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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벗들에게 : 부드러운 원고독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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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풍속이 달라저서 이제 새해 첫날과 설날은 관계 없는 날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처음엔 말이 안된다고 생각되더니 이제는 이 시대의 특수한 문화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며칠 뒤엔 음력으로도 이 해가 끝납니다.

우리 세대가 한참 글을 쓰던 시절엔 그 것들이 결국 책이나 논문집 형태로 나타났고 , 그것들은 납활자로 종이에 인쇄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원고지와 잉크로 쓰이던 글을 차츰 컴퓨터로 쓰게 되면서 활자 없이 종이에 인쇄되거나 아니면 아예 종이가 필요 없는 책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하드웨어적, 물질적 변화가 소프트웨어적, 정신적 변화를 끌어온다는 사실입니다. 잉크로 글쓰던 시대에는 밀린 원고를 편집자나 인쇄소의 독촉을 받아가며 기한을 늦추고 완성하는 것이 당연한 풍속 아니었습니까. 이를 감안하여 원고 마감 날짜는 꼭 필요한 날짜보다 앞당겨 약속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러나 컴퓨터 인쇄 시대에 들어와서는 젊은 편집자나 인쇄인 들이 약속날자까지 접수되지 않은 원고는 사고로 처리하여 아무런 독촉의 말도 없이 없던일로 지나가는 것이 보통입니다. 늙은 집필자들은 한참 쓰던 원고가 날아가버려 낭패감을 맛보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 요즈음 흔한 풍경입니다.

한줄이면 충분한 원고 독촉을 이렇게 길게 풀어놓는 것도 바로 우리 몸에 남은 전 시대 문화의 흔적일 것입니다. 오랜 버릇에 따라 우리의 원고마감 날짜도 필요한 마지막 날짜보다 며칠 앞당겨 설정 된 것이 사실입니다. 원고들이 속속 접수되고 있지만 기대보다 많이 부족합니다. 우리에겐 별 의미가 없지만 이번 연휴가 짧지않으니 이 기간을 이용하여 완성해 주기 바랍니다.

가능하면 알파베트나 한자사용은 삼가하기 바랍니다.

칼라건 흑백이건 많은 옛 사진이 필요합니다.

오래된 일기들이 필요합니다.

회고담에 연대가 표시되면 사료적 가치가 높아집니다.

사소한 이야기일수록 중요한 자료로서 이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해빠진 군대시절 이야기, 술자리 이야기가 예상과 달리 보기 어렵습니다.

언제라도 편찬위원들과 의논해주기 바랍니다.

즐겁고 건강한 甲午年을 기원합니다.


                                  2014. 01. 24


                   < 59회와 그들의 시대 > 編纂委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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