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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쉬운 가톨릭 안내 - 021 주님의 기도(祈禱)

예수회 수사 수습생 두 명이 기도 중에 담배가 피우고 싶어졌다.
그들은 선배 수사에게 허락을 받기로 했다.
첫 번째 수습생이 선배 수사에게 말했다가 보기 좋게 딱지를 맞았다.

잠시 후 그는 동료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보았다.
‘자네, 허락을 받았나 ?’
“물론이지.”
‘아니, 나는 왜 못하게 하고 자네는 피워도 된다는 거야 ?’
둘째 수습생이 설명해 줬다.

“자네는 ‘기도하는 중에 담배 피워도 됩니까 ?’ 하고 물었지?”.
‘그래, 자네는 어떻게 했는데 ?’
“나는 ‘담배 피우는 동안에 기도해도 되나요?’ 하고 물었거든.”




가톨릭의 기도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기도하는 방법에도 많은 방법이 있다.
기도라는 게 하느님과 나와의 은밀한 관계일진대, 복잡해야할 이유가 전혀 없고,
특별한 형식을 따라야할 필요도 없을 것인데 왜 여러 종류의 기도가 있어야 하는가.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을 쉽게 만나고, 하느님과 바로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이런 여러 가지 기도 방법이 나타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 하느님을 만나기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그러니까, 남들이, 성인들이, 하느님을 만난 경험을 가진 이들이 행하였다는 기도를
따라하게 마련이고, 당연히 기도가 점점 다변화되는 것이다.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 신심이 깊다는 분들이 여러 가지 기도를 하는 것을 보면,
그러한 기도가 효험이 있기는 있는가 보다.

가톨릭의 기도를 굳이 방법상으로 분류하면 소리기도와 마음의 기도로 나눈다.
소리기도 또는 염경기도(念經祈禱)는 어떤 기도문(祈禱文)을 생각하며,
입으로 외우는 것을 말한다.  
주님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 시편, 삼종경, 묵주의 기도 등을 소리 내어 함으로써
몸을 마음의 내적 기도와 일치시키는 것이다.

마음의 기도는 보통 묵상기도(默想祈禱) 라고 하는데, 묵묵히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
말을 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하는 방법이다.  
이는 사고력 상상력 감정의욕을 동원하여 하느님과 직접 관계되는 일이나,
우리를 하느님께로 이끌어 가는 일들을 생각하며 기도함으로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받아들이고 실천에 옮기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마음의 기도중 하나로 관상기도(觀想祈禱)가 있는데, 이는 우리가 마치 얼굴을 맞대고 보듯이
하느님 대전에 침묵 가운데 머물러 있는 것, 즉 마음을 모으고 집중하여 하느님의 현존을
깊이 인식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이다.

기독교 기도 중에서 가장 중요한 기도는 두말할 나위 없이 ‘주님의 기도’이다.
주기도문(主祈禱文), 주의 기도 또는 천주경(天主經) 이라고도 불리는 이 기도는
예수가 제자들에게 ‘이렇게 기도하라’고 직접 가르쳐 준 기도이다.
마태오복음과 루가복음에 그 내용이 씌어 있다.

기도문은 개신교와 성공회 등에서 조금씩 다르게 쓰고 있는데, 우리나라 가톨릭에서는
다음과 같이 기도하고 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2천년 전에 어떻게 이렇게 간결한 기도문을 썼는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짧고 쉬우면서도 모든 내용을 다 포함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은 우리가 매일 이 기도를 하면서도, 과연 진심으로 기도하는 것이며,
기도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지 의아해 하고, 한 편으로는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특히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에서 걸리고, 또 걸림을 부인할 수가 없다.
실제로는 '대대로 먹을 양식을 주시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馬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