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무르익는가 보다.
햇볕도 없는데 땀이 송글 송글 맺히고
바람 한점 없다.
산책 길따라 흐르는 개울 물소리와
흐트러지게 만개한 원추리 꽃들 만이
더위를 식혀줄 뿐이다.
오랜만에 미국에서 잠시 귀국한
玄 博英 군이 동참하였다.
모임 장소에 현 박영이를 안내한
曺 三鉉군은 잠시 머물다 귀가하였다.
더운 날씨에 옛시인의 눈 내리는 겨울 저녁을
잠시 떠 올려 더위를 잊어본다.
강마을 (江村)
- 東江 申翊全 -
눈 내리는 강 마을에 날이 저물어
어스름 속 과객은 마음 바쁘다.
울타리 가에서 개 짖는 소리 들려오고
창 옆 홰에 앉은 닭이 눈에 들어온다.
베개를 베도 지겹도록 잠이 안 들어
공연한 시름을 시 속에나 풀어놓는다.
아련하여라. 십년 세월 인생사여
부평초로 동서를 쏘다녔구나.
박영충, 현박영, 안상원, 김대진, 노병선, 최승은,이한륭, 백언빈, 박기안, 유의선, 송인경 (정병호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