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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드러낼 수 있는 일이 ‘빛으로 나아가는 길’

2014. 5. 6.

 

나이를 먹지 않는 영원한 소년 피터 팬은 실수로 그림자를 잃어버립니다.

그림자를 찾으러 갔다가 만난 그 집 딸 웬디가 피터 팬의 몸에 그림자를 붙여주고,

그들은 함께 ‘네버랜드’로 모험을 떠납니다.

제임스 매튜 배리(James Matthew Barrie)의 동화 ‘피터 팬’의 도입부입니다.

 

작가는 왜 그림자를 잃었다가 꿰매 붙이는 것으로 얘기를 시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림자란 ‘물체가 빛을 가려서 그 물체의 뒷면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늘’입니다.

(네이버 사전)

그러니까 모든 물체에는 ‘드러난 부분’과 어둡게 가려진 ‘검은 그늘’이 있기 마련입니다.

비유적으로 얘기할 때, 사람에게 있어서 그림자는 드러내고 싶지 않은 그의 약점입니다.

기왕에 그런 어두움이 몸에서 떨어졌는데 그걸 다시 붙이다니 좀 안쓰럽습니다.

 

빛과 그림자에 대해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19 --- 빛이 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였다.

그들이 하는 일이 악하였기 때문이다.

20 악을 저지르는 자는 누구나 빛을 미워하고 빛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자기가 한 일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21 그러나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요한 3,)

 

지하경제의 양성화, 폭력과의 전쟁, 비리의 근절 등은 모두

‘어둠’을 없애려는 노력입니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 이러한 ‘어둠과의 싸움’은 끝없이 계속되었지만

어둠은 결코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빛’이 존재하는 한 ‘어둠’은 동전의 뒷면처럼 결코 없어지지 않는 것인가 봅니다.

 

저는 ‘빛으로 나아가 진리를 실천하는 이’가 따로 있고,

‘어둠을 더 사랑해서 악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따로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진리를 실천하려는 마음과,

진리를 외면하거나 악을 저지르려는 마음이 함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세상에는 ‘고백성사’가 필요 없는 사람이나,

오로지 ‘악’ 밖에 없는 사람이 존재해야 할 것인데,

그런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 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선과 악이 불분명한 경우를 흔히 만납니다.

오늘 말씀에서 우리는 이를 구별할 수 있는 뚜렷한 기준을 배웁니다.

빛 속에서 하는 일은 옳은 일이고,

어둠에서 하는 일은 악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판단이 모호한 일을 만났을 때

과연 이 일이 누구에게나 드러내놓고 해도 괜찮을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봄이 필요할 것입니다.