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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의인(義人)’이 됩시다

2013. 1. 9.

 

2012년 8월, 전 직장 동료들에게 앙심을 품은 사람이 여의도 길에서

전 동료와 행인에게 칼부림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이각수 교수가 범인을 발차기로 제압, 더 이상의 참사를 막았습니다.

 

2012년 9월 한강대교에서 한 남자가 강물로 뛰어내렸습니다.

대교 밑에서 축구를 하고 있던 안주현씨는 우연히 이를 목격하고,

3백 미터를 뛰어가, 축구공을 상의 안에 넣고 50여 미터를 헤엄쳐 가서

그 남자를 구해냈습니다.

 

 

이 두 사람 이외에, 8월 급류에 휩쓸린 남자아이를 구조하다 숨진 이영준 군(당시 17세),

같은 달 한강에 빠진 취객을 구조하기 위해 물에 뛰어든 정성찬 씨(20) 등

18명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으로부터 '2012년 사회적 의인'으로 선정됐습니다.

 

 

아무나 이들 같은 의로운 일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또, 과연 어떤 일이 ‘의로운 일’이며, 어떤 사람이 ‘의인’인지도

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7 --- 의로운 일을 실천하는 이는 그분께서 의로우신 것처럼 의로운 사람입니다.

8 죄를 저지르는 자는 악마에게 속한 사람입니다.

   악마는 처음부터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악마가 한 일을 없애 버리시려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나타나셨던 것입니다.

9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죄를 저지르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씨가 그 사람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하느님에게서 태어났기 때문에 죄를 지을 수가 없습니다.

10 하느님의 자녀와 악마의 자녀는 이렇게 뚜렷이 드러납니다.

    의로운 일을 실천하지 않는 자는 모두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도 그렇습니다.

(요한 1서 3,7-10)

 

 

그동안 각종 매체에서 ‘의인’이라고 불린 우리나라 사람은 꽤 많이 있습니다.

‘의인’ 으로서 마땅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회적’ ‘정치적’인 일에 관련된 분들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른 분들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요한 1서는 ‘의로운 일을 실천하지 않는 자는 모두 하느님께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라고 단정 짓습니다.

그러니까 위의 예에 든 상황이 벌어졌을 때, 옆에서 그냥 방관하고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현실적으로 흉기를 든 사람에게 무작정 덤벼들거나,

훈련되지 않은 사람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려고 뛰어드는 행위는

‘의로운 일’임에는 틀림없지만, 동시에 ‘무모한 일’이고,

더 많은 불상사를 일으킬 소지가 다분한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는, 손만 내밀면 되었을 ‘의로운 일’을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사도 요한은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형제들이 손을 내밀었을 때 과연 우리는 언제나 그 손을 잡아주었을까요?

 

평범한 사람인 우리들은 거창한 ‘의인’이 되기보다는

주위의 많은 ‘의로운 일’들을 실천하는 ‘조용한 의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까운 형제로부터, 거리를 넓혀, 주위에서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손들을

외면하지 않는 우리가 되도록 올바로 이끌어 주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