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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쉬운 가톨릭 안내 - 073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도 죽느뇨?


신부가 죽음에 이른 독거 할머니를 만나 물었다.

‘제가 뭐 해 드릴 일 있을까요?’

할머니가 대답했다.

“제가 죽거든 화장해 주세요.”

신부가 흔쾌히 승낙했다.

‘그러지요.’

할머니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한 가지만 더 부탁해요. 화장한 뒤 남은 재는 불루밍데일 백화점에 뿌려주세요.”

‘아니, 왜 거기에 뿌려 달라십니까?’

신부가 묻자 할머니가 지체 없이 대답했다.

“그래야 딸년들을 일주일에 두 번씩 만나걸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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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는가?

육체와 영혼이 다 없어지고 그만인가?

다른 사람이나, 생물로 다시 태어나는가?

아니면 천국이나 지옥으로 가는가 ?

가톨릭에서는 사후의 세계를 어떻게 믿고 있는가?


가톨릭 입교 희망자를 가르치는 데는 1999년 주교회의에서 발간한 교리서를 따르지만,

옛날 교리서를 보면 구수한 정취를 느끼게 된다.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옛 교리책을 읽어보자.


(문) 사람의 죽음이란 무엇이뇨?

(답) 영혼과 육신이 서로 갈림이니라.

(문)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도 죽느뇨?

(답) 사람이 죽어도 그 영혼은 죽지 아니하여, 그 행실대로 상이나 벌을 받느니라.

(문) 사람이 죽은 후에 그 육신은 어떻게 되느뇨?

(답) 사람이 죽은 후에 그 육신은 썩느니라.

(문) 우리는 죽음에 대하여 무엇을 가끔 생각할 것이뇨?

(답) 죽음은 죄의 벌이요, 우리의 영복과 영벌이 죽는 순간에 달리고,

    죽을 때가 일정치 않은 즉 항상 준비하고 있을 것을 생각할 것이니라.

 

(문) 사람이 죽으면 그 상이나 벌을 누가 결정하시느뇨?

(답) 사람이 죽으면 그 상이나 벌을 천주 심판으로써 결정하시느니라.

(문) 심판이 몇 가지 있느뇨?

(답) 심판이 두 가지 있으니, 사심판(私審判)과 공심판(公審判)이니라.

(문) 사심판은 무엇이뇨?

(답) 사심판은 사람이 죽어 육신을 떠난 영혼이 곧 천주 예수 앞에 혼자 받는 것이니라.

(문) 사심판의 판결은 어떠하뇨?

(답) 사심판의 판결은 각각 다르니,

        1) 은총지위에 있어 아무 보속할 것이 없는 영혼은 바로 천당에 오르고,

        2) 대죄 중에 있는 영혼은 바로 지옥에 내리고,

        3) 소죄나 혹 보속할 죄벌이 남아 있는 영혼은 연옥으로 가느니라.


사후에 벌어지는 일에 대한 가톨릭의 믿음이 간결하게 정리되어있다.

그렇다.

사람이 죽으면 육체는 소멸되어 없어지고, 영혼은 사심판(私審判)을 받아

천당이나 지옥 또는 연옥으로 가게 된다.


사심판(particular judgment) 이란 죽은 후에 하느님으로부터 개인적으로 받는 심판이다.

죽은 후 지체 없이, 즉 영혼과 육신이 갈리는 순간에 받으며,

아무런 죄가 없는 영혼들은 즉시 천국에 이르고,

대죄(大罪) 중에 통회 없이 죽은 영혼은 즉시 지옥으로 간다.

소죄(小罪)나 혹은 죄의 보속(補贖)을, 살아서 다 치루지 못하고 죽은 영혼들은

연옥(煉獄)으로 가서 그 남은 죄를 보속하는 정화기간을 거쳐 천국에 갈 수 있다.


사람이 죽으면 영은 천국, 연옥 또는 지옥에 있으므로

죽은 영혼은 떠돌아다닐 수도 없고 윤회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가톨릭의 믿음이다.

천당, 지옥, 연옥에 대한 옛 교리를 보자.


(문) 천당은 무엇이뇨?

(답) 천당은 천사와 성인들이 천주를 모시고 완전한 복락을 끝없이 누리는 곳이니라.

(문) 지옥(地獄)은 무엇이뇨?

(답) 지옥은 마귀와 악인들이 혹독한 형벌을 끝없이 받는 곳이니라.

(문) 연옥은 무엇이뇨?

(답) 연옥은 세상에서 보속을 다 못하고 떠난 영혼들이

    천당에 들어가기까지 단련을 받는 곳이니라.


천당과 지옥에 대해서는 각자 나름대로의 개념을 갖고 있을 것이나

연옥(煉獄 Purgatory)은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므로 설명을 덧붙인다.

연옥은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없는 곳이라서 지옥과 비슷하지만,

남아 있는 보속을 다 치루고 나면 천당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곳이다.

리옹 공의회, 피렌체 공의회,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결정된 교리에 따르면

한 사람이 죽을 때 이미 용서는 받았지만 보속해야 할 잠벌(暫罰)이 남은 경우

그 영혼은 천당에 입장할 수 있을 때까지 연옥에서

지복직관(至福直觀)의 결핍을 뜻하는 고통인 실고(失苦)와

물리적 고통인 각고(覺苦)를 겪는다.


세상에 전적으로 악하기만한 사람이 없듯, 완전히 선하기만 한 사람도 없다.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지을 것이고, 그 죄는 그리 쉽게 용서받지 못 한다.

그러니까 거의 모든 사람은 죽으면 연옥으로 간다고 볼 수 있다.


연옥에 있는 영혼은 지상에 살아있는 이들의 기도나 선행 등을 통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죽은 이를 위해,

살아있는 사람들이 불쌍한 사람들을 돕는 선행을 하거나,

성지를 순례하면서 희생적으로 신심행사에 참여하면

죽은 이들의 잠벌을 보속하는 기간이 단축된다는 희망의 믿음이 그것이다.


공심판은 개별적으로 받은 사심판의 내용을

세상 마칠 때 모든 사람 앞에서 공포하는 심판이다.

이 모든 것을 완결하는 것이 최후의 심판, 그리스도의 재림 또는 종말이다.


『종말에는 하느님의 나라가 완전하게 도래할 것이다.

  공심판 후에 육체와 영혼이 영광스럽게 된 의인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다스릴 것이며

  우주자체도 새롭게 될 것이다』(가톨릭 교리 1042항)

 

<馬丁>

  • 김치순 2011.07.11 10:52

    자료 조사와 엮는 방법에 감탄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옛 요리문답까지 등장하였네요?

    애써서 재미있게 잘 정리한 내용에 언제나 찬사를 보냅니다.

  • 한기호 2011.07.11 16:36

    고맙습니다.

    읽어주시고, 격려해 주심에 힘을 얻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