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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의 율법’에 매이지 말아야

2014. 10. 7.

 

 

옛날 중국 조(趙)나라 명장 조사(趙奢)의 아들 괄(括)이 매우 영리하여

병서를 가르치자 모두 깨우쳐 병법의 대가가 되었습니다.

조사는 임종을 맞이하여 '전쟁이란 생사가 달린 결전으로,

이론만으로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괄은 병법을 이론적으로만 논하기 때문에 실전에 약하여

만일 장수가 된다면 조나라가 큰 변을 당할 위험이 있다'고 했습니다.

 

훗날 진(秦)나라가 조나라를 침략하자 조나라 효성왕(孝成王)은

조괄을 대장으로 임명하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대신 인상여(藺相如)가,

‘왕께서 괄을 대장으로 임명하려는 것은

  마치 기둥을 아교로 붙여놓고 거문고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괄은 병법만 통달할 뿐,

  상황에 맞추어 변통할 줄 모릅니다.’ 라고 반대합니다.

(王以名使括 若膠柱而鼓瑟耳 括徒能讀其父書傳 不知合變也;)

 

 

결국 조괄은 이론만으로 작전을 전개하다가 진나라의 함정에 빠져

40만 대군을 모두 죽이는 최악의 참패를 당합니다.

여기서 '교주고슬 膠柱鼓瑟'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사기(史記) 염파 인상여열전(廉頗 藺相如列傳))

<두산백과>

 

 

거문고는 줄을 괴는 기러기발을 올렸다 내렸다하여

음을 맞추는 것인데, 이것이 불편하다고 한번 조율한 뒤

기러기발(柱)을 거문고(瑟)에 아교(膠)로 붙여놓는다는 말로서,

거문고 줄이 늘어나면 제 음을 낼 수가 없습니다.

고지식하여 융통성이 없음을 교주고슬이라고 합니다.

 

 

세상에는 어떠한 원칙이 한 번 정해지면

절대로 그 원칙을 어기지 않도록 강제하는 일이 많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러한 고정관념의 탈피를 강하게 권고합니다.

 

1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

   그러니 굳건히 서서 다시는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마십시오.

2 --- 할례를 받는다면 그리스도는 여러분에게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3 --- 할례를 받는 사람들은 율법 전체를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4 율법으로 의롭게 되려는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와 인연이 끊겼습니다.

5 우리는 성령을 통하여 믿음으로 의로워지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6 그리스도 안에서는 ---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

(갈라티아서 5,1-6)

 

 

‘자유’란 아무 일이나 자기 멋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남들의 뜻에 따라서 하거나,

남들이 못 하게 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에 의해서 어떠한 일을 하거나,

안 할 수 있는 것이 ‘자유’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이러한 자유를 은총으로 주셨습니다.

‘율법’에 억매이지 말라고 ‘해방’시켜 주신 겁니다.

 

율법에 억매인 사람들을 ‘할례를 받은 사람’이라고 표현하여

일반 유대인들뿐만 아니라

다른 사도들로부터도 배척받을 수 있는 과격한 어조로

고정관념의 탈피를 강조한 것입니다.

 

 

율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성령을 통한 믿음으로 의로워지기 때문에

사랑으로 행동하라고 가르치십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율법과 같은

외부로부터 강제되는 구속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회적 관습이나 편견, 잘 못된 버릇,

아집과 고정관념 등 스스로가 만든

‘내적 율법’의 ‘종살이’를 하는 잘못을 저지릅니다.

 

이러한 ‘멍에’에서 벗어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오죽하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겠습니까?

 

그러나 우리는 예수님으로부터 ‘해방’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내 생각과 말과 행동이 다른 이들과 다를 때

혹시 ‘내 안의 율법’만 따르는 것이 아닌지

한 번 더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종살이의 멍에를 메지 않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