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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쉬운 가톨릭 안내 - 010
미사 (Mass)

라스베이거스의 성당

라스베이거스에 카지노보다 성당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아는 분들은 많지 않다.
일요일마다 이 성당들에는 많은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러 온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돈을 많이 따게 해 달라고’ 오고,
극히 일부는 ‘딴 돈을 하느님과 나눠가지려고’ 온다.
(농담이고, 실제로는 하느님께 감사하고 자신을 봉헌하러 오는 것임에 틀림없다.)

헌금 때 현찰 대신 카지노에서 가져온 ‘칩’을 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여러 카지노의 가지가지 다른 칩들이 헌금 박스에 섞이므로,
각 성당에서는 이 칩들을 한데 모아 몽땅 교구 본부로 보낸다.
본부에서는 칩을 카지노 별로 분류해서, 제일 신참 신부를 카지노에 보내 현금으로 바꿔온다.
이렇게 카지노를 순례하는 신부를 ‘칩 신부 - The Chip Monk’ 라고 부른다.



개신교에서는 주일에 예배를 보러 가고, 가톨릭에서는 미사를 드리러 간다.
내용과 형식에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하느님께 감사하고, 경배한다는 데서는 같은 것이다.

미사는 '보냄, 파견'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missa’에서 유래하였다.
라틴 전례의 미사 맨 마지막에 사제가 '가십시오. 나는 그대를 보냅니다.'
(Ite, missa est) 라고 하는데, 이 ‘missa’가 미사 전례 자체를 일컫는 말로 변화하였다.

로마 가톨릭교회는 트리엔트 공의회의 결정으로 미사를 집전할 때
라틴어로 이루어진 전례만을 고수해 왔으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인 1965년부터
각 나라의 언어로 된 미사 전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 이전에 성당에 가 본 분들은 신부가 신자들에게 등을 돌리고 서서
알 수 없는 말로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지금은 신부가 신자들을 향해 서서 미사를 올리고, 모든 전례는 우리말로 행해진다.

미사는 사제만이 집전할 수 있으며 부제, 수도자, 복사와 함께 평신도는 고유 직분 및
역할로 이에 참여한다.

미사 전례는 크게 성서 봉독, 복음, 강론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말씀의 전례’와
예수 그리스도의 최후 만찬을 재현하고 성체와 성혈을 모시는 ‘성찬의 전례’ 로 나뉜다.

성서는 세 번 읽는데, 제1독서는 구약, 제2독서는 4복음서 이외의 신약을 신자 중 한 사람이  
낭독하고, 신부가 4복음서 중에서 복음을 낭독한다. 낭독하는 세 구절은 모든 가톨릭교회가
다 똑같다.

복음 낭독이 끝나면 신부가 그 날의 말씀에 대해 ‘강론’을 한다.
개신교 목사가 ‘설교’를 하는 것과 같은 의식이다.

미사 의식 중 특히 ‘성찬의 전례’ 부분은 예수의 최후 만찬을 재현하는 것이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자신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빵과 포도주를 나누어 주셨듯이,
신자들은 밀떡과 포도주를 받아먹고 마심으로서, 예수를 자기 안에 모시고,
새로운 계약을 맺는 것이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는 최후 만찬 때와 같이 식탁에서 성찬례가 거행되었다.
즉 신자들이 일반 식사를 하면서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여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이루어
먹고 마시는 성찬을 하였다.
그 뒤 AD 150년께 성찬례와 일반 식사를 분리 거행하면서, 성찬례 전에 성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마음의 타당한 준비를 갖추고자 성서 봉독을 결부시켰다.

3세기 초에는 참회 예식, 성서 봉독, 대응송, 강론, 평화의 인사, 예물준비, 성찬기도,
영성체의 형식을 갖추었고, 5세기 초 공동기도, 예물봉헌, 성찬기도, 주의 기도가 첨가되었다.

오늘날과 같은 미사의 형태가 완성된 것은 7세기 중엽이다.
그 양식은 다음과 같다.

I. 시작 예식

입당 - 입당송 또는 입당 성가.
참회
자비송 (Kyrie)
대영광송 (Gloria - 대림 시기와 사순 시기를 제외한 모든 주일, 대축일, 축일)
본기도

II. 말씀 전례

제1독서
화답송 (주로 시편으로 이루어져있으며 제1독서에 대한 응답이다.)
제2독서
복음 환호송 (알렐루야 Alleluia)
복음 낭독
강론
신앙고백 (니케아 - 콘스탄티노플 신경 또는 사도신경 - 크레도 Credo)
보편 지향 기도 (신자들의 기도)

III. 성찬 전례

예물 준비
거룩하시도다 (상투스 Sanctus)
마침 영광송
주님의 기도 (주기도문 Pater Noster)
평화 예식 (주위 사람들과 평화의 인사)
하느님의 어린 양 (아뉴스 데이 Agnus Dei)
영성체 전 기도
영성체 + 영성체송
감사 침묵 기도  
영성체 후 기도

IV. 마침 예식

강복
파견
파견 성가

<馬丁>


<연재 하면서>
이 글은 제목 그대로 ‘안내서’이지, 가톨릭 ‘교리서’가 아니다.
‘가톨릭이란 이런 종교구나.’ 하는 정도만 아시라는 얘기이다.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분들은 전문가들에게 묻던지,
각종 서적을 통해 공부함이 좋을 것이다.

이 안내서는 물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
물을 마시든지 안마시든지 그것은 독자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물이 마시기에 적합한지 않은지, 물의 성분이 이렇다 아니다 등의 토론은
바라는 바가 아님을 밝힌다.
  • 구달 2010.04.18 03:57
    하하하.. Chipmonk란 말이 무척 재미있네.
    미국에서는 다람쥐를 Chipmunk라 하지 않는가?
    Chipmonk 이건 Chipmunk 이건
    먹이를 찾는 하루의 일과가 바쁘긴 매일반이겠지.^^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재치있는 유머이네.
  • 한기호 2010.04.18 10:45
    Chipmunk 라는 단어를 몰라서,
    왜 Chip Father 라 하지 않고 Monk 를 불러왔나 의아해 했지.
    결과로는 '쳇바퀴 수사' 보다 '칩 신부'가 나은 것은 같지만.
    이래서 '번역이 창작보다 어렵다'는 말이 실감 나네.

    내가 모르는 것을 알면서,
    바로 지적하지 않고,
    슬쩍 돌려 얘기하는 구달의 배려에 따스함을 느끼네.
    앞으로도 지속적인 편달 바라네.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