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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미있고 쉬운 가톨릭 안내 - 017  교황 선출하기 (Conclave)

옛날에 교황이 바티칸에 사는 유대인들을 다 추방하기로 결정한 일이 있었다.
당연히 유대 사회의 큰 반발이 일어났다.
교황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하여 유대인들에게 종교 토론을 제의했다.
교황이 이기면 유대인들은 다 바티칸에서 나가고, 유대인이 이기면 그냥 눌러 살기로.

유대인 대표 모이쉬는 라틴어를 못 했다.
할 수 없이 둘은 수화로 토론을 시작했다.

먼저 교황이 손가락 세 개를 보였다.
모이쉬는 손가락 하나를 펼쳤다.

교황이 손가락을 들어 머리 위로 원을 그렸다.
모이쉬는 손가락으로 땅바닥을 가리켰다.

교황이 밀떡과 포도주를 꺼냈다. (성체와 성혈)
모이쉬가 사과를 꺼냈다.
교황이 말했다.
“내가 졌소. 그냥 사슈들.”

모이쉬가 돌아와 토론 결과를 설명했다.
‘교황이 손가락 세 개를 들어서 우리한테 3일 이내에 떠나라더군.
나는 한 명도 안 떠난다고 손가락 한 개를 보여줬지.’

그랬더니 교황이 손가락을 머리 위로 돌리며 “온 도시에서 너희들을 몰아낼 꺼야”
하더라구. 내가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면서 ‘이 곳에서 절대로 안 나간다’ 그랬지.

‘그러니까 교황이 밀떡과 포도주를 꺼내서 점심 먹고 하재. 나도 점심 먹으려고 가져간 사과를 꺼냈지. 왜 그랬는지 교황이 갑자기 “졌다!” 하더라구.’

같은 시간, 교황이 추기경들에게 토론 경과를 설명하고 있었다.
“내가 손가락 세 개로 삼위일체에 대해서 물었더니, 손가락 하나를 내밀어 신은 하나뿐이라는 거야”
“손가락을 머리 둘레로 돌려서, 하느님은 우주 곳곳에 다 계시다고 했더니, 이 친구,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면서 하느님은 바로 여기 계시대.”

“빵과 포도주를 꺼내 죄의 용서를 믿느냐고 했더니, 사과를 꺼내면서 원죄를 풀어야 한다는 거야. 더 이상 할 것도 없이 항복하고 말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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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가톨릭 교황이 사망하거나 유효하게 사퇴한 경우 새 교황을 선출한다.
영화에서, 선출권자들을 방 안에 몰아넣고 문을 잠그고, 결정될 때까지 문을 안 열어주며,
투표해서 당선자가 없으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새 교황이 뽑히면 흰 연기를 올려
알리는 바로 그 절차가 진행된다.

이를 콘클라베 (Conclave) 라고 부른다.
콘클라베는 라틴어 ‘쿰 클라비’(cum clavi)에서 유래했는데, ‘문을 잠근 방’을 의미하는 말로, 가톨릭교회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 시스템이다.

1059년 이래 추기경단이 교황을 선출해 왔는데, 1268년 교황 클레멘스 4세 선종 이후의
교황 선거가 탁상공론만 계속된 채 3년 가깝게 결론을 못 내리자, 로마 시민들은 선출자들을 밖으로 나올 수 없도록 가둔 것이 콘클라베의 기원이라고 한다.

2005년의 콘클라베도 시스티나 경당에서 투표했지만, 추기경단이 시스티나 경당 안에 갇혀 지내는 관례는 폐지되었다. 이는 1996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변경한 규정에 따른  것으로, 추기경들은 바티칸에 있는 숙소(성 마르타 숙소)에 머물게 되었으며, 뜰을 산책할 수도 있게 되었다. 하지만, 외부와의 연락은 여전히 금지돼 있다.

선출권은 80세 미만의 추기경단에 있으며, 추기경단은 120명 이하로 제한되었다.
비밀투표로 어떠한 남성 신도라도 3분의 2 표를 받으면 교황이 될 수 있다.
여성에게는 교황이 될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중세에 요안나라고 하는 여교황이 있었다는 전설이 있지만, 이는 가공된 픽션에 불과하다.

추기경은 자기 자신을 교황 후보로 기명할 수 없다.
선거운동은 절대로 할 수 없으며, 추기경끼리 누구를 뽑자는 사전 약속도 할 수 없고,
후보자 없이 각자 기도로 교황 후보자를 결정할 뿐이다.

투표에서 차기 교황이 결정되지 않으면 검은 연기가 나오도록 투표용지를 태워 외부에 알리고, 결정이 되면 하얀 연기를 내게 되어 있지만, 베네딕토 16세를 선출한 2005년부터는,
하얀 연기와 함께 성 베드로 대성전의 종을 울려서 군중에게 알리고 있다.

7회차 투표에서도 결정이 되지 않으면 추기경단의 다수가 동의하에 과반수 득표자를 선출할 수 있고, 최다 득표자 두 명의 결선 투표도 할 수 있다.

새롭게 선출된 후보자가 교황 취임을 수락하면, 그 사람이 주교급이라면 바로 교황직을
받게 된다. 만약 사제급이라면 수석 추기경으로부터 주교 서품을 받은 다음, 교황직을 맡는다. 평신도가 선택되었을 경우는, 수석 추기경이 사제 서품을 한 다음 곧바로 주교 서품을 거행하여 교황에 취임한다.

신임 교황은 ‘눈물의 방’으로 이름 붙여진 시스티나 경당 근처 조그만 방으로 안내되어,
미리 준비한 세 가지 사이즈의 교황 전용 의복 중에서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선택해 몸에 걸친다. 그 다음 추기경단이 대기하고 있는 경당으로 돌아와 새로운 ‘어부의 반지’를 끼고 의자에 앉아 추기경단 한 사람 한 사람으로부터 축하와 순종의 인사를 받는다.
‘어부의 반지’는 교황의 상징이고 인감이다. 교황이 서거하면 이 반지를 빼내 추기경단 앞에서
파괴한다.

선임 부제 추기경은 외부 사람들에게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알리고 새 교황의 이름을 공포한다. 535년 이래, 교황은 취임 시에 자신의 교황 이름을 결정하는 관습이 내려오고 있다.

이어 새 교황은 바티칸 대성전의 발코니에서 전 세계에 축복을 보낸다.

<馬丁>


<레오 13세의 어부의 반지>
Ata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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