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서 너 시면 나른해지려는 오후시간인데,
“남산 행복 걷기”에 오면 간혹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커피 한잔 생각나는 대신, 시원한 냉수가 떠오르고
바뀌는 계절의 길목에서 생기가 돋는다.
고운 하루가 접어가는 저녁 길에 우리를 기다리는
막걸리와 소주 한잔이 정겹다는 걸 느끼는 우리는
아직도 젊은 것 같다.
연륜만큼 열정도 익어가는 지 새삼 생일을 맞이하는
친구를 보면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케익을 자르며
너무 즐거워한다.
아직은
우리들의 삶이
미완성된 수채화로
남겨진다 해도
어느 화가의
작품보다도 아름다울
것이요
탈고 못한 한 줄의
시가 된다 해도
어느 시인의 詩句보다도
영롱할 것입니다
라는 어느 시가 떠오르는 오늘 저녁은
逸石의 귀 빠진 날을 축하하는
고운 시간 이었다.
(사진 촬영: 鳴山, 逸石, 愚泉, 笑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