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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쉬운 가톨릭 안내 - 071 초대 교황 베드로



종각 꼭대기에 조각한 닭을 올려놓은 성당을 여럿 볼 수 있다.

왜 닭이 거기에 있을까?

이는 ‘닭이 울기 전에 세 번 예수를 배반하는 베드로’에 유래한다.


예수가 최후의 만창 석상에서, 제자들이 모두 자신을 버리고 도망갈 것이라고 말하자

베드로는 자신은 결코 예수를 버리지 않겠노라고 맹세했다.

그러자 예수가 말했다. “오늘 밤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그러자 베드로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예수를 모른다고 하지 않겠다고 했다.


예수가 최고의회에서 심문받을 때, 베드로는 안뜰에서 불을 쬐고 있었다.

그때 하녀 하나가 다가와 말했다.

“당신도 저 갈릴래아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지요?”

그러자 베드로는 모든 사람 앞에서, “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소.”

하고 부인했다.


그가 대문께로 나가자 다른 하녀가 그를 보고 거기 있는 이들에게,

“이이는 나자렛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어요.” 했다.

베드로는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하고 다시 부인했다.


조금 뒤 거기 있던 이들이 다가와,

“당신도 그들과 한패임이 틀림없소. 당신의 말씨를 들으니 분명하오.” 하고 말했다.

그때 베드로는 거짓이면 천벌을 받겠다고 맹세하며,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하였다.

그러자 곧 닭이 울었다.


베드로는 “닭이 울기 전에 너는 세 번이나 나를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밖으로 나가 슬피 울었다. (마태 26,69-75)

 

베드로는 그 뒤 평생을 닭 우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가야파의 뜰에서 일어났던 이 사건을 떠올리며,

예수 앞에서 자만했던 자신을 속죄하면서 회개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회개하고 속죄하라! 자만하지 말라!

옛 사람들이 종각 위에 닭의 형상을 세우면서 가진 생각이었다.


위의 일화에서와 같이 베드로는 정이 많고, 변덕스러우며,

충동적이지만 동시에 신앙심이 남달리 두텁고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로 묘사된다.

미술작품에서는 흔히 키 작고 고수머리에 짧은 수염을 지녔으며,

얼굴에는 주름이 많은 남자로 그려진다.


베드로는 요르단 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갈릴래아 호수의 북쪽 연안

베싸이다 마을의 어부로, 본래 이름은 시몬이었다.

그와 동생 안드레아에게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어 주겠다.”는

예수의 말을 듣고 바로 첫 번째 제자가 되었다.

예수의 공생활 동안 줄곧 가장 가까이에서 모셨다.


예수가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었을 때,

시몬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하고 대답했다.

예수는 그의 믿음을 칭찬하며 그에게 케파(kefa)라는 새 이름을 주었다.

이는 반석이라는 뜻의 아람어로서

고대 그리스어로 의역하여 페트로스(Petros), 베드로가 된 것이다.


예수가 말했다.

“너는 베드로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또 나는 너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그러니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네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


요한복음에 의하면 부활한 예수가 베드로와 함께 아침식사를 나눈 뒤,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 묻는다.

베드로가 세 번 모두 그렇다고 대답하자 예수는 베드로에게

자신의 양들을 잘 돌보라고 당부한다.


신학자들은 이러한 장면들을 근거로 베드로가 예수로부터 교회의 전권을 위임받은 것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베드로는 초대 교황이 되었고 천국문을 지키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예수 승천 후 베드로는 교회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었으며

리따, 야포, 카이사리아 지방을 두루 돌아다니며

유다인 뿐만 아니라 이방인에게도 복음을 전하였다.

헤로데 아그리파 1세에게 붙들렸다가 도망하여

소아시아 및 안티오키아에서 전도하였다.

후에 로마에서 교회를 주재하다가 네로 황제의 박해 때 체포됐다.


외경 베드로 행전에 따르면 베드로는 로마인들의 박해를 피해 달아나라는

교우들의 말에 따라 변장을 하고 로마를 떠나고 있었다.

성문을 벗어나자 베드로는 아피아 가도에서 마주 오는 예수를 보았다.

베드로는 “쿼 바디스? (Quo vadis, Domine? -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려고 로마로 가는 길이다.” 라고 대답했다.

베드로가 다시 “주님, 십자가에 다시 못 박히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라고 묻자,

예수는 “그렇다. 베드로야, 나는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힐 것이다.” 라고 대답했다.

베드로는 정신을 번쩍 차리고 로마로 발길을 돌렸다.


 

 

못 박히는 베드로-미켈란젤로.jpg

 

<십자가에 못 박히는 베드로 - 미켈란젤로>

 

 

 

그는 로마 군사들에게 체포되어 십자가에 매달려 순교했다.

이때 베드로는 자청해서 머리를 아래로 두고 거꾸로 매달려 처형됐다고 전해지는데,

예수와 똑같은 방식으로 죽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베드로의 시신은 성 베드로 대성전 중앙 제대 바로 아래에 묻혀있다.


<馬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