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는 미세먼지로 탁한 공기가 휩쓸고 있지만
남산둘레 길은 언제나 淸凉한 기운이 가득하다.
엊그제 내린 가을비에 앙상한 가지가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아직도 가을 단풍이 꽤 남아있어
만추의 산야를 아름답게 수 놓고 있다.
이제는 동식물들이 남산의 숲속에서도 분주히 겨울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느껴지는 기분이다.
누군가가 노래했지.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생명체들의 노랫소리를
쓸쓸하게 들어야만 하는
계절도 가을이다.”
하기야 세상엔 그 어떤 것도 무한하지 않기에
“아득한 구름 속으로
아득히 흘러간 내 젊은 한때도
그저 통속하는 세월의
한 장면일 뿐이지!” 라는 어느 시인의
말들이 가슴에 와 닿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