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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9일 남산의 한낮

by 笑泉 posted Aug 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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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와서 벚꽃 필 때 남산을 오르고, 찌는 더위 속에

가을이 올 것 같지 않은 두려움으로 남산 길을 허덕이며

걸었는데, 어느새 가을이 문턱에 온 것 같다.

 

사실 엊그제 까지만 해도 열대지방이 되어버린 양

가을이 올 것 같은 기미가 없더니, 오늘은 잔잔한 바람도

간혹 동행하고 햇볕도 따갑지 않은 쾌청한 날씨이다.

중국대륙의 심술궂은 미세먼지도 날아오지 않아서인지

탁 트인 하늘아래 도봉산 북한산이 손 닿은 곳에 앉아있다.

너무나 맑은 하늘아래에서 저절로 심신이 맑아지는 기분.

드디어 우리의 가을 하늘을 되찾은 기분이다!!

 

오랜만에 맑은 하늘아래 남산정상을 향하여 걷다 보니

소나무 그늘아래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마치 청량한 하늘에서

노니는 몇 조각 구름이 스치는 소리인양 귀에 스며든다.

, 정녕 구름이 지나는 소리인가?

 

남산 마루에 올라 맑은 하늘아래 시내를 관조하다 보니

뜬금없이 대륙의 어느 폭력배가 처형직전에 남겼다는

신문기사가 생각난다.


다시 한번 내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그리 모질게 살지 않아도 될 것을,

바람에 귀 기울이고 물처럼 그냥 흐르며 살아도 되는 것을,

낙락장송은 아니라도 그저 잡목 더미 근처에

찔레나무가 되어 살아도 좋을 것을..

도랑물 시냇물 가까이서 졸졸거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소나무 한 그루 되면 그만이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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