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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변치 않는 ‘말씀’이 삶의 나침반

2014. 9. 23.

 

 

‘풀루타크 영웅전’을 읽으면, 많은 나라들을 쳐부수고

자기 나라의 영토를 크게 넓힌 여러 영웅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을 생각할 때마다 ‘영웅’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남의 것을 많이 빼앗는 것이 과연 영웅 소리 들을 만 한 것인가요?

한 뼘의 땅도 늘리지 못 하고 단순히 강탈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미 그곳에 살고 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말입니다.

조상 대대로 수천 년간 살아온 자기 땅에 와서는

‘발견’했다니 얼마나 실없는 소리입니까?

 

 

사람들이 하는 짓이라는 게 대개 이와 같음을

옛 사람들은 이미 깨우쳤습니다.

 

4 한 세대가 가고 또 한 세대가 오지만, 땅은 영원히 그대로다.

5 태양은 뜨고 지지만, 떠올랐던 그곳으로 서둘러 간다.

6 --- 바람은 돌고 돌며 가지만, 제자리로 되돌아온다.

7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흘러드는데, 바다는 가득 차지 않는다.

9 있던 것은 다시 있을 것이고, 이루어진 것은 다시 이루어질 것이니,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란 없다.

10 “이걸 보아라, 새로운 것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있더라도,

     그것은 우리 이전, 옛 시대에 이미 있던 것이다.

(코헬렛 1,)

 

 

 

코헬렛은 ‘집회에서 말하는 사람’ 즉 사회자나 설교자를 가리킵니다.

코헬렛 1:1절은 코헬렛을 ‘다윗의 아들로서 예루살렘의 임금’ 이라고 밝히고,

그밖에 문장에서도 솔로몬왕의 삶을 암시하는 대목들이 많아서

이 글은 솔로몬이 쓴 것으로 치부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유태교 랍비들이 사용하고 있었던

비교적 후기 히브리어로 저술돼 있고

아랍어적인 경향이 농후하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유배시대 이후에 쓰인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가톨릭대사전]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명문이 여기서 탄생합니다.

우리는 태어나서 살다가 죽습니다.

다음 세대가 또 태어나서 살다가 죽습니다.

이러한 순환은 ‘인류 종말’까지 되풀이 될 것입니다.

모든 사물이 존재하던 모습을 바꾸기는 했지만

새로운 것이 나타난 일은 없습니다.

 

세상의 온갖 영화를 다 누린 솔로몬이 결국 깨달은 것은 무엇입니까?

2 허무로다, 허무! 코헬렛이 말한다. 허무로다, 허무! 모든 것이 허무로다!

3 태양 아래에서 애쓰는 모든 노고가 사람에게 무슨 보람이 있으랴?

 

 

모든 것을 다 가졌고, 모든 영화를 다 누렸던 솔로몬은

아무것도 못 가지고 이승을 떠납니다.

그가 없는 세상에 태양은 다시 뜨고 지고, 바람은 불고,

강물은 바다로 흘러갑니다.

과연 허무할 만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솔로몬이 ‘지혜의 왕’ 임을 깨닫습니다.

솔로몬은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갈파합니다.

태양 아래 존재하는 것은 늘 흘러가며 변모합니다.

그러므로 흘러가는 인생이 허무하다고 탄식합니다.

 

 

지혜로운 솔로몬이 우리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인생은 허무’ 라는 사실이 아니라

늘 변하고 흘러가는 ‘하늘 아래’ 사물을 바라보지 말고

그 하늘을 만든 분을 ‘삶의 나침반’으로 삼으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