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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남산걷기

by 笑泉 posted Aug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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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이다.

장마철이라 무덥고

땀이 쉴 새 없이 흐르는

오후다.

유난히 나이가 듬직한

산책객들이 붐빈다.

 

흐르는 물가에 청초한 이끼도 돋보이고

장마 통에 유난히 크게 자란 버섯도

모처럼 눈에 띄는 도라지꽃과 대비가 된다.

남산 산책에서 처음 만난

도라지를 캐 가지고 싶은 마음에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이라고 읊은 시인의 노래가 겹쳐진다.   

 

8월의

                                   - 오세영 -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 번쯤

돌아오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 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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