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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믿음

2012. 11. 28.

 

세계 최대의 부자 록펠러(John Davison Rockefeller 1839 ~ 1937)는

완벽한 두 얼굴의 사나이였습니다.

1855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휴이트 앤드 터틀’ 회사의 경리직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록펠러는 이후 정유 사업에 뛰어들어

1870년 '오하이오 스탠더드 석유회사'를 창설하였고,

공급 과잉으로 석유가격이 떨어지자 경쟁사들을 사들여,

1882년 40여 개 기업을 모아 미국 내 정유소의 95%를 지배하는

스탠더드오일 트러스트를 조직하였습니다.

명실상부한 석유 왕에 오른 것이지요.

 

이후 철도 산업 진출, 전쟁 통의 환차익, 피도 눈물도 없이 무자비한 흡수합병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 악덕기업인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1911년 미국연방최고재판소로부터 독점금지법 위반의 판결을 받아

그의 회사는 30개의 회사로 해체되었고, 그는 젊은 나이에 은퇴, 자선가로 변신하였습니다.

 

천문학적 기부로 시카고대학교를 만들었고, 록펠러 재단 등을 설립하여

병원ㆍ교회ㆍ학교 등 모든 분야를 후원하였습니다.

 

 

“그 부를 가지고 얼마나 많은 선행을 하든지 간에 그 부를 쌓으며 저지른 악행을

 보상할 수는 없다.”는 평도 받고 있지만, 아무튼 사회에 큰 공헌을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헌금’에 철저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첫 직장에서 주급 4 달러를 받으면 하숙비로 1달러를 지불한 뒤, 소액기부 모임에 75센트,

침례교회 주일학교에 5센트, 빈민구제 활동에 10센트, 해외선교에 10센트를 헌금했다고 하며

평생 십일조를 냈다니, 부자가 된 뒤에 ‘억지로’ 자선사업을 한 것은 아닌 듯도 합니다.

 

 

1 예수님께서 눈을 들어 헌금함에 예물을 넣는 부자들을 보고 계셨다.

2 그러다가 어떤 빈곤한 과부가 렙톤 두 닢을 거기에 넣는 것을 보시고

3 이르셨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4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을 예물로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지고 있던 생활비를 다 넣었기 때문이다.”

(루카 21,1-4)

 

 

예수님은 헌금 크기의 ‘척도’를 ‘믿음의 크기’에 두신 것 같습니다.

풍족한 사람들은 자기들 쓸 돈을 충분히 떼어놓고 헌금했지만,

과부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을 올인합니다.

나의 앞날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조그만 사업을 하는 제 친구는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도

매달 거르지 않고 상당한 금액을 헌금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이 회사의 사장이고, 하느님이 회장이셔.

 아무리 어려워도 회장님 봉급은 제일 먼저 챙겨드리는 거야.

 아, 봉급 받으시면서 나 몰라라 하시겠어? 잘 돌봐 주시겠지.’

농담처럼 쉽게 설명했지만 저는 그의 굳은 믿음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믿음을 갖는다는 것은 왜 이리 어려운지요?

매일 “일용할 양식을 주시라”고 ‘입 기도’를 하면서도

실생활에서는 ‘세세대대로’ 먹을 수 있는 양식을 마련하느라고 애쓰는,

이런 못난 믿음을 언제까지 가지고 살아야 하는지 참으로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