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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쉬운 가톨릭 안내 - 088 악마(惡魔)

 

 

일요일 아침 동네 사람들은 성당엘 갔다.

미사가 시작되기 전, 의자에 앉아 서로 인사들을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제단에 사탄이 나타났다.

놀란 사람들은 사탄에게 붙잡힐까봐 뒷문, 옆문으로 튀어 달아나느라고

대 혼란을 이루었다.

 

순식간에 성당은 텅 비었는데, 사탄이 내려다보니 한 사내만 홀로 앉아 있는 게 아닌가.

놀란 사탄이 사내에게 다가가 물었다.

 

‘넌 내가 누군지 모르냐?’

“모르긴 왜 몰러, 잘 알지.”

‘넌 내가 무섭지도 않으냐?’ 사탄이 물었다.

“무섭긴 뭐가 무서워!” 사내가 전혀 움츠러들지 않고 사탄을 똑바로 쳐다보며 대답했다.

 

 

사탄은 ‘다른 성당의 신부가 평복을 입고 앉아 있나’ 의심하며 다시 물었다.

‘넌 도대체 왜 나를 무서워하지 않지?’

 

사내가 씨익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임마, 난 지난 25년 동안 네 누이와 살고 있잖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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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전(年前) 고등학교 동기동창인 목사가 베트남 선교 갔을 때 겪은 애기를 했다.

북부 오지 마을이었는데 이곳에만 가면 일행에서 병자가 나오고,

일이 어긋나 제대로 선교를 하기가 어려웠단다.

알고 보니 이곳은 원래 토착신앙이 무척 강한 곳이었는데,

기독교 선교단이 들어오니까 마귀들이 들끓어 방해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내가 다니는 분당 마태오 성당의 주임신부께 이 이야기를 하며

마귀의 실존 여부를 물었다.

신부는 마귀의 실체를 인정하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말해주었다.

 

경기도 어느 시골에 근무할 때 마귀가 들린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여러 가지로 시험해 본 결과 마귀가 틀림없는 것 같아,

수원의 주교께 보고하고 퇴치(구마-驅魔)를 상신했다.

주교는 구마의 능력이 있는 수녀를 보내주었고,

수녀가 나타나자 마귀는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임신부는 서해안 지방에 마귀가 성하다고 덧붙였다.

 

 

 

 

악마(惡魔)는 구약에 사탄(Satan, 적대자, 거역하는 자)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하느님이 창조하신 것들을 파괴하며 혼란과 어둠을 가져오는 존재로 알져져왔다.

그들은 강한 증오와 자만심으로 하느님께 대항하고,

인간의 죄 가운데 자신을 드러낸다.

 

 

신학자들은 악마의 두목이 루치펠(또는 루시퍼 Lucifer - ‘빛을 지니고 있는 자’,

이사야 14,12)로서, 원래는 천사 중 뛰어난 존재였으나

교만하여 하느님과 같아지려고 했다고 한다.

 

루치펠은 신약에서 사탄이라고 하였고(루가 11,18) 그의 졸개들을 마귀라고 하였다.

그들은 미카엘 대천사에게 쫓겨 지옥으로 떨어졌다.

 

 

사탄이라는 단어는 크게 세 번의 변화를 거친다.

가장 먼저 타락한 천사(악마)는 '벨리알'(가치 없는, 사악한 이라는 뜻)이라는 존재로

천국에 있을 때의 이름은 '사타나엘' 이었다.

그가 타락하여 지옥에 떨어지자 그의 이름에서 신을 뜻하는 '엘'을 제외시켜

사탄(사타나)이라 불렀다.

이후 타락하는 존재들이 더 많아지자 그 모두를 사탄이라 이름하였고,

나중에는 그들의 두목 루치펠을 뜻하는 고유명사로도 쓰이게 되었다.

 

 

마귀들은 세상에 나와서 못된 짓들을 한다.

 

 - 자기들보다 못난 사람들이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지옥으로 끌어내리기 위하여 죄를 짓도록 유인한다.

 

  - 사람들의 육체와 정신에 질병을 가져온다.

 

 - 세상의 권세 세력, 암흑세계를 배후 조종한다.

    사람들끼리 불목하게 하고, 지역 간 민족 간 갈등을 조장한다.

 

 

마귀는 이를 위해 사람을 습격하여 괴롭히거나 심한 공포를 주거나(마습 魔襲),

사람에게 접하여(부마 附魔) 비정상적으로 행동하게 한다.

 

 

그러나 마귀는 하느님의 지배를 벗어나거나 영혼을 침범하지는 못하며,

인간의 의지 역시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다.

 

가톨릭교회는 사람이 악령에 사로잡힐 가능성을 인정하고,

신자들은 예수의 이름으로 마귀를 물리칠 수 있다고 규정한다.

 

3세기 중엽에는 교회가 구마를 수행하는 직책을 설정,

이를 구마품이라 하였으며 최근까지 라틴교회에 존속하였다.

 

 

구마는 기도와 안수(按手)로 악령을 불러내 떠나라고 명령하는 것으로,

이 권능은 교회가 지니며, 성대한 구마식은 권능을 부여 받은 사제만이

집전할 수 있으나, 성대한 예절을 갖추지 않은 구마식은

일반신자도 행할 수 있다.

 

 

그런데 악령에 사로잡힌 듯 한 현상이 사실은 악령과 무관하고,

심리적 요인이나 질병에서 연유될 수 있으므로,

구마 의식을 거행하기 전에

그 현상이 마귀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판명해야 한다.

 

따라서 신중을 기하기 위해 교회는 구마의식을 공적으로 행하기 전에

주교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회법 제1172조)

 

 

<馬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