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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쉬운 가톨릭 안내 - 032 감실 (龕室 tabernacle)

석굴암의 주실인 원굴에 들어가면 굴 중앙에 석굴암 본존불(本尊佛)이 있고,
그 주위에 십대제자상(十大弟子像)이 새겨져 있다.
그 위쪽을 보면 돌을 파서 10 개의 보살상등을 안치해 놓았다.
이 돌을 판 부분을 감실이라고 한다.

경주 남산에 가면 바위를 파고 불상을 모셔놓은 것도 볼 수 있다. 이도 감실이다.
사찰의 법당 안 불좌(佛座) 위에 매다는 작은 집 모양으로 된 닫집도 감실이다.
유교에서는 사당 안에 신주(위패)를 모셔 두는 곳을 감실이라고 한다.
이렇듯 감실이란 ‘중요한 분’ ‘소중한 분’을 모셔놓은 곳을 말한다.

가톨릭교에서는 성체(예수의 몸 - 축성한 밀떡)를 담은 성합(聖盒)을 넣어둔 곳을
감실이라고 부른다.
성당에 들어가면 제단 위 제대 뒤쪽으로 빨간 불이 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불을 성체등(聖體燈) 또는 감실등이라고 하는데, 이 불이 켜져 있으면
감실 안에 성체가 있음을 의미한다.

4세기 초까지의 박해시기에 교회는 성찬례를 가정집에서 드렸다.
이 때 사제는 그 자리에 모인 사람의 수보다 조금 더 많이 빵을 축성하였는데,
이는 신앙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거나 병으로 성찬례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축성된 빵을 나중에 전해 주기 위해서였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사제는 집 안의 특별한 곳에 축성된 빵을 모셔 두었다.
이것이 감실의 기원이다.

사제가 성체를 보관하는 것 외에, 일반 신자들도 성찬례(미사) 때 축성된 빵을
집에 가져가 자기 집에 있는 감실에 모셨는데, 이는 매 식사 전 성체를 먹기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관습은 로마, 스페인, 소아시아 교회 일부, 에집트에서 6세기 경에 행해졌다.

오늘날에는 미사 때 신자들에게 줄 성체를 보관하고, 또 미사 때 주고 남은 성체를
보관하기 위해서 감실이 이용된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제대 주위의 감실 이외에, 감실을 위한 경당을 따로 지어
신자들이 조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성체조배실이라고 한다.

성체가 계신 곳이므로 감실이 교회의 중심으로 잘못 생각되는 일도 있다.
그러나 가톨릭 신자들은 신앙의 중심을 이루면서 그리스도교 생활의 원천이 되는
성찬례를 거행하기 위해 교회에 모인다.
교회는 근본적으로 예수를 기리는 성찬례를 거행하기 위한 공간이므로
이 전례가 거행되는 제대가 교회의 중심이다.

<馬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