는 방향으로 한 것이 위의 일정이다.  

기차도 처음에는 한국식으로 치면 2등 침대칸을 예약하였으나, 두번째 부터는 1등칸 에어컨
침대칸을 예약하였다.  요금은 거의 두배 이지만 편하기는 하늘 땅 차이다. 하얀시트 두장,
담료, 흰 베게를 주고 3등칸 사람들이 못 다니게 양쪽 연결 통로 문을 잠가놓아 조용하고
쾌적하다.

인도여행에서 기차표는 반드시 3A (에어컨디션 3층 침대칸) 로 할 것을 권한다.



다. 만남과 헤어짐의 여행 이야기

1. 델리

여행은 정말로 수많은 인연들의 만남과 헤어짐 인 것 같다.

첫 날 , 델리 공항에 밤 11시가 넘어 내리어 짐 기다리면서 한국인 배낭족 7명이 모였다.
남자로는 나와 홍대 회화과 학생(21세) 도합 2명이고, 여자는 모두 5명인데 23세부터
25, 26, 28, 31세 까지 이다. 모두가, 사실은 나도 그랬지만,  그 악명의  야간 델리공항에서
택시 잡아 시내까지 나가기가 모두 두려운 것이다.

사기, 납치, 엉뚱한 곳에 내려주기 등등… 잔뜩 겁들이다.  
결국 제일 늙은 내가 앞장 서서 2개조로 나누어 프리페이드 택시 2대를 잡아 뉴델리 역 앞까지
가서 만나면 요금표를 주기로하고 출발하여 무사히 만나,   한 숙소로 밤거리를 함께 찾아
금방 들어가니 모두 안심하고 기뻐하였다.  

덕분에 첫날부터 선생님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일개 분대를 이끌고 들어왔다고 3인실을
싱글룸 값으로 할인해 주어 3일간 넓게 잘 썼다.
이렇게 인도 첫날의 인연은 시작 되었다.

다음날 아침 호텔 옥상에 있는 한국인 젊은이들이 하는 식당에서 늦은 아침을 혼자 한 후 ,
길거리로 나와보니, 어제 밤에는 미쳐 보지 못했던 호텔입구 메인바자르  중앙시장통
거리의 모습이 나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 온다.  
왜 그런고 하니 호텔 문 앞에서부터 바로 소 똥과 개똥이 넘쳐 나고, 한번 골목길을 꼬부라지니
아침부터 지린내가 코를 찌른다.

골목입구에 공용 남자 화장실이 있는데 흐르는 물도 없고 골목 폭은 사람 한발 정도이니
냄새가 좁은길 안에서 진동을 할 수 밖에 없다.

간신히 시장 길로 나오니 여기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다. 사람은 오전인데도 벌써 넘쳐흐르고
각종 짐승들 똥으로 어디로 발을 디뎌야 좋을지 모르겠고, 사방에서 소리치는 삐끼들의 아우성과
오토릭샤(오토바이택시)들의 소음 매연으로 정말 지옥의 아수라장 같아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원.. 세상에 정말 이럴 수가 있나.  이런 세상이 있나 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백 미터도 진행
못하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옥상 식당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적응 훈련 겸 오리엔테이션을
한국 식당주인한테서 받았다.
잠시 후 어제 같이 들어온 한국 학생들이 아침 수색을 마치고 들어온다.
첫 날 아침 모두들 비슷한 심정이다. 어찌할꼬,  각오는 했었지만 너무나 큰 쇼크다.

다음날 인도 관광청이 운영하는 8시간 짜리 델리 시티투어를 신청했다.
인도 내국인이 대부분이고 외국인은 5명 정도이다.  영어로 가이드 설명을 해주지만 보충설명은
힌디어로 한다.   답답하지만 그대로 참고 지낸다.
보기는 여러 군데를 보았지만 시간제약 때문에 아쉬움이 많다.  

인도성(Red Fort)은 다음날 아침에 혼자서 택시 타고 가서 다시 내부까지 찬찬히 다시 보았다.
이 날도 아침 일찍 문 열기 전에 입구에 가서 기다리는데 한국 여학생 한명이 가벼운 배낭을 메고
입구에 혼자 서 있다.  물어보니 오늘 밤 비행기로 귀국하는데 메인 짐을 뉴델리 역에 맡겨 놓고
혼자 시내투어를 나왔다고 한다.  
나도 오늘 저녁 버스로 다람살라로 갈 예정이기 때문에 같이 하루 여정을 하기로 한다.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얼굴은 애띤 얼굴 인데 나이는 만 31살이란다.

우리 큰애하고 동갑이라 올드미스 이구만 하고 놀리면서 함께 하루를 보냈다. 우리애도 그런데 무얼.....  


전공은 사학과인데 일본 제조회사 한국공장에 근무하는데 한 달에 몇 번씩 일본에 출장 간다고
한다.   일어 실력은 모르겠지만 가끔 영어 하는 것을 보니까 아주 발음이 좋다.

키는 작지만 무척 똘똘하게 생긴 것이 며느리 감으로 일급인 것 같다.
참 나이가 나이 여서 그런지 애인 만들 생각은 안 나고 며느리 감 사위 감 생각만으로 사람을
보게 되니 내가 늙긴 늙은 모양이다.  
이애도 나를 선생님 어르신 하고 깍듯이 존대를 쓰니 저절로 늙어져 버렸다. 어이 할꼬!
늙은이 티 내는 것이 나만의 죄는 아닐진 데.           (제1화 끝)

** 추신 :   위 상단의 사이트 링크를 크릭하시면  관련된 다른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