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에는 작년이 그립고, 내년이면 금년이 그리울 것이다.
아련한 풍경은 언제나 지난해 오늘 속에만 있다.
눈앞의 오늘을 아름답게 살아야 지난해 오늘을 그립게 호명할 수 있다.
세월의 풍경 속에 자꾸 지난해 오늘만 돌아보다, 정작 금년의 오늘을
놓치게 될까 봐 마음 쓰인다.
"지난해 오늘은 고향 산서 봄 맞더니, 올해의 오늘에는
아파강(阿波江) 물가일세. 이 몸은 참으로 물결 위 부평초라,
내년의 오늘에는 어느 곳에 있을런가
(去年此日故山春, 今年此日阿江渚. 此身正似波上萍, 明年此日知何處)."
"지난해 오늘에 너는 아직 있었는데, 올해엔 아득히 어디로 가버렸나.
(去年此日汝猶在, 今歲茫茫何所之)."
([정민의 世說新語] 去年此日에서 발췌- 조선일보 2018년 7월 12일 A3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